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통가는 코로나19 펜더믹 2년차의 기저효과를 톡톡히 봤다. 1년 넘게 펜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묶였던 소비심리가 보복소비라는 이름으로 튀었다.

보복소비는 명품을 앞세운 백화점 업계의 2021년 호실적의 근간이 됐다. 명품 카테고리의 성장은 백화점 외형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대형마트도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내식 수요 특수에 실적을 기댔다. 오프라인 매출뿐만 아니라 각종 밀키트와 식자재 등이 자체 온라인 채널의 성장까지 이끌었다. 이마트의 온라인 채널 SSG닷컴의 매출 신장이 대표적이다. 다른 업태에 비해서 코로나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평가받는 편의점은 점포 확대라는 외형 성장에 따른 객수 유입이 지속됐다.

백화점 | 명품이 이끈 백화점 실적 껑충

백화점은 2021년에 호실적과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전년에 비해 18.4%의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 악재에 기반 한 기저효과와 명품을 포함한 전 품목군에서의 보복소비 효과가 뚜렷했다.

지난해 백화점은 해외 명품, 스포츠 의류 등 특정 카테고리에 대한 구조적 성장이 이뤄졌다. 코로나 특수에 따른 일시 매출 증가가 아니다. 의류복종 자체에 대한 수요 확대가 일어났다.

가심비 소비 성향에 따른 명품 카테고리의 성장은 백화점 외형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백화점의 경우 소비 시장 불확실성 상존하나 질적으로는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백화점의 매출 성장률 트렌드를 보면, 코로나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9월 이후의 2019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상반기의 대비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백화점 업계의 맏형격인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반전의 기록을 썼다. 2021년 롯데백화점의 연간 매출은 28880억원, 영업이익은 349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8.8%, 6.4% 증가했다. 2020년 매출(15.2%), 영업이익(36.9%)이 동반 급감했던 것과 상반된 실적이다. 국내에서 해외패션(25.5%), 남성스포츠(10.4%), 생활가전(8.6%), 여성패션(7.2%) 등 카테고리의 성장이 두드러진 영향이다. 기존점포의 성장률은 11.5%로 기록됐다.

신세계백화점 사업의 매출은 21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영업이익은 3622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와 동대구, 대전, 광주를 단순 합산한 실적이다. 기존 점포의 성장률이 눈부셨다. 본점(34%), 센텀점(18%), 강남점(12%) 등 명품 보복소비가 몰린 기존점을 중심으로 매출 증가폭이 컸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럭셔리 화장품 전문관을 여는 등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했고, SSG닷컴 내에 해외브랜드 전문관을 도입하며 온라인 4분기 매출도 전년대비 12.5% 성장하며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보복소비 효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20년 코로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며 실적이 악화됐던 것에서 1년 사이에 연매출 1조 점포를 추가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2021년 순매출은 210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3048억원으로 53.5% 늘었다.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하면서 패션 등 2020년에 부진했던 상품군의 매출이 회복세를 보인 효과다. 해외명품의 매출이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특히 MZ세대인 20·30대 고객이 늘었다. 20대와 30대 고객 수는 각각 전년보다 86.7%, 54.2%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3.4%에 달했다. 20대 고객 매출이 전년보다 95.8% 증가하면서 미래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30대 고객은 40.3%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부문은 더현대 서울 등 신규점 오픈 효과와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전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 대형마트, ·오프라인 동반성장

대형마트도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형마트의 대표주자인 이마트가 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유통가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들은 지난해 4.2%의 매출성장률을 전년 대비 기록했다. 전년 높은 기저 부담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내식 수요 특수가 지속되며 2021년에도 다시 한 번의 성장을 시현했다고 평가 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만들어 내면서 대형마트의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물론이고 계열사인 온라인 채널 SSG닷컴의 매출 신장이 눈에 띄었다. ·오프라인 관계사들의 고른 성장 속에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10년 연속 매출 상승에 성공했다.

이마트의 2021년 연간 연결기준 순매출액은 전년 대비 13.2% 신장한 249327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3.1% 증가한 3156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크게 유통업과 호텔·레저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시된 실적 중 유통업만 놓고 보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075억원 증가한 203116억원을 달성했다.

이마트의 유통업종 종속회사는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에스에스지닷컴,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청라, 스타필드고양, 스타필드창원, 신세계동서울피에프브이, 신세계화성, 신세계티비쇼핑 등 십여 곳이 넘는다.

구체적으로 이마트는 전국에 걸쳐 대형마트 및 창고형 할인매장 158개점, 슈퍼마켓 253개점, 편의점 5863개점, 복합쇼핑몰 7개점과 온라인 쇼핑채널 SSG.COM, 더블유컨셉, 지마켓, 옥션, G9, 신세계티비쇼핑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가 특히 좋았다. 4분기 순매출액은 68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영업이익은 10.4% 감소한 761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이마트 사업부별 실적을 살펴보면 할인점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신장한 29408억원, 트레이더스 총매출액은 1.3% 신장한 7706억원이다. 특히 할인점 기존점이 2.3%(2021년 신규 오픈 점포를 제외한 점포) 신장하며 6분기 연속 신장을 이어갔다.

코로나 여파로 대외 영업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 및 지속적인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이 꾸준한 성장세 유지의 배경이다. SSG닷컴 등 온라인 사업도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외형 성장을 이어가며 주요 연결 자회사 역시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SSG닷컴의 4분기 별도 총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신장한 16558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연간 총거래액은 2020년보다 22% 증가한 57174억원으로, 산자부 통계 온라인 평균 신장률인 15.7%를 상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성장을 통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마트 측은 올해 전망과 관련해 소매시장은 대외경제의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의 저성장 기조, 코비드-19 등으로 인해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수익구조를 다변화 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2021년 롯데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6.2% 감소한 57160억원을 기록했다. 20201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반면, 지난해에는 3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기존점포의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은 영향이다. 기존점의 성장률은 -1.2%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대형마트의 성장은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른바 역기저 효과에 대한 우려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났던 높은 기존 성장의 부담이 올해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이 컸던 지난해 1분기 보다 공포감에 있어 둔감해지는 시기였던 지난해 2분기 대형마트의 기존점성장률이 좋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를 감안하면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도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도의 경우 신선식품 가격의 급등으로 높은 기저를 형성했지만 이듬해인 2011년 대형마트의 기존점성장률은 2%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바가 있다.

편의점 | 편의점 3, 외형 성장 각축

편의점은 지난해 다른 업태에 비해서 코로나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1년 주요 유통업계 매출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GS25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매출은 전체 유통업계에서 15.9%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매출은 67812억원, 영업이익은 1994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매출은 9.7%, 영업이익은 22.9% 각각 증가했다.

BGF리테일 측은 음료 카테고리 매출이 늘었고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류와 상온 가정간편식(HMR) 매출이 늘었다상품 구성을 개선해 이익률을 개선하고 임차료를 낮추는 등 비용절감 노력으로 영업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97657억원, 영업이익 2085억원을 냈다. GS리테일은 실적 자료를 통해 편의점사업부에서 매출 활성화를 위한 광고판촉비가 증가하고 일회성 비용 지출이 늘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물류센터와 요기요, 부릉 등 회사가 가진 인프라를 바탕으로 퀵커머스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 편의점의 지난해 사업 매출은 42778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596억원으로 공시됐다.

최근 세븐일레븐을 보유한 롯데그룹은 점포 수 2600여 개인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했다. 코리아세븐은 2021년 기준 전국에 11173개의 편의점을 보유한 업계 3위 사업자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이온그룹 소속으로 2602개의 편의점을 보유한 5위 사업자다.

편의점 3사는 점포 수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편의점 3사 점포 수는 201836000여개에서 201938000여개, 2020년에는 4만여개로 성장했다. 자연스레 객수 유입에 기반 한 외형 성장이 이뤄졌다. 긴급 소비 성향이 강한 탓에 점포 수가 많을수록 고객 접점 확대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런 기반이 지난해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양적 성장은 이제 끝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한국의 점포당 인구수가 일본을 하회한지 오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은 점포당 인구수가 1297명으로, 일본의 2292명에 비해 크게 적다. 그만큼 한국 편의점의 과밀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객수 성장률과 점당 매출액 모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늘어난 매출과는 반대로 편의점 업계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2018년을 기점으로 갈수록 하락세인 수치들로 확인된다.

실제로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경우 2015년 편의점 영업이익률 마의 벽으로 불리던 4%를 돌파한 뒤 20164.0%, 20174.2% 등 높은 이익률을 보였다. 그러나 20183.3%로 낮아진 이후 20193.3%, 20202.6%, 지난해 2.9%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세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영업이익률 추이도 마찬가지다. 20154.1%를 찍은 후 20163.8%, 20173.0%, 20182.9%, 20193.7%, 20203.3%, 20213.0%로 줄었다.

해외 본사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영업이익률이 한 단계 더 낮다는 평가다. 20151.5%, 20161.3%에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1.1%대에 그친다. 2020년엔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는데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지만 0.04% 영업이익률에 머물렀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본사의 판촉비 지원 확대로 최근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부터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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