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전통적인 육십간지(六十干支) 상으로는 39번째의 해인 ‘임인년(壬寅年)’이며, 오행(五行)으로 보면 ‘검은 호랑이(黑虎)’의 해이다. 천간(天干)인 임(壬)은 ‘검은색’을 나타내고, 지지(地支)인 인(寅)은 ‘호랑이’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2022년은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세 번째 해이다. 그러나 2020년, 2021년은 코로나-19 때문에 송두리째 날려버린 해였다. 그러니 2022년이 사실상 새로운 10년을 출발하는 해이다. 이제 C-19 백신도 속속 개발되어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고, 먹는 치료제도 곧 나온다고 하니 2022년은 다시 활기를 회복하는 해가 될 것 같다. 10년을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을 세워 앞으로의 10년이 성공적인 삶이 되도록 해보자. 새로운 10년 안에 모든 분들이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루시기를 바란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열정과 끈기가 있어야

호랑이의 해를 맞아 모든 분들이 호시우보(虎視牛步)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호시우보란 ‘호랑이처럼 날카롭고 매서운 눈초리로 앞을 주시하고, 소처럼 우직하게 뚜벅뚜벅 걸어가면, 비록 더디더라도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고려시대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스님(1158~1210)의 비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필자는 ‘동물의 세계’라는 TV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데,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에서 사자나 치타 등 포식동물들이 초식동물들을 사냥하는 장면을 보면 살금살금 사냥감에 접근하면서도 날카롭고 매서운 눈초리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눈빛이 흐트러진다면 사냥에 실패하고 말기 때문이다.

영국 왕립 수의대 A. M. 윌슨 교수팀의 연구에 의하면 모든 동물 중 치타의 달리기 속도가 가장 빠른데, 시속 93km, 초속은 25.9m이며, 단 2초 만에 시속 70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 한다. 순간적인 가속과 감속 및 방향전환 능력이 사냥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변수인데, 치타는 이런 능력이 어떤 동물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타의 사냥 성공확률은 26%에 불과하다고 윌슨 교수는 말한다.

왜 이런 형편없는 성공률을 보일까? 어떤 동물보다도 빠르다면 반드시 사냥에 성공할 것 같은데, 결과는 열 번을 쫓아도 3번밖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빠르기만 하지 지구력이 없기 때문이다. 치타가 최대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불과 300m 이내라 한다. 전 속력으로 달리면 체온이 40°C 이상으로 올라가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 이상 달릴 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치타는 20초, 길어도 1~2분 안에 승부를 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열정만 있지 끈기가 없으면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호시우보의 교훈을 기억해라

논어에 ‘성과를 속히 내려고 하지 말라. 또 작은 이익을 바라지 말라. 신속하게 성과를 내려 하면 오히려 이루지 못할 것이요, 작은 이익을 바라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欲速則不達, 見小利則大事不成)’는 말이 있다.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가 당시 노나라의 중요한 도시였던 거보(莒父)의 읍재(邑宰)가 되자, 스승인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여쭈어보았는데, 이에 공자가 일러준 말이다.

애터미 사업자들에게도 금과옥조 같은 말이다. 속히 성공하려 하면 오히려 늦어지고, 작은 욕심을 채우려 하면 큰일을 망치고 만다. 중용(中庸)에 등고자비(登高自卑)라는 말이 있는데, 높은 곳에 오르려 하면 반드시 낮은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행원자이(行遠自邇)라 했다. 멀리 가려면 가까운데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순리(順理)를 따르면서 끈질기게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심리학자들은 지능지수(IQ)라는 개념이 생겨난 이후 100여 년 동안 인간의 사회적 성공을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가를 연구해왔다. 고래로 학자들은 IQ가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해왔으나 많은 학자들이 IQ는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럼 무엇이 인간의 사회적 성공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변수란 말인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안젤라 더크워스(Angelina e Duckworth) 박사는 10여 년간의 연구 끝에 그것이 그릿(grit), 즉 열정과 끈기(Passion and Perseverance)라는 점을 밝혀냈다. 더크워스 박사는 말한다.

“그릿은 목표를 향해 매우 오랫동안 나아갈 수 있는 열정과 끈기이다. 그릿은 지구력이다. 그릿은 해가 뜨나 해가 지나 당신의 미래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단지 한 달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꿈이 현실이 되도록 진짜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그릿은 인생을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처럼 사는 것이다.”

이것이 호시우보(虎視牛步)의 교훈이다. 우선 제4차 산업혁명 시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세상의 흐름을 예리하고 매섭게, 그리고 넓고 멀리 바라보고 시대에 맞는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 그런 다음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소처럼 우직하게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걷는 자는 반드시 도달하게 되어 있는 게 세상 이치다.

한편 임인(壬寅)은 오행 상으로 사단(四端: 仁義禮智) 중 지(智)에 해당한다. 호랑이는 용맹하고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혜 있는 영물(靈物)로 통한다. 우리 모두 열정과 끈기를 발휘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지혜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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