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비대면) 여행이 일반화된 요즘, 전시관이나 박물관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탁 트인 야외로 쏠리고 있다. 그 가운데 대자연을 만끽하며 혼자서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트레킹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단양에서 풍광은 물론이고 걷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을 찾았다.

이건 트레킹 그 이상의 감동이야!

중국의 항산 절벽에 설치된 가교를 뜻하는 ‘잔도’가 단양에도 있다. 단양강 잔도가 그것인데 단양팔경 외전 중 제3경이다. 공식 명칭은 ‘수양개역사문화길’이지만 전체 구간에서 백미인 이곳을 흔히 ‘잔도길’이라 부른다. 단양역에서 출발할 경우 상진대교를 건너 왼편에 잔도길 진입로가 보인다. 단양역에서 1km 남짓한 거리다. 종착지인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까지는 4.2km 가량 된다.

본격적인 잔도길은 상진대교와 철교를 지나면서부터다. 강물 위 깎아지른 절벽 20m 정도 위치에 보행 길이 설치되어 있다. 보기엔 아찔하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눈이 호사를 즐긴다. 잔잔한 수면에 물그림자를 드리운 잔도의 모습이 이국적이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 위로 기암괴석의 물그림자가 춤추듯 일렁인다. 잔도 끝자락에 이르면 만천하 스카이워크로 연결된다. 여기서 1.5km 정도를 더 가면 이끼터널이다. 왕복 2차로 비스듬한 벽면에 초록색 실크벽지를 붙여놓은 것 같은 이끼가 꽤나 볼만하다. 날씨가 습할수록 그 진가가 드러난다. 이끼터널을 지나면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에 이른다.

유물전시관 뒤편엔 빼놓지 말고 챙겨봐야 할 단양팔경 외전 제4경이 있다. 수양개 빛 터널이다. 길이 200m, 폭 5m 규모인데 국내 최초의 빛 터널이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져 방치되던 것을 2017년 4월 빛 터널로 리모델링했다. 해가 질 무렵이라면 야외에 조성된 인공 장미 군락지도 챙겨보자. 5만 송이에 이르는 인공 장미가 화사한 조명을 밝히며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하늘에서 보는 특별한 풍경과 짜릿함

단양의 핫플레이스는 만천하 스카이워크다. 단양강 수면에서 80~90m 지점에 25m 높이로 세워진 전망대인데 이곳에서 보는 풍광이 압도적이다. 꽈배기처럼 배배꼬여 하늘로 솟구친 전망대를 향해 한발 한발 오르면 발아래 전망이 조금씩 넓어진다. 전망대 꼭짓점에 이르면 허공을 향해 돌출한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 바닥은 천 길 낭떠러지가 고스란히 보이도록 고강도 삼중 투명 강화유리를 설치해 놓았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하늘을 걷는 기분이다. 발끝에서부터 찌릿하게 전해지는 야릇한 느낌. 싫지만 미워할 수 없고, 두렵지만 외면할 수 없다. 힘들게 산을 오르지 않았지만 산 정상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장쾌한 풍경이다. 손에 잡힐 것 같은 단양 읍내와 멀리 소백산까지 또렷하게 조망된다.

만천하 스카이워크 아래에 짚 와이어가 있다. 과거 호주와 뉴질랜드 개척시대에 음식물이나 우편물 등을 전달하려고 설치했던 것이 오늘에 와서는 스릴을 맛보는 익스트림 레포츠로 자리 잡았다. 짚 와이어는 산기슭을 따라 980m 구간을 최고 속도 약 80km로 하강한다. 소요시간은 1분 남짓으로 눈 깜짝할 사이다. 1코스는 만학천봉과 환승장을, 2코스는 환승장과 주차장을 잇는다.

여행정보

■ 지역 별미 : 마늘은 단양의 특산물이다. 마늘을 주재료로 음식을 내놓는 식당이 꽤 있다. 마늘석갈비막국수(043-423-7575)는 마늘로 맛을 낸 돼지갈비와 고추장 갈비를 내놓는다. 장다리식당(043-423-3960)은 마늘한정식에서 다양한 마늘요리를 선보인다.

■ 만천하스카이워크와 짚 와이어 :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94

■ 수양개역사문화길 : 단양군 적성면 수양개유적로 390

■ 문의 : 단양 관광안내소 043-420-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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