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해의 끝자락이다.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일 카페를 자주 찾게 된다. 강릉은 우리나라에서 커피의 본고장이자 커피의 성지로 손꼽힌다. 횟집 간판보다 카페 간판이 훨씬 더 많은 강릉으로 떠난다.

강릉이 커피의 성지가 된 까닭은

커피에는 다양한 맛이 있다. 향은 더욱더 그렇다. 단순히 ‘그윽하다, 은은하다’ 정도로만 말하기엔 부족하다. 커피 향은 구체적이다. 과일 향, 견과류 냄새, 구운 빵 냄새, 곡물 향, 꽃향기, 나무 향, 재 냄새, 초콜릿 향, 캐러멜 향, 탄내, 흙내 등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 힘든 다양한 향이 존재한다.

강릉에는 유명한 커피집들이 여럿 있다. 그러고 보면 커피도 차의 한 종류가 아닌가. 이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강릉은 차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그 역사는 신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한송정’ 정자 주변에는 화랑들이 차를 달여 마실 때 사용한 다구(茶具)가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차 관련 유적지다. 경포대 역시 차를 달여 마신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강릉의 차 맛이 유명한 이유는 뭘까? 차 맛은 물맛이 결정함으로 이곳에서는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석간수로 차를 다렸다. 더불어서 커피 맛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심미적인 부분을 빼놓을 수 없다. 흔한 말로 ‘커피는 분위기 맛’이라고 하지 않던가. 바다가 보이는 카페와 도심의 카페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세 번째는 커피 장인들이다. 강릉에 커피 붐을 일으킨 드립 커피 1세대인 박이추 선생, 커피공장 테라로사의 김용덕 대표, 숯불 로스팅의 대가인 심권섭 대표가 강릉을 커피의 성지로 이끈 주역들이다. 마지막으로 커피로 지역을 특화시키려는 강릉시와 시민들의 안목도 주요했다. 그 결과 강릉에는 안목해변, 정동진해변, 경포해변 등지에 수많은 커피전문점이 생겨났다.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곳

박이추 선생은 ‘커피 1세대’로 불린다.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로스팅 문화를 퍼트린 커피 명인이다. 강릉이 커피의 성지가 될 것을 내다본 것일까? 1988년 서울에서 커피집을 연 이후 13년 만에 강릉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사천진해변에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을 열었다. 이곳에 가면 대한민국 1세대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여기에 김용덕 대표가 운영하는 ‘테라로사’ 커피 공장과 커피숍이 함께 있다. 그 때문에 기존 카페에서 느낄 수 없는 이색적인 느낌이 감돈다. 커피 맛은 기본이고 문화와 예술까지 접목해 강릉을 찾는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커피 박물관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곳에는 인류 최초의 커피인 오스만튀르크의 커피부터 고종황제가 즐겼다는 ‘양탕국’ 커피까지, 커피의 역사는 물론 커피 제조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수백 년 된 로스팅 기계와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찻잔 등 7천여 점의 소장품 가운데 2백여 점을 순환전시 전시한다. 야외 온실의 커피나무에는 커피콩이 주렁주렁 열렸다.

강릉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안목해변은 특별하다. 경포대해변처럼 유명한 곳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현지인들의 아지트로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번듯한 커피전문점이 늘어선 커피 명소가 됐다. 여기선 실내보다 바다가 보이는 옥상에서 짙푸른 동해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마셔보자. 코로나 대유행으로 힘들었던 2021년을 보내고 푸른 바다와 향기로운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즐겨볼 일이다.

여행정보

■ 하룻밤 머물고 싶은 곳 : 감격스러운 2022년 해돋이를 보고 싶다면 정동진 해변을 찾아보자. 서울 광화문 앞 도로원표석을 기점으로 정동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정동진 해변은 모래시계공원과 이어지고, 공원 내에는 시간박물관이 있다. 감격스러운 2022년 해돋이를 보고 싶다면 정동진 해변을 찾아보자. 서울 광화문 앞 도로원표석을 기점으로 정동쪽에 위치한 마을이다. 정동진 해변은 모래시계공원과 이어지고, 공원 내에는 시간박물관이 있다.

■ 문의 : 강릉시 종합관광안내소 033-640-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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