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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시대가 온다!직장인 2명 중 1명은 ‘투잡’…재택근무·유연근무제 확산으로 부업 활성화
  • 김미림 기자
  • 승인 2021.10.0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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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개 이상의 직업을 병행하는 ‘N잡러’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 정착이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멀티커리어즘(하나의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현상)’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IT기술의 발달로 인한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 별다른 자격이 없이도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잡 열풍에 붙이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노동 형태의 등장과 근로자의 인식변화에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기업이 업무 소홀이나 기업비밀 유출 등을 우려해 원칙적으로 투잡을 금지해왔지만 이제는 그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N잡러가 뉴노멀이 될 것

최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추경호 의원)에 의하면 본업 외의 일을 하는 ‘부업자’ 수는 올해 56만6000명(7월 기준)으로 집계됐다. 2019년에 52만명(7월 기준), 2020년에 47만5000명(7월 기준)으로 N잡 활동을 하는 이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2118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N잡러 인식과 현황’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과 아르바이트생 2명 중 1명은 현재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전인 작년 10월 같은 내용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당시보다 17% 더 늘어난 수치다. 당시에는 직장인 30.3%만이 ‘N잡러’라 답했다.

먼저 본업(직장 및 아르바이트 생활)과 병행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47.4%가 ‘부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업 병행 비율은 아르바이트생 집단에서 가장 높았다. 알바생 59.2%가 2개 이상의 일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직장인들 중에는 55.7%가 부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업의 종류는 성별과 직업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먼저 남성들은 ‘택배·배달 등 배송’ 부업을 하고 있다는 의견이 응답률 27.6%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매장관리·판매서비스(18.5%)’, ‘배송분류·식재료 포장(17.9%)’ 등의 순이었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현재 병행하고 있는 부업의 종류로 ‘매장관리·판매서비스(24.8%)’가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블로그·SNS 운영(21.0%)’이 뒤를 이었다.

직업 상태로 살펴보면, 직장인들과 취업준비생들은 ‘블로그·SNS 운영’을 각각 23.0%, 22.7%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아르바이트생들에서는 ‘매장관리·판매서비스(33.0%)’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직장인 및 아르바이트생들이 부업을 하는 이유는 ‘경제력’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추가 수입을 얻기 위해서(65.9%)’가 타 항목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 외에도 ‘퇴근 후 주말 등 여유시간을 활용하기 위해(20.4%)’, ‘취미 등 관심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재능을 나누고 싶어서(12.3%)’ 등의 이유로 부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업을 통해 얻는 추가 수익은 월평균 51만946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부업을 주로 하는 시간대로 ‘퇴근 후 저녁시간’을 꼽은 이들이 28.0%로 가장 많았고, 근소한 차이로 ‘주말을 이용한다’는 의견도 26.9%를 차지했다.

변지성 잡코리아 팀장은 “주52시간 근무제 정착과 시차출퇴근제 및 재택근무제 시행 기업이 늘면서 여가 시간을 활용해 제2의 직업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며 “특히 단순히 돈벌이 이상으로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부업을 하는 이들도 늘고 있어 앞으로 1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N잡러가 뉴노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증가, 투잡 증가에 일조

전문가들은 이처럼 부업 인구가 늘어난 이유로 ▲IT기술의 발달로 인한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 ▲52시간 근무제 등 노동 관련 제도의 변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확산 등을 꼽았다.

실제 플랫폼을 통해 부업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부터 자신만의 기술이나 노하우를 공유하는 크몽, 탈잉 등의 재능거래 플랫폼, 배달의 민족으로 대표되는 배달 플랫폼까지 오늘날 여러 영역에서 플랫폼이 활용되고 있다. 직장인들은 이들 플랫폼을 이용해 자신의 전문성을 서비스로 상품화할 수 있다. 또한 복잡한 유통과 관리, 정산 등은 플랫폼 업체가 대신해주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퇴근 후 원하는 시간, 편한 장소에서 투잡 활동이 편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크몽’은 투잡족의 대표적인 재능 매칭 온라인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크몽은 디자인, IT·프로그래밍, 영상·사진·편집, 마케팅 등 11개 분야에서 현재 총 25만명의 전문가들이 입점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 각 분야별 전문가 상위 10%는 연평균 IT·프로그래밍 분야 3억4400만원, 디자인 1억6700만원, 영상·사진·음악 85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몽의 경우 이 같은 성장세에 지난해 8월부터 취업·투잡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련 정보를 찾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노출을 강화한 것이다. 이에 크몽은 투자·부업 관련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서비스하는 ‘크몽 머니플러스’를 출시했다. 머니플러스는 주식·부동산, 블로그 수익화, 커머스 제휴 마케팅, 해외 구매대행, 전자책 출판, 이모티콘·굿즈 제작 노하우를 총 2500개 이상의 전자책으로 제공한다. 궁금한 내용은 저자에게 크몽 메신저를 통해 일대일 문의 및 상담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크몽 관계자는 “3월 이후 전자책 관련 서비스를 등록하고 구매하는 거래량이 약 5배쯤 늘었다”며 “투잡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걸 발견하고서 관련 카테고리를 강화했고, 현재 ‘취업·투잡’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생활서비스 매칭 플랫폼인 ‘숨고’ 역시 인기다. 고수들 대부분이 영세사업자나 개인이다보니 광고나 마케팅 등 불필요한 비용 지출없이 자신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숨고는 재능 또는 기술이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람이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작업을 의뢰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용자가 필요한 레슨의 종류, 지역, 예산 등의 내용을 작성하며 의뢰 조건에 적합한 해당 분야의 고수들이 이용자들에게 견적을 보내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이사·청소·인테리어·레슨·이벤트 비즈니스 등 넓은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홈·리빙 서비스 수요 증가, 비대면 레슨 서비스 확대 등과 맞물려 숨고의 견적 수는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기록을 따라잡았다. 좋아하는 일로 N잡에 도전하는 고수도 꾸준히 늘면서 올 상반기에만 12만명이 등록했다.

쿠팡의 배송직원 ‘쿠팡친구’ 증가세도 가파르다. 쿠팡친구 수는 2014년 50명에서 2020년 1만명으로 200배 증가했다. 쿠팡은 정규·비정규직 배송직원 외에도 자신의 차량으로 배송해 물량 기준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플렉스’도 운영하고 있다. 쿠팡 플렉스는 지원자가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원하는 날짜를 근무일로 선택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배송 일자리다. 이에 아이가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서 낮 시간이 여유로운 육아맘이나 방학을 맞은 대학생, 근무 스케줄을 조율할 수 있는 프리랜서 등 유연한 근무 형태를 원하는 지원자들이 쿠팡 플렉스로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일하며 소득을 얻을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온라인 교육 시장도 부업을 꿈꾸는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클래스101’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클래스를 오픈하고 수익도 보장받을 수 있어 부업을 꿈꾸는 N잡러에게 각광받고 있다.

미술과 운동 및 드로잉 등 취미활동에 특화된 ‘클래스101 크리에이티브’부터 부업과 재테크 지식을 공유하는 ‘클래스101 머니’ 등 서비스 런칭 3년 만에 2000개에 육박하는 다양한 온라인 클래스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재능을 펼치기 위해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는 대폭 증가했다. 이달 기준 클래스101 크리에이터(강사) 수는 약 9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5배 증가했는 설명이다.

클래스101은 꿈을 펼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크리에이터 지원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클래스 오픈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 클래스 101 MD와 PD가 직접 나서 컨설팅을 제공해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클래스101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가 불안정한 만큼 전 연령층에 걸쳐 투자나 부업·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또한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후에 대비해 새로운 직업이나 사업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부업, 합법? 불법?

부업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의 부업 활동이 달갑지만은 않다. 회사 기밀이 새어나갈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이를 대비해 기업들은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겸업 금지 또는 사전 허가가 필요함을 명시하고 이를 어길 시 징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직업선택의 자유와 직업윤리 준수 사이에서 어느 하나의 가치를 우위에 둘 수 없기 때문이다.

한 노동 전문가는 “회사의 겸업 금지 조항만을 이유로 퇴직, 해고 등의 조치를 하는 것은 부당 해고가 될 수 있다”라며 “이것은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이고 부업·겸업은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업무에 지장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반면 한 회사 관계자는 “투잡은 직장 내 윤리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면서 “프리랜서, 특수고용직의 경우 업무 상황에 따라 투잡을 선택할 수 있지만 정규직의 경우는 여가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업무시간에는 본업에 충실해야 하는 게 직업윤리”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부업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부업을 통해 고용불안감을 낮추고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준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직업의 기회는 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직하지 않더라도 더 다양하고 유연하게 넓어질 수 있다”며 “점점 좁아지는 취업 문을 뚫는 대신 자기 고용을 시도하는 기회가 많아지고, 시간제 근무나 프로젝트 형태로 여러 기업과 동시에 일을 하는 프리랜서나 멀티잡(multi-job) 직업인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김미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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