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2배 보상…디지털 보증서 등 신뢰 제고 박차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유통채널이 부상하면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을 이룬 가운데, 온라인 판매의 특성상 유통경로가 명확하지 않아 ‘짝퉁’ 판매로 인한 피해 사례가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1월에는 후발업체인 캐치패션이 업계 빅3으로 꼽히는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에서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과장광고 등의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실추된 소비자 신뢰 제고를 위해 ‘짝퉁’ 논란 불식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마련해나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약 1조 5957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온라인 구매 비중은 2016년 8.6%에서 지난해 10.6%로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기존 명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미국 유럽 등의 국가들의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2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유통가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명품 플랫폼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주요 업체로는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이 3대 강자로 꼽힌다.

머스트잇의 거래액이 2500억원, 트렌비 1080억원, 발란은 51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TV광고 런칭을 비롯한 각종 투자 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3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한 양상이다.

지난 8월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선정한 머스트잇은 최근 누적 거래액이 9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10월 기준 누적 주문 건수는 260만건을 돌파하고 재구매율은 52%를 기록했다.

발란 역시 배우 김혜수를 내세워 지난 11월 거래액만 572억원을 달성하면서 매출이 폭증하고 있다. 트렌비 역시 배우 김희애 등을 모델로 앞세워 매월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명품 플랫폼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데에는 ‘편의성’과 ‘합리성’이 가장 큰 이유가 된다.

기존 명품 시장의 경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등 매장을 방문해 직접 상품을 확인한 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빠른 품절이 예상되는 신상품의 경우 ‘오픈런’의 수고가 따라야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불필요해지는 온라인 구매에서는 손 쉬운 상품구매는 물론, 유통과정의 단순화에 따른 할인율 또한 높아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와 더불어 최근 각 플랫폼들은 높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업계의 원조 ‘큰손’이었던 3040세대의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해 키즈 제품이나 리빙 분야 상품을 강화하는 등 시장성을 높이고 있다.

급성장 이면 가품 논란 문제점 잇따라

그러나 온라인 판매의 특성상 병행수입 제품이 많다는 점에서 과장광고와 가품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슈이자 숙제다. 이러한 문제점을 처음 제기한 업체는 후발업체 캐치패션으로 지난 11월 업계 빅3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를 모두 경찰에 고발했다.

캐치패션은 이들 플랫폼이 해외 메이저 명품 판매채널과 정식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여러 매체 및 홈페이지를 통해 마치 이들과 정식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과장 광고를 하고, 유통경로의 정확한 표기 없이 정품이라고 홍보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짝퉁상품의 신고는 실제로 증가추세에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위조 상품 신고는 1만 6693건으로 2019년 6661건 대비 2배 이상 폭증했다.

수위업체 3사에 대한 의혹 제기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저하되자 최근 명품 온라인 플랫폼들은 저마다 ‘정품 보증’ 서비스를 내놓으며 민심 잡기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보증서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 디지털 보증서를 내놓는가 하면, 짝퉁 구매 시 판매금액의 2배를 보상해주는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지난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널의 명품 온라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는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판매 상품에 대해 100% 정품을 보장하는 ‘디지털 보증서’를 오픈했다.

지난 8월부터 개발한 디지털 보증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성을 접목해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구매 이력, 수령일과 판매자, 구매처 등 다양한 정보가 내장돼 있어 진위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에스아이빌리지에 이어 SSG닷컴 역시 블록체인 기반 보증 서비스를 선보였다.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술을 접목해 구매 상품에 고유 시리얼 넘버를 기재하는 ‘SSG 개런티’다.

GS샵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자사 명품 직구 서비스인 ‘GS가 구하다’에 접목했다. 직구 상품의 경우 해외 판매자에 대한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잡음이 많았던 만큼, 상품 입고부터 배송 등 유통의 전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실시간으로 가격 및 정품 여부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온의 ‘트러스트온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병행수입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 ‘부실 검수’ 문제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판매 상품에 대한 검수를 판매자와 롯데온을 비롯해 외부 협력기관 등 3자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철저한 사전 검수와 더불어 판매자는 100% 정품 판매 서약 및 트러스트온 인증을 붙여야 하며 정품 증명서류를 제시해야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판매한 상품이 짝퉁으로 드러날 경우 구매 금액의 2배를 보상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다양한 신뢰 제고 노력과 더불어 기존 명품 온라인 플랫폼 강자인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역시 실추된 명예 회복에 나섰다.

트렌비는 구매한 상품이 가품일 시 2배 보상은 물론, 전문 감정팀이 검수 사진과 구매영수증 사본을 제공하는 '정품체인'을 도입했으며, 머스트잇도 한국명품감정원과 특허청 신고 등을 통해 상품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병행수입 업체에 대한 입점 심사 강화와 자체 모니터링 운영으로 엄격히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여가생활이 불투명해지고 외부 활동조차 어려워진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명품 소비에 대한 수요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이들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그간 쉬쉬돼왔던 가품 우려 등 부작용이 수면 위로 나오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직접 매장에서 물건을 보고 구입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는 자연스레 뒷따를 수 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성장세에 걸 맞는 성숙한 업계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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