오프라인 행사 줄줄이…체험형 콘텐츠도 부활

유통업계가 코로나19 이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정부의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맞춰 대면 마케팅으로 제2의 봄날을 맞고 있다. 특히 가정의 달 5월에 맞춰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와 체험형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어 소비자들에게는 여러 즐거움을 주고 있다. 주말에 식구들과 백화점을 찾은 경기 부천 옥길동의 이 모씨(41, )그동안 비대면으로 제한된 활동에 익숙해 졌지만, 막상 밖으로 나와 직접 보고, 즐기게 되니 그 기쁨은 배가 된거 같다며 대면 활동을 반겼다

언제 끝날지 기약조차 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펜데믹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유통업계 역시 이제는 위드 코로나의 시대에 돌입하며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봄날 5월의 화창한 날씨에 소비자들은 연일 외출에 나서고 주말에는 오프라인 매장에 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 역시 소비자들의 발길을 더욱 끌기 위한 다양한 오프라인 볼거리와 체험형 콘텐츠 개발에 나서며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응하고 있다.

백화점·대형마트, 오프라인 행사 부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그동안 중단됐던 오프라인 행사들을 줄줄이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 메이크업쇼를 재개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등 전국 16개 점포에서 ‘H-뷰티 페어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50여개 국내외 뷰티 브랜드가 참여했다. 특히 점포별로 주요 뷰티 브랜드가 참여하는 메이크업쇼도 재개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메이크업쇼가 중단된 지 1년여 만이다.

판교점에서는 56일부터 8일까지 1층 디올과 나스, 입생로랑 각 매장에서 뷰티 메이크업쇼를 열고, 1층 중앙광장에서는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더현대서울에서는 55일부터 12일까지 조말론 런던 기프트 팝업스토어를 열었으며 526일부터 29일까지는 1층 광장에서 디올 메이크업 쇼도 실시했다.

대형마트는 시식코너 재개가 눈에 띈다. 지난 425일 롯데마트는 112개 전 지점에서, 홈플러스는 전국 135개점에서 이마트는 110여개 지점에 시식코너를 재개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시식 재개 후 일주일 간 롯데마트의 전체 매출은 7% 늘었으며 첫 주말인 430일부터 51일의 매출은 약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식을 진행한 품목은 판매율이 두 자리 수 이상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임호석 롯데마트 마케팅팀장은 시식 재개와 함께 찾아온 리오프닝을 맞아 오랜만에 매장이 북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오프라인 문화센터도 재오픈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엔데믹에 따른 고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체험형 강좌를 늘리고, 가정의 달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 특강도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리오프닝과 함께 체험형 대면 강좌를 예전보다 20% 이상 대폭 강화했다. 우선 등산을 하면서 주운 쓰레기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클린 하이킹한강에서 요트를 타면서 와인과 치즈에 대해 토론하는 선셋 요트투어조지아 대사관과 함께 선보이는 와인 이브닝등을 준비했다.

또한 입점 브랜드나 문화, 예술 기관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이색 강좌도 준비했다. 먼저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비스포크 큐커를 활용한 글로벌 푸드 쿠킹 클래스, 삼성 스마트폰으로 인생샷 꿀팁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사진작가 데뷔하기클래스 등을 선보였다.

롯데마트도 전국 문화센터 59개점에서 여름학기 문화센터 회원 모집을 시작했다.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지난 여름학기에는 진행이 불가했던 공연 프로그램’, ‘동화 극장’, ‘인형극’, ‘버블쇼’, ‘매직쇼까지 합리적인 가격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볼거리를 준비했다. 또한 전점 공통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유아 여름 운동회는 창의적인 놀이중심의 유아동 무용전문 교육 브랜드인 트윈클발레와 함께한다.

면제점·호텔업계, 매장정비·대면행사 확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과 호텔업계도 대대적인 매장정비와 대면행사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2년간 휴점했던 면세점 인기 카테고리인 전자·캐릭터·식품 매장을 다시 운영한다. 전 연령대 고객들의 쇼핑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뽀로로카카오프렌즈같은 캐릭터와 함께 식품·건강기능식품 매장도 새롭게 리뉴얼했다.

롯데면세점은 ‘TRAVEL IS COMING’ ·오프라인 쇼핑 대축제를 531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프로모션은 기존 마케팅 행사와 병행해 진행되는 추가 이벤트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내국인 고객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최근 달러 강세속에서 높아진 원·달러 환율을 고려한 다이내믹 환율 보상 이벤트또한 선보이며 고객 부담을 줄인다. 구매일 기준 롯데면세점 시내점 매장환율 및 구매금액에 따라 LDF PAY를 차등 지급한다. 달러 환율이 1250원 초과 1300원 이하일 때 최대 2만원을, 1300원 초과 시에는 최대 35000원을 제공한다.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가 늘면서 면세점 영업 시간도 늘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3일부터 본점과 월드타워점에 위치한 면세점의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했다. 내달부터는 평일 영업시간도 1시간 늘린다. 신라면세점 역시 이번 주말부터 시내면세점의 영업 시간을 1시간 연장한다. 신세계면세점 본점은 23일부터 영업시간을 30분 연장한다.

호텔업계도 대면 클래스 등 오프라인 행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526일까지 플라워 클래스를 진행한다. 플라워 클래스는 서울신라호텔이 객실에서 휴식과 플라워클래스에 참가할 수 있는 혜택이 담긴 봄시즌 패키지 블루밍 모먼트에 포함돼 있다. 최정상급 연예인과 유명인사의 결혼식 꽃 장식을 도맡아 온 신라호텔 플라워팀이 진행해 최신 유행하는 꽃꽂이 개념을 배우려는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클래스는 호텔 19층에 위치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진행되며, 동시간에 최대 5팀만 참여 가능하다. 호텔신라의 프리미엄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CJ제일제당과 손잡고 스프링 쿠킹 클래스패키지를 선보였다. 이 패키지는 봄 나들이를 계획하는 고객들이 샴페인과 어울리는 봄 피크닉 요리를 직접 만들어 맛볼 수 있는 상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함께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그 동안 억눌렸던 소비심리와 야외활동에 대한 니즈가 폭발하고 있다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이들의 니즈에 맞춘 오프라인 행사, 체험형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풍경, 체험숍·플래그십스토어

일상으로의 회복 이후 달라지고 있는 곳은 바로 거리의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산했던 최대의 번화가 명동, 강남역, 홍대입구, 가로수거리 등이 다시금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과 비대면에 익숙해졌던 MZ세대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한 여러 체험매장과 플래그십스토아 등이 다시금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핫플레이스의 면모를 되찾고 있는 가로수길에는 호주 대자연을 담은 가구를 만나볼 수 있는 쇼룸이 화제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지난해 7월 팝업 스토어 형태로 오픈해 큰 호응에 힘입어 확장 이전한 호주 홈퍼니처 기업 코알라의 공식 쇼룸이다. 제품 판매는 온라인 스토어 기반이지만, 오프라인에서 호주 대자연의 플랜테리어를 체감할 수 있도록 꾸몄다. 코알라는 포토존과 침실존, 거실존, 체험관으로 쇼룸을 다채롭게 구성했다. 이를 통해 여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호주식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철학을 소개한다. 매 층마다 다른 컨셉의 체험공간을 마련해 MZ세대 뿐 아니라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도 관심이 높다.

오뚜기는 서울 논현동에 플래그십스토어 형식의 외식 매장 롤리폴리 꼬또를 선보이고 있다. 오뚝이의 영문명 롤리폴리 토이와 이탈리아어로 벽돌로 만든 집을 뜻하는 꼬또를 합성한 롤리폴리 꼬또는 오픈형 키친, 취식 공간과 조형물이 설치된 외부 테라스 정원으로 꾸며진 약 300평 규모 플래그십스토어 형식의 외식 매장이다. 케이브, 큐브, 슬로프, 셰이드, 가든, , 살라 등 일곱 가지 공간으로 나뉜다. 오뚜기 대표 제품인 진라면과 카레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한 편, 오뚜기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직접적인 브랜딩을 최소화한, 다양한 메뉴도 제공한다.오뚜기 대표 제품을 활용한 카레 쇠고기, 우삼겹&파채진라면, 명란크림라면 등 이색 메뉴와 순두부 열라면처럼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레시피도 메뉴로 만들어 판매한다.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SK매직 브랜드 체험공간 잇츠매직은 브랜드의 가치와 요리, 문화 등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이다. 보더리스 인덕션, 올클린 공기청정기 바이러스 핏 등 SK매직의 최신 제품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플래그십스토어 관계자는 특성을 한정하기 힘든 MZ 세대는 디지털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몸으로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세상에도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낀다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 메시지를 공유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 마케팅이 통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매출로 확인되는 오프 활기’, 주춤

일상 회복으로 인한 유통업계의 변화는 매출과 실적으로도 감지할 수 있다. 5월 가정의 달 특수까지 더해져 실적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55일부터 8일까지 리오프닝 분위기와 함께 가정의 달 선물 준비로 분주한 고객들이 지갑을 열면서, 전국 주요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특히 아웃도어, 골프웨어 등 야외활동과 연관된 의류 상품군이 2배 이상 껑충 뛰었고, 어린이날과 관련한 영유아 의류, 용품군도 50% 이상 매출이 늘었다.

3 유통의 매출 흐름을 분석한 결과, 신세계백화점은 골프웨어가 60%로 가장 크게 매출이 신장했고, 여성 및 남성패션 34%, 아웃도어가 48% 늘어 고성장했다. 실외 마스크 해제 소식에 색조화장품 구입이 크게 늘면서 화장품도 20% 매출이 성장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매출 신장률을 조사한 결과 양사 백화점은 각각 전체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 특히 골프 50%, 아웃도어 42%, 뷰티 상품군 중 색조 품목은 40% 신장률을 웃돌았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2년간 이어진 외부활동 축소 영향에서 벗어나 다시 야외활동을 이어가려고 채비하는 고객들의 소비가 크게 늘었으며 특히 의류, 색조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결국은 온·오프라인 통합과 공존으로

지속될 것 같았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생활패턴이 일상 회복과 함께 온라인 위주에서 다시금 오프라인으로 분위기가 넘어오면서 유통업계는 또 다른 양상을 맞고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서로 컨버전스하면서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 전망한다. 유통업계 역시 이런 추세에 맞춰 소비자들이 자기 기업을 하나의 특정 세계인 유니버스( Universe)’로 인식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채널을 연계한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마케팅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는 포스트코로나로 전환되더라도 지난 2년 간 친숙하게 자리잡은 비대면 소비문화는 지속되면서 오프라인과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신세계는 지난해 지마켓글로벌을 인수한 뒤 연내에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을 준비 중이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CU 멤버십 앱 포켓CU’를 리뉴얼해 선보이며 ‘CU 유니버스를 온라인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CU 유니버스는 신세계 유니버스와 유사한 개념으로, 모든 길이 CU로 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포스크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이 아닌, ·오프라인 통합을 통한 유니버스의 경쟁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오프라인 통합을 통한 조화와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들이 어떤 유니버스를 선택하게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