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수입량 70% 증가…대중화 가속화

코로나19 펜데믹과 비대면 문화 속에서 와인은 소비자들에게 한발 더 바짝 다가서고 있다. 집에서 혼자 식사와 음주를 즐기는 이른바 혼밥족, 혼술족들이 늘면서 와인이 이제는 매우 친근한 주류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 소주, 맥주, 막걸리로 대표되는 대중 주류 문화가 이제는 와인과 위스키 등의 고급 주류 문화로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와인을 중심으로 주류 유통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2년 연속 와인 수입량이 전체 주류 수입량 1위를 차지하자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할 것 없이 모든 유통채널이 와인 애호가 잡기에 분주한 모양이다.

2021년 전년대비 와인 수입액 76% 증가

관세청과 주류업계에 따르면 2021년 1∼11월 와인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한 5억617만달러로 집계됐다. 와인 수입액은 2020년 3억3002만달러로 3만 달러 고지를 넘은 지 1년 만에 5억달러 선을 돌파하며 2년 연속 전체 주류 수입 시장에서 맥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위스키의 인기도 역시 강세를 보였다. 작년 1∼11월 전체 위스키류 수입액은 1억5434만달러로 2020년같은 기간보다 37.4% 증가했다. 위스키 수입액은 2018년 이후 계속 감소하다가, 지난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2월 수입량까지 포함하면 2016년(1억6612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맥주 수입액은 1∼11월 2억447만달러로 2020년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하며 2018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

유통업계는 와인과 위스키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주류 소비 문화에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이러한 트렌드는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유통업계는 트렌드 변화에 따른 여러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 사이에서는 혼자 또는 소규모로 집에서 가볍게 음주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며 “맥주나 소주와 같은 기존의 국내 주류 외에 와인을 중심으로 위스키, 칵테일 등으로 주류 문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편집숍 오픈 등 MZ세대 공략

이에 유통가에서는 와인과 위스키 등을 소비하는 MZ세대 고객 잡기에 나섰다. 특히 와인은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없어 오프라인 매장인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와인 카테고리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와인 판매처도 과거와 달리 접근이 용이한 대형마트나 편의점으로까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와인이 과거와 달리 거리와 가격 면에서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와인 시장이 커진 만큼 유통업계도 종류의 다양화, 가격대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를 오픈하고 매장 1층 면적의 70%(1322㎡, 402.93평)를 할애한 보틀벙커를 오픈했다. 보틀벙커에는 4000종의 와인이 전시돼 있고 로마네꽁티에서 데일리와인까지 선보이며 ‘보틀벙커에 없으면 어느 곳에도 없다’는 콘셉트로 와인 토털서비스를 선보였다. 호텔 출신 소믈리에가 상주해 맞춤형 큐레이션도 진행하고 국가별 와인 분류, 시즈널, 푸드페어링, 모먼트 3개 테마로 큐레이션을 진행하고 와인 시음공간도 운영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오픈 3일 동안 보틀벙커 매출은 6억원 실적을 올렸고 주류 매출은 전년대비 700% 이상 높은 매출을 보였다. 아울러 2030고객 비중이 53%를 차지했는데 SNS상에서 빈티지 상품 및 다양한 한정 상품 등이 입소문을 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와인 전체 매출은 전년비 11% 신장했다. 50만 원 이상 와인 매출이 700% 늘었으며 가장 많이 팔린 와인은 1만~3만 원 대 와인으로 집계 됐다.

홈플러스는 18개국에서 생산된 500여 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내에 정규 운영 핵심 상품 개발에 집중해 2.4배 늘린 1200여 종 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차별화 상품개발에 집중해 20여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저가 와인을 저변을 넓히고 있다. 4900 원짜리 와인 도스코파스를 출시한 2019년 8월 이후 작년 11월까지 420만 병이 팔렸다.

이마트는 국내외 12개 이상 와인수입사와 손잡고 사전 기획해 대규모 물량을 주문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심지어 주류법상 PB를 만들 수 없어 현지 출시 후 수입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백화점부터 편의점까지 와인에 취하다

백화점과 편의점에서도 이제 와인이 빠질 수 없는 핵심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와인 전문매장 ‘와인웍스’를 마련했다. 와인웍스에서는 와인 구입 뿐 아니라 레스토랑도 겸해 와인과 어울리는 식사도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강남점을 리뉴얼하며 1∼2층 사이에 만든 중층 개념 공간(메자닌)에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부르고뉴 와인 전문 매장 ‘버건디&(BURGUNDY&)’를 열었다.

세븐일레븐은 서울 강남구 소재 KT강남점 2층에 와인전문 컨셉숍 와인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약 30평 공간에 300종이 넘는 다양한 와인을 갖추고 8개 섹션으로 나눴으며 와인 가격대는 5000 원에서 70만 원에 이른다. 또한 와인소믈리에 자격을 갖춘 MD가 참여하는 임직원 및 경영주 교육장 활용, 유명 와인유튜버와 함께 하는 와인 홍보영상 등 SNS콘텐츠 촬영장으로도 쓰인다. 이를 위해 와인스튜디오 중앙공간에 바 테이블이 설치돼 있다.

이마트 24는 지난 2020년부터 주류특화매장 확대를 추진했고 3600여 점까지 확대했고 올해 4000여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주류특화 매장은 숍인숍 수준의 와인 수십 종을 진열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직접 찾을 수 있는 O2O서비스 이용 매장을 늘리면서 소비자 접점을 늘렸다.

이밖에도 BGF리테일은 CU만의 ‘mmm!(음!)’ 브랜드 와인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업계 최초로 와인브랜드를 론칭하고 데일리 와인으로 와인 소비자를 공략했다. 출시 1년 만에 음! 레드와인은 CU내 와인 매출 1위인 디아블로 카베르네 쇼비뇽을 제치고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류 주요 판매채널로 주류 트렌드를 이끌어 왔던 편의점이 최근 와인에 집중하면서 와인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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