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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메타버스’에 꽂히다메타버스, 현실과 연동된 3차원 가상세계… 2030년 17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
  • 김미림 기자
  • 승인 2021.07.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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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오프라인과 같은 유사한 경험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가 각광받고 있다.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가상의 공간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공연, 입학식 및 신입사원 연수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메타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향후 몇 년 안에 인터넷을 잇는 차세대 서비스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회의 땅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영어 단어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 세계’를 가리킨다.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 언급하면서 처음 등장한 메타버스는 2003년 린든 랩(Linden Lab)이 출시한 3차원 가상현실 기반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러다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의 5G 상용화와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5G 상용화와 함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했고,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온라인 추세가 확산되면서 메타버스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술)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으로,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 있다.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싸이월드에서 자신만의 아바타를 꾸미던 형태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차이라면 싸이월드에서는 그저 안부를 주고받고 도토리를 선물하는 정도였다면 메타버스의 세계에서는 실감나는 3D 아바타가 자주 가는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실제와 같은 데이트 경험을 가질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메타버스는 엔터테인먼트, 스마트시티, 관광, 원격 의료, 교육, 쇼핑 등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이를 통해 2019년 50조원이었던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30년 1700조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닌텐도 게임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아바타를 통해 선거 유세를 펼쳤고 한화이글스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출정식을 개최한 바 있다.

특히 메타버스가 MZ세대(1980년대 초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2000년대 초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들의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코로나19 이후 생활 전반을 바꿀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마케팅부터 수익창출 역할까지

메타버스를 대표하는 플랫폼으로는 미국의 로블록스와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한국의 제페토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게임, 공연 등의 엔터테인먼트, 가상생활과 소통의 공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업연구원의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 차세대 콘텐츠 산업의 방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가 빠른 속도로 대중화될 수 있었던 것은 게임의 역할이 크다. 게임제작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같이 플랫폼 내 가상공간을 제공하고, 이용자들에게 자유도를 부여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소셜과 경제활동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포트 나이트’를 들 수 있다. 에픽게임즈가 제공하는 포트나이트는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이지만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콘서트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파티로열 모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2020년 4월 미국의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캇은 파티로열 모드에서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공연 당시 1230만명이 동시 접속했으며, 공연 관련 수익은 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콘서트 이후 트래비스 스캇의 음원 이용률이 25% 상승했고 트래비스 스캇의 아바타가 착용하고 있던 나이키 신발도 인기를 끌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9월 BTS도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파티로열 모드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제페토에서는 가상공연, 팬사인회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0년 9월 제페토에서 열린 블랙핑크의 가상 팬 사인회에는 전 세계 팬 4600만명이 모였으며, 블랙핑크와 셀레나 고메즈가 함께한 ‘Ice Cream’의 아바타 퍼포먼스 영상은 1억뷰를 넘었다. 최근에는 빅히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사로부터 17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을 넘어 구독모델과 콘텐츠 및 아이템 판매, 광고와 인앱(in-app)결제 시스템 등으로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자체 재화를 사용해 결제 및 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로블록스는 ‘Robux’, 포트타이트는 ‘V-bucks’, 제페토는 ‘Coin’과 ‘ZEM’이라는 자체 재화를 사용하고 있다.

로블록스는 무료로 가입이 가능하나 게임을 만들거나 아이템을 구매하려면 Robux를 구매해야 한다. 이용자는 4.99(400Robux)달러부터 99.99(1만 Robux)달러까지 Robux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프리미엄 회원들에게는 월 4.99달러(450Robux), 9.99달러(1만 Robux), 19.99달러(2200Robux) 등 세 가지의 구독요금제를 제공하며, 일회성 구매자들보다 좀 더 많은 Robux를 지급하고 있다.

포트나이트는 매월 1만 1880원을 지불한 월 구독자인 크루 회원에게 매월 1000V-bucks와 배틀패스, 크루팩(한정판 아이템)을 제공한다. 또한 아티스트의 공연 이후 다양한 콘텐츠를 판매하는데 결제 시 V-bucks을 사용한다.

제페토는 아이템 판매료, 브랜드와의 제휴 마케팅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용자가 광고를 시청할 경우 일정 재화를 얻을 수 있으며, 제페토는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콘텐츠 개발 시 구찌, 나이키 등과의 협업을 통해 B2B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제페토에 따르면 크리에이터가 만든 아이템이 판매될 때마다 결제 수수료(30%)를 받는 구조로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 소비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하고 있다. 먼저 로블록스는 이용자인 플레이어(Player)와 아바타 아이템을 개발하는 크리에이터(Creator), 게임을 제작하는 디벨로퍼(Developer)로 구성된다. 이용자들은 로블록스가 제공하는 스튜디오에서 크리에이터와 디벨로퍼가 돼 직접 아이템과 게임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으며, 약 800만명의 개발자와 5000만개가 넘는 게임이 플랫폼 내에 존재한다.

로블록스는 게임 개발자에게는 70%, 아바타와 아이템 개발자에게는 수익의 30%를 Robux로 지급한다. 이는 개발자 환전(DevEX)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달러로 환금이 가능한데 환금은 10만 Robux(1Robux당 0.0035달러)부터 가능하다.

제페토도 이용자와 크리에이터로 구성된다. 이용자가 제페토 스튜디오에서 아바타의 패션 아이템을 디자인해 등록하면 심사를 거쳐 판매가 가능하다.

판매 수익은 자체 재화인 ZEM을 통해 이루어지고, 추후 환금이 가능하다. 또한 내가 꾸민 아바타를 주인공으로 활용해 드라마로 만들어 공유하기도 한다. 현재 제페토에서 판매되는 아이템의 80% 이상이 이용자가 직접 만든 것이며, 누적 창작자 수는 약 6만명에 달한다.

유통가는 지금 메타버스 열풍

이러한 메타버스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자 유통업체들도 메타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VR 쇼룸, 메타버스 플랫폼 등을 통해 고객 점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제페토’를 서비스하는 네이버제트와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오는 8월 제페토 내 인기 맵 중 하나인 한강공원에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을 오픈하고 유저들이 자주 방문하는 공간인 교실과 지하철에도 순차적으로 점포를 선보일 계획이다.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은 한강을 바라보며 CU의 인기 상품을 즐길 수 있는 루프탑 편의점으로 기획됐다. 유저들은 루프탑에 조성된 테라스에서 GET 커피, 델라페 등 CU의 차별화 상품들을 즐기며 별도로 마련된 파라솔, 테이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이용자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중시하는 제페토 유저들의 특성을 반영해 CU만의 특화 매장 콘셉트인 버스킹 공간도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동물의 숲)’에 자체브랜드(PB) 이름을 딴 ‘하이메이드(HIMADE) 섬’을 개설했다. 동물의 숲은 가상 캐릭터가 취향대로 마을과 섬을 꾸미고 이웃과 교류하는 게임이다. 하이메이드 섬에는 ‘브랜드 포토존’과 가상으로 전시된 하이메이드 상품을 둘러볼 수 있는 ‘PR존’, 게임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싶은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마을회관’ 등으로 구성됐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VR로 매장을 둘러볼 수 있는 ‘VR 판교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VR 판교랜드는 VR 기술을 적용한 가상의 백화점으로, 어디서든 휴대폰으로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지하 1층부터 10층까지 50여곳을 360도 둘러볼 수 있다.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들은 메타버스 세계에 진출해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구찌는 지난 2월 네이버제트와 제휴를 맺고 3D월드맵과 패션 아이템 등을 론칭했다. 본사가 있는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구찌 빌라’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현실에서 수백만원대에 판매되는 아이템을 제페토에서는 유료화폐 젬(Zem)으로 1만원 이내로 입을 수 있어 인기다. 이밖에도 키르시, MLB, 나이키, 컨버스 등도 이미 올해 초 제페토에 입점 완료한 상태며, 디지털 그래픽으로 만든 자사 제품을 꾸준히 사용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용자 확대·양질의 콘텐츠 확보 필요

현재까지는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등과 같이 콘텐츠 산업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이 형성되고 있으나, 메타버스의 근간이 되는 XR기술의 발달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 등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메타버스가 활용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메타버스가 차세대 서비스로 대두된 만큼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를 맞아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가치 창출과 산업기반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산업연구원 박지혜 연구원은 “향후 많은 기업이 메타버스 시장에 진입할 것이며, 플랫폼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과거 플랫폼 기업이 그랬듯이 과열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제공돼야 한다”면서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 공연과 같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제조, 의료 등 다양한 산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산업별 생산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메타버스 활용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미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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