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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눈독 들이는 ‘중고시장’비대면 거래 활성화…대기업 참여로 시장재편 되나?
  • 전진용 기자
  • 승인 2021.03.0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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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형태의 새로운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는 유통업계가 최근 유독 눈독을 들이는 분야가 있다. 그동안 스타트업 기업 위주로 형성이 되어 온 ‘중고시장’이 그것이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집콕’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관련 거래도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 대기업들이 비대면 시스템을 강화한 새로운 중고거래 플랫폼을 내세우며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유통기업들이 중고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중고물품 거래의 대중화가 크게 한 몫 하고 있다. 20~30대들의 중고거래가 일반화되고 관련 온라인 플랫폼들 또한 이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문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은 중고나라·당근마켓·번개장터가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회원수를 놓고 보면 2003년 서비스를 개시한 중고나라가 2400만명을 넘어섰으며 당근마켓은 14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번개장터 역시 지난해 상반기 이미 1000만명 회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공적인 시장안착을 통해 중고거래 시장은 지난 2010년 약 5조원에서 현재 약 20조원 규모로 10여 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소비자 3명 중 한명, 1년 새 중고거래 경험

이런 빠른 시장확대를 통해 이제는 중고거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많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관련 플랫폼 기업들이 성장함에 따라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준과 장치를 강화하는 한편 편의성은 더욱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표한 조사자료를 보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중고거래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행태를 조사한 결과 중고거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67%에 달한 반면 부정적인 의견은 12%에 그쳤다. 중립은 21%로 나왔다.

또한, 최근 1년 내 ‘중고거래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64%에 달했다. ‘고려는 했으나 경험은 없다’는 20%였고, ‘고려하지 않았다’는 16%로 가장 낮았다.

조사 대상의 30%는 구매와 판매 경험이 모두 있었고, 구매 경험만 있거나 판매 경험만 있는 경우가 나란히 17%씩이었다.

중고거래 경험자들은 최근 1년 내 이용한 적이 있는 서비스로 당근마켓(7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중고나라(57%), 번개장터(22%), 온라인 중고서점(18%), 대형 온라인몰(10%), 오프라인 중고서점(10%) 등 순이었다.

서비스 선택 기준은 ‘신뢰성’(60%) 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믿을 수 있는 상품 품질’(37%), ‘편리한 거래 방식’(33%), ‘안전결제 서비스 가능 여부’(30%), 사전 판단 가능 여부‘(24%) 순으로 나타났다.

구매자들은 중고거래를 하는 이유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79%), ‘새 상품까지는 필요 없는 물품이어서’(48%), ‘약간의 할인이 가능한 경우가 있어서’(31%) 순으로 집계됐다.

판매자들의 경우는 중고거래 이유에 대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처리할 수 있어서’(64%), ‘버리기엔 아까운 것 같아서’(60%),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39%), ‘좋은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해서’(37%)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밖에도 거래 방식 선호도에 있어서는 오프라인으로 직접만나서 거래하는 대면 방식이 55%, 우편이나 택배 등으로 통한 온라인 비대면 거래가 45%로 나왔다.

이 결과를 통해 국내의 유통시장 내 중고거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이제는 부정보다 긍정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며 중고거래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또한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마트24, ‘파라바바’와 손잡고 중고시장 진출

중고거래 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의 전문업체 외에 유통 대기업들이 시장진출에 나서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그만큼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유통시장으로 높은 잠재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적극적으로 중고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곳 중 하나는 편의점인 이마트 24다.

이마트24는 지난 1월 28일 비대면 중고거래 업체 파라바라와 손잡고 중고거래 시장 진출한다고 밝혔다. 당근마켓 등 스타트업들이 경쟁을 벌이는 중고거래 시장에 유통대기업 계열사가 진출하면서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마트24는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업체 파라바라와 손잡고 주택가와 오피스 밀집 지역 매장 18곳에 중고거래용 설비인 ‘파라박스’를 설치해 시범운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바라는 중고 거래 시 직거래를 해야 하는 피로감, 실물 확인의 어려움, 사기 위험, 택배 부담 등 중고거래의 단점을 보완 한 오프라인 기반의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현재 일부 이마트24 매장에 설치돼 있는 파라박스에는 20개 물품을 보관할 수 있다. 판매를 원하는 사람은 파라바라 앱에 판매하고자 하는 물품을 등록한 뒤 다른 사용자에게 하트를 3개 이상 획득하면 매장에 있는 파라박스에서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구매자는 파라바라 앱에서 물품이 비치된 매장을 확인해서 찾아가거나 파라박스에 있는 상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직접 파라박스에서 셀프 결제를 통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결제를 하면 잠겨 있던 파라박스 문이 열리고 고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구매자가 제품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사흘 뒤 판매자의 계좌로 돈이 입금되는 방식이다. 만약 상품이 실물과 다르거나 문제가 있을 경우 파라바라에서 직접 교환, 환불 등 고객관리를 받을 수 있어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문제도 보장해준다.

이마트24 측은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고 중고거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중고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게 됐다”며 “연내 18개의 점포를 테스트 운영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여 향우 사업 확대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유통대기업 참여확대로 시장재편 예고

이마트24 뿐 아니라 유통 대기업들의 중고시장 참여는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런 대기업들의 참여는 중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향후 시장재편의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GS리테일은 ‘우리동네 플랫폼’ 구축을 위해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과 협업으로 중고시장에 뛰어 들었다.

GS리테일은 지난 2월 9일 당근마켓과 ▲상품 판매 ▲동네 생활 서비스 활성화 ▲신상품 개발 ▲상호 간의 인프라 활용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비대면 방식으로 체결했다.

당근마켓은 모바일 기반 이웃간 직거래 방식으로 국내 중고거래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끈 앱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월 현재 당근마켓의 월간 이용자 수는 1400만 명에 달하며 지역 커뮤니티는 6577개에 이른다.

당근마켓은 해외시장으로도 중고거래 영역을 확대한 상태다. 지난 2019년 11월 ‘캐롯’으로 영국에 첫 발을 내딛었으며 이후 영국 내 37개 지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 미국 뉴저지, 맨하튼과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베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총 3개국, 41개 지역으로 시장을 넓힌 상태이며 올해에는 일본 시장에서 중고 거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GS25와 GS더프레시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에 대한 할인·증정·공동 구매 등의 정보를 당근마켓 서비스 사용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 지역 중심의 소비 복지 증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해당 서비스는 오는 2분기 중 당근마켓 앱 내 ‘내근처’ 카테고리에서 시작되며,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은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 식료품을 시작으로 점차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이번 당근마켓과의 제휴로 폐기 상품의 양을 줄이고 식량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ESG 경영 활동의 모범적 사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GS리테일이 당근마켓과 협약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수익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GS더프레시는 지난해부터 당근마켓을 활용해 전단 상품 광고를 내보내 매출 신장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양사간의 형업을 통한 긍정적인 시너지를 통해 보다 다양한 방법의 협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GS25, GS수퍼마켓, 랄라블라 등 GS리테일의 오프라인 점포에서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당근마켓 시스템을 기반으로 공급해 구인·구직 활동이 지역 기반으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GS리테일과 당근마켓은 협업은 중고거래가 아닌 일반거래에도 중고거래 플랫폼이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동네 상권 내 여러 가맹점과 직영점에 활용할 수 있는 접점이 많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에서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제휴로 GS리테일의 오프라인 점포들은 소매점의 기능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표방하는 사회 기능망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 “GS리테일은 국민생활의 근간이 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시장 참여 이어질까?

이런 유통대기업들의 중고시장 참여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들의 참여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중고거래 시장에 대한 잠재력이 이미 입증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중계점에 파라박스를 설치 운영해 왔다. 롯대마트 측은 이용 소비자의 편의를 높이고 지역 거점 커뮤니티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현재 광교점과 양평점에도 설치된 상태로 고객들의 수요와 시장성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AK플라자도 비대면 중고시장을 테스트하고 있다. 현재 홍대점과 분당점에 파라박스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분당점은 명품전용으로 운영된다. AK플라자의 중고거래 자판기는 중고명품 감정 스타트업 엑스클로젯이 온·오프라인에서 이중으로 명품을 감정한 후 판매가 진행되어 신뢰도를 높였다.

현대백화점은 번개장터와 손잡았다.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오픈하는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에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전문매장인 ‘BGZT by 번개장터’가 입점한다. 번개장터의 스니커즈 쇼룸 ‘BGZT Lab(브그즈트 랩)’이 들어서면서 스니커즈 중고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온라인 쇼핑 최대 플랫폼인 쿠팡 역시 중고거래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쿠팡은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사업자만 중고 물품 판매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반품 제품에 한해 최상·상·중 등의 등급을 매겨 판매하고 있다. 별도로 중고거래 서비스를 지원하거나 카테고리를 만들어 놓지는 않은 상태다. 하지만 중고 상품 등록 후 판매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중고거래 서비스를 곧 출시할 것이라는 얘기가 유통가를 통해 흘러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접근성 높은 앱과 믿을 수 있는 배송 서비스, 안전 결제 시스템 등을 갖추면서 중고거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라며 “고객 간 거래 서비스를 지원하면 중고거래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가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중고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배경에는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 층이 중고거래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며 “MZ세대는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이 반영된 합리적 소비를 하기 위해 중고 거래를 선호하고 있어 오프라인에서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등의 물품을 찾는 수단으로 중고거래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유통기업들의 중고시장 눈독들이기는 지속될 것이라 주장에 무게감이 더욱 실리고 있다.

전진용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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