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 매출, 오프라인 첫 역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이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꿔 놓고 있다. 온라인 유통의 강세가 이어지고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전체 매출이 오프라인 유통 전체 매출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온라인 유통업체의 전체 매출이 오프라인 유통을 넘어서며 첫 역전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비대면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한편 오프라인 유통기업들 마저 온라인 분야에 대한 비중을 높이며 체질개선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비대면·온라인 소비가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 온라인 유통산업 매출이 처음으로 오프라인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2021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 업체 매출은 72000억원으로 전체 유통업체 매출 51.4%를 차지하며 오프라인 시장 규모를 넘어섰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준대규모점포(SSM) 등 오프라인 매출은 66400억원이었다. 온라인 유통 매출이 오프라인 유통보다 약 5600억원 높게 나온 것이다. 산업부가 2016년 온라인 유통업체를 조사에 포함한 이후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프라인 유통 부문에선 대형마트와 SSM 매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백화점과 편의점 매출이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매출을 이끌었다.

온라인 매출 오프라인 상회오프라인 점포 수는 감소

오프라인 유통은 6.64조원으로 전체 시장의 48.6%를 차지한 반면 온라인 유통은 7.02조원으로 51.4%를 차지했다.

전체 유통업계의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2021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오프라인(4.6%)과 온라인 부문(14.8%)이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 전년동월 대비 9.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크게 줄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위드 코로나등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년동월 대비 4,6% 성장한 오프라인 유통은 전체적인 점포 수 감소가 눈에 띈다. 대형마트 점포 수는 202011394개에서 2021384개로 10개 점포 수 감소가 이루어졌다. SSM의 경우 1,139개 점포에서 1,109 점포로 30개가 줄었다.

백화점에서는 해외 유명 브랜드 등 보복소비로 인한 명품 매출이 크게 상승하면서 매출이 18.3% 늘어났다. 편의점은 점포수가 전년대비 2288개 가량 증가하면서 판매 채널이 확대됐고 소량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6.7% 증가했다. 이런 오프라인 점포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대형마트·SSM의 매출은 감소한 반면, 백화점·편의점 매출이 증가하여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전년동월 대비 14.8% 성장한 온라인 유통은 식품, 화장품, 가전/전자 등의 상품군의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온라인 소비 트랜드 확산 지속으로 온라인 시장 규모가 오프라인 시장 규모를 처음으로 상회하는 결과는 낳았다.

온라인 유통 매출이 오프라인을 앞서나가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유통업계 디지털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상품군별 매출로 살펴보면 모든 상품군의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으며 매출액 증가율은 해외유명브랜드(32.9%), 서비스/기타(19.7%) 가전/문화(9.3%) 순이었다.

오프라인 유통은 해외유명브랜드(32.9%)·아동/스포츠(21.2%)의 판매가 증가한 반면 가전/문화(17.8%), 생활/가정(4.3%), 식품(0.6%) 등의 품목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은 선물용 e-쿠폰 등의 판매호조에 따라 서비스/기타(36.4%), 식품(19.9%) 위주의 매출증가가 지속되고, 전 품목의 매출이 상승했다.

구매건수·구매단가로 보면 대형마트·SSM은 구매건수가 감소한 반면 구매단가는 모든 업태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태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온라인 부문의 매출 비중이 2.3%p 증가(49.1% 51.4%)하여 오프라인 부문의 매출 비중은 48.6%로 감소했다.

오프라인 업태에서는 백화점(1.4%p)을 제외한 대형마트(2.8%p), 편의점(0.4%p), SSM(0.4%p)의 매출비중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화점·편의점 매출 호조온라인 유통 상승세 여전

온라인에 뒤졌지만 백화점(18.3%)과 편의점(6.7%)의 매출 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대형마트(10.3%)·SSM(6.3%)의 매출 하락에도 전체 오프라인 매출은 4.6% 증가했다.

백화점 코리아세일페스타(11.1~11.15) 등 쇼핑행사, 단계적 일상회복 등에 따른 방문객 증가 등으로 아동/스포츠(25.7%), 여성정장(15%), 남성의류(14.9%), 해외유명브랜드(32.9%) 등을 포함한 전 품목의 매출이 상승하면서, 전체 매출이 지난해 대비 18.3% 증가 편의점도 소량제품 판매 증가의 지속, 점포수 증가(39,90442,192)등의 요인에 힘입어 즉석 식품(0.1) 품목의 소폭 감소를 제외한 모든 상품군의 매출이 상승하면서 전체 매출이 6.7%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단계적 일상회복(11.1~)에 따른 외식 수요의 증가로 매출비중이 높은 식품 품목의 매출이 하락(8.3%)하고, 가전/문화(17.8%), 잡화(17.2%) 가정/생활(14.8%) 부문 등의 소비의 온라인 이동, 점포수 감소(394384) 등으로 기타를 제외한 전 품목의 매출이 감소하여 전체 10.3% 하락했다.

SSM 역시 온라인 유통으로의 소비자 이동,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식품 소비의 감소 등으로 전 품목의 매출이 하락하여 전체 매출이 6.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당 매출도 대형마트·SSM의 점포수와 점포당 매출액은 모두 감소한 반면, 편의점·백화점은 모두 증가했다.

한편 오프라인 유통의 경우 분야별로 희비가 엇갈린 반면 온라인 유통은 전 상품군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동월 대비 14.8% 상승하여 오프라인의 시장규모를 상회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음식품류·식품의 온라인 구매의 보편화에 따라 식품(19.9%), 서비스/기타(36.4%) 품목의 매출 성장과,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다양한 쇼핑 행사에 따른 가전/전자(14.6%) 품목의 매출 증가가 지속됐다는 평가다.

서점가·중고차 온라인 매출, 오프라인 첫 추월

유통업계 전반의 온라인 강세는 서점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소비문화가 출판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서시장에서도 이미 지난해 상반기 온라인 판매가 오프라인을 추월했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 및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결과 채널별 도서 판매 비중은 모바일(33.4%)과 웹(22.9%)을 합친 온라인 매출이 56.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데 비해 오프라인 매출은 43.7%에 그쳤다고 12일 밝혔다.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앞선 것은 교보문고가 매출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온라인 매출의 비중은 201743.1%, 201846.1%, 201949.5% 등으로 해마다 확대됐으나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매장 방문 대신 모바일 또는 웹사이트를 통한 구매가 자리를 잡으면서 특히 큰 폭으로 늘어났다.

분야별 판매에서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확인됐다. 다른 여가 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체 도서 판매가 권수 기준 8.6% 신장한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 증가율이 46%에 달한 과학을 비롯해 정치·사회(39.7%), 경제·경영(24.4%) 등 코로나 사태의 본질과 대처 방안, 이후의 국가·사회상과 관련된 분야의 책들이 많이 팔렸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교 연기 등으로 초등학습(36.2%), 아동(22.5%), 가정생활(16.2%) 등 분야도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여행 분야의 판매는 54.1%나 감소했고 잡지(-20.4%), 만화(-10.6%), 외국어(-10.1%), ·에세이(-6.7%), 요리(-5.3%) 등 분야도 비교적 감소 폭이 컸다.

한편 중고차 업계도 올해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을 넘어서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케이카의 올해 온라인 매출액 비중이 오프라인을 넘어서는 것으로 예상했다.

케이카는 중고차 시장 온라인 침투율 확대, 중고차 평균 매매가격 상승, 라이프사이클 변화에 따른 가구당 차량 보유대수 증가 등으로 매출 호조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은 만큼 중고차를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는 신뢰도 높은 브랜드 이미지가 필요하다면서 케이카의 직매입 비즈니스모델은 자본력이 뒷받침 돼야 가능한 비즈니스모델로 이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케이카 오프라인 매출의 93%가 지점 방문에 앞서 온라인 홈페이지를 방문한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사업의 시너지도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강세 세계적 추세아마존, 월마트 추월

온라인 유통의 강세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곳은 바로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이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이미 지난해 유통의 제왕월마트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을 넘어선 역사적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월 뉴욕타임스(NYT)아마존이 월마트를 제치고 중국을 뺀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최대 유통 업체가 됐다고 보도한바 있다. 소비자들이 지난 6월까지 1년간 아마존에서 쇼핑에 지출한 금액이 6100억달러(713조원), 월마트(5660억달러·661조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것이다. NYT아마존은 최근 수십년간 가장 성공적이고 두려웠던 기업을 왕좌에서 끌어내렸다면서 이제 사람들은 과자부터 테디베어 인형까지 모든 것을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유통 시장의 최강자 역시 온라인 쇼핑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다. 거대한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알리바바에서 팔리는 상품은 연간 1500조원 규모에 이른다. 유통 시장의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아마존이 2~3년 후에야 월마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으로 몰리면서 추월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월마트 매출은 2020240억달러(28조원)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아마존은 무려 2000억달러(234조원)가 늘었다. 코로나19 사태에 아마존이 신규 고용한 직원만 50만명에 이른다.

오프라인 대기업도 온라인 중심 사업추진

국내 유통시장 역시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로 피보팅을 강조하며 외부환경에 따라 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만들어 신세계 그룹 컨텐츠와 자산을 연결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라인을 중점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것을 예고했다.

오프라인을 통해 고객 경험 깊이 강화를 강화하고 온라인과 결합된 시너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오프라인 사업체 이마트와 온라인 사업체 SSG닷컴, 이베이코리아, W컨셉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물류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마트 내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PP(피킹&패킹)센터를 120여개 확보한 상황이다. 나아가 하루 최대 3000건 이상 주문 처리가 가능한 대형 PP센터는 현재 가동 중인 7개 매장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70개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 11개를 리뉴얼하고 2시간 내 바로 배송 서비스를 확대 도입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전에는 온라인 유통이 성장하더라도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을 완전히 넘어서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인해 온라인 유통 시장이 빠른 시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다코로나19의 장기화와 소비자들의 비대면 소비 문화가 이제 일상화 되면서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의 간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통의 오프라인 유통기업 역시 온라인에 중점을 둔 사업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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