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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국감, 배달앱 집중포화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11.0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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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회의 유통업계 국정감사는 배달앱과 같은 온라인 중개플랫폼에 포화가 집중됐다. 최근 몇 년간 유통업계 국감의 단골 이슈는 골목상권 보호를 앞세운 대형 오프라인 채널의 규제였다. 그래서 대형마트 CEO 등이 국회로 불려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의원들은 이들에게 소상공인과 배달앱의 상생방안을 질의했다. 코로나19로 위상이 급격히 커진 배달앱 등 온라인 중개플랫폼사업자들의 공정성 강화가 주요 이슈가 된 것이다.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소위) 국정감사장.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대표와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증인 자리에 섰다. 이들에게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영세 상인 대상으로 수수료를 낮출 의향이 있는지 질의했다. 배달앱 수수료 논란을 염두에 둔 질문이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배달 수수료를 다 합하면 음식 가격의 30%에 달한다”고 지적하면서 “개선 방안이 있느냐”고 따졌다. 배달앱의 높은 수수료로 인해 앱 입점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높아진 것에 주목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와 요기요의 ‘요마트’ 등 배달 플랫폼 업체가 자사 거점 유통센터를 운영하면서 생필품, 식자재 등을 판매하고 있다”며 앞으로 PB상품을 만들 것인지 질문했다. 배달앱 업체들이 상품을 직접 매입해 유통하는 ‘마트 서비스’가 골목상권과 중간 유통망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질의였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위원은 “기업결합 심사 합병 후 횡포가 우려된다”며 “기존 3위 였던 배달통의 점유율을 인위적으로 줄여 기업결합 심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게 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산자중소위 뿐만이 아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 감사의 최대 쟁점도 음식 배달 앱 독과점이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맹점 갑질 논란과 대규모점포의 지역상권 문제를 이슈로 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이갑수 이마트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등 대형유통 기업 수장들을 증인으로 불러 ‘질타’했던 것과 대비됐다.

온·오프 유통채널 불균형 심해

국회의 이 같은 태세변화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간 불균형이 심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올해 코로나19로 온라인 중개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공감이다.

실제로 국회 입법조사처는 ‘2020 국정감사 이슈분석’에서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자들은 대규모유통업법의 강화된 규제를 받고 있는 반면 오픈마켓, 배달앱 등은 공정거래법의 적용만 받고 있는 규제의 비대칭이 나타나고 있다”며 “온라인 중개플랫폼 사업자는 입점 업체에 온라인상의 거래공간을 임대해주는 것과 유사한 성격의 사업모델을 추구하고 있어,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통해 법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유통업계의 온라인 중개플랫폼 사업자의 규제 확대 가능성을 열었다.

국회는 인터넷·모바일 등 온라인 구매의 성장세가 급증함에 따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홍보하고 구매를 유도하고자 하는 납품·입점업체들 역시 그 수가 늘어나, 이들 업체의 온라인 유통업체에 대한 거래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높은 거래의존도에서 오는 협상력의 우위를 악용해 납품·입점업체들에게 불공정한 거래조건을 부과하거나 부당하게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계약 서면주의, 상품 대금지급일의 법정화, 공정위의 위법성 입증부담 경감, 공정위의 수수료 실태조사·공표 권한, 일부 중대한 법 위반유형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적용 등 불공정행위가 빈번히 발생하는 유통업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공정거래법보다 규율 강도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대규모유통업법은 13개의 금지행위 유형 대부분에 대해 공정위가 ‘부당성’을 입증하는 대신 사업자가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입증하도록 증명책임을 전환하거나, ‘부당성’ 요건 자체를 삭제했다. 또 공정위의 서면실태조사 근거규정을 통해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율 등을 공정위가 조사해 주기적으로 공표하는 등 시장감시를 통한 자정 기능을 제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몰 등 일부 업종은 유통거래의 규율 강화를 위해 제정된 특별법인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제대상이 되고 있다.

반면, 오픈마켓이나 배달앱 등은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일반법인 공정거래법에 의해서만 규율되고 있다는 것이 국회의 인식이다.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을 받는 ‘대규모유통업자’는 다른 사업자로부터 ‘납품’받은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자’여야 한다. 여기에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대상이 되려면 추가적으로, 매장면적 기준(매장면적 합계 3000㎡ 이상) 또는 소매 매출액(전년도 소매업종 매출액 1000억원 이상) 기준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은 직접 상품을 매입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소매업자이기 때문에 매출액 기준만 충족시키면 ‘대규모유통업자’에 해당하게 된다.

하지만 오픈마켓이나 배달앱처럼 입점업체와 소비자 간의 거래를 중개하는 형태의 플랫폼사업자들은 ‘대규모유통업자’의 정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입점업체로부터 상품을 ‘납품’받는다고 보기 어렵고, 직접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거래주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업자들과 온라인 쇼핑몰은 대규모유통업법의 강화된 규제를 받고 있는 반면, 오픈마켓·배달앱 등은 공정거래법의 적용만 받는 규제의 비대칭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 국감, 배달앱을 향한 말말

기존 대형사 중심의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온라인 중개플랫폼 업체의 규제 비대칭 상황에서 국정감사는 배달앱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의 ‘B마트’가 2019년 11월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 개시 후 매월 매출이 증가해 올해 8월 기준 서비스 개시 대비 매출이 963.3% 증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B마트가 성공하자 기존에 편의점 배달 대행 서비스를 해 온 ‘요기요’도 B마트와 유사한 형태의 ‘요마트’ 서비스를 론칭했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편의점 업체의 배달 매출액은 반토막났다. 한국편의점협회 자료를 보면 A 편의점 업체는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점포가 작년 11월 582곳에서 올해 8월 942곳까지 늘어났지만, 평균 주문액은 48% 줄었고 평균 주문 건수 역시 3.3건에서 1.5건으로 줄었다.

홍 의원은 “기존 대형마트나 편의점들은 판매 품목과 영업일수, 영업점 위치 등에 대한 규제를 받고 있지만, 플랫폼 업체들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면서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유통업에 진출하면서 발생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공정위 차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기업결합을 “원칙대로 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 의원은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시장점유율이 90%가 넘는다며 독점이나 카르텔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나아가 “지난해 12월 접수된 두 기업 결합심사 신청에 대해 원칙적으로 심사에 나서지 않으면 공정위 존재 이유가 없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배달플랫폼 이용업체 전수점검 및 기획점검 세부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이를 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대 배달앱 등록 음식의 식품위생법 위반은 1478건에 달했다. 이중 일반 음식점 식품위생법 위반 수가 1376건, 휴게 음식점이 101건으로 드러났다.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를 지역별로 분류하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소재 업체의 식품위생법 위반 수가 79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경남이 180건, 대구·경북이 139건, 충남 84건, 울산 46건, 충북 35건, 전북 28건, 강원 27건, 전남 23건, 세종 19건, 제주 11건 순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확대되는 가운데 배달앱 등록 음식점수는 점차 확대 추세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만7507개소였던 3대 배달앱 등록 업체는 지난해 4만7970개소, 올해는 14만9080개소로 폭증했다.

또 어플리케이션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주요 배달앱 결제액은 1조2050억 원에 달했고 같은 기간 결제 이용자 수도 1604만 명에 달했다. 이 조사는 배달앱 주문·현장 결제 내역은 제외한 만큼 이를 감안하면 실제 시장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 등록 음식점에서 가장 많이 적발된 식품위생법 위반 내역은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및 위생교육 미이수로 466건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건강진단 미실시 393건, 시설기준 및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252건, 기준 및 규격위반 175건 등으로 조사됐다.

강병원 의원은 “배달앱 주문이 새로운 일상이 된 상황에서 18년 1103건, 19년 328건, 20년 47건 등 배달앱 등록 음식점의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이 꾸준하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며 “관련법을 준수하며 청결하게 음식을 조리하는 대다수 업체에 피해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주요 배달앱 3사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국감장에서 이야기했다. 이를 보면 올해 8월 음식서비스업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83.9% 증가한 1조5785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배달앱마다 수수료 부과 방식은 다르지만 2만원짜리 음식을 2㎞ 배달했을 경우 음식을 판매한 가게의 수입은 통상 1만3400원(음식값의 67%)에서 1만4600원(음식값의 73%) 수준이다.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하면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더욱 낮아진다.

엄태영 의원은 “비대면 산업의 발달로 인해 배달앱을 활용한 주문과 거래액이 늘어나면서 배달앱사들이 음식업종 소상공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졌으며,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도 한층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 엄 의원은 “배달앱사들이 과도하게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중개수수료, 광고비 등의 인하와 사실상 광고를 압박하는 노출방식의 개선 등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중개플랫폼 표준약관 검토

유통업계 전문가는 배달앱과 관련해서 “소비자들에게는 주변의 많은 음식점 정보를 제공하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광고비를 줄이는 등 배달음식 생태계를 발전시켜왔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규모는 매년 성장중이다. 2013년 3347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원(거래액 기준)으로 급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이 가운데 배민과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어선다.

배달 시장이 성장하자 이들은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배민이 ‘B마트’를, 요기요가 ‘요마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선식품과 즉석식품, 가정간편식 등을 배달해주는 유통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B마트는 론칭 1년이 채 안됐지만 지난해 말 15개였던 물류센터를 올해(7월 말 기준) 30개로 늘렸다.

이 전문가는 “대형마트와 동일한 품목을 판매하는데도 규제 사각지대에 있어 ‘특혜’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요기요는 요마트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편의점의 배달을 대행하면서 취득한 정보를 활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지적들 속에서 국회에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오픈마켓·배달앱 등의 온라인 중개플랫폼 사업자는 입점업체에 온라인상의 거래공간을 ‘임대’해 주는 것과 유사한 성격의 사업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통해 대규모유통업자 의제규정을 통해 법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 관계자는 “2018년 신설된 대규모유통업자 의제규정은 형식적으로는 매장 임대사업자라 하더라도 판매수익에 연동된 임대료를 징수하는 등 실질적으로 유통업에 가까운 수익구조를 추구하는 복합쇼핑몰·아울렛 등에 대해 대규모유통업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부당성을 입증해야 하는 공정거래법과 달리, 부당성 요건을 완화·삭제한 대규모유통업법을 적용하게 되면 오픈마켓·배달앱 등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입증부담이 완화돼 법 집행이 더욱 용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최근 상품·서비스의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중개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약관 조사 및 시정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배달앱 사업자의 부당한 면책조항, 소비자에 대한 개별 통지 없는 서비스 변경·중단조항 등 4개 유형의 불공정약관 시정했다. 다만 온라인 중개플랫폼의 경우 하나의 약관에서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이용자 등의 권리·의무를 함께 규율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통상적인 약관심사와 달리 여러 거래당사자의 권리와 책임을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가 수반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오픈마켓 형태의 중개플랫폼에 적용될 수 있는 ‘전자상거래(인터넷 사이버몰) 표준약관’을 승인해 공시하고 있지만, 플랫폼의 사업구조와 형태가 점차 다변화 돼서 여러 유형의 플랫폼사업자에 적용될 수 있는 표준약관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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