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렌트>

언론의 찬사와 힘께 함께 ‘Rent-Heads’(렌트 헤즈)라는 팬덤 문화를 일으키며 브로드웨이를 뒤흔들었던 화제의 뮤지컬 <렌트>가 9년 만에 돌아온다.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천재 극작·작곡가 조나단 라슨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그와 친구들의 삶 속에 늘 존재했지만, 사회적으로 터부시됐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이야기를 수면위로 드러내며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혼합해 오페레타 형식으로 완성했다.

파격으로 주목받은 뮤지컬 <렌트>는 브로드웨이의 비주류층이었던 젊은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동시에 석권하며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지형을 뒤바꿨다. 오프 브로드웨이 개막 하루 전 뮤지컬 <렌트>의 창조자이자 상징이었던 라슨이 대동맥박리로 요절해 더욱 드라마틱하게 각인된 <렌트>는 브로드웨이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12년간 총 5123회 공연됐고, 전 세계 47개국 25개의 언어로 무대화되는 기록을 남겼다.

2000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한국 초연된 뮤지컬 <렌트>는 문화적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며 ‘열광적인 뮤지컬 팬 문화’를 만든 최초의 작품이 됐다.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2011년까지 공연되어 최정원·남경주·조승우·전수경·소냐·윤공주 등 당대 최고의 스타가 거쳐 가고 이건명·김선영·정선아·김호영·송용진·최재림 등 수많은 신예를 스타로 만들어낸 바 있다.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오디션에는 13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참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2주간 3차에 걸쳐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최종 23명이 선발됐다.

로저 역은 오종혁, 장지후가 캐스팅됐다. 미미 역은 아이비에게 돌아갔다. 김수하가 미미 역을 나눠 맡는다. 모린 역 전나영·민경아, 마크 역 정원영·배두훈, 엔젤 역 김호영·김지휘, 조앤 역 정다희, 콜린 역 최재림·유호진, 베니 역 임정모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안드레스 세뇨르 주니어는 “한국에는 재능 넘치는 인재들이 많은 것 같다. 모든 지원자가 진지한 태도로 오디션에 임해주었다. 이런 일은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다. 이 배우들과 깊이 있는 작업을 할 수 있어 매우 설렌다”고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2020년은 뮤지컬 <렌트> 한국 공연 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지금 우리는 젠더프리를 넘어 젠더리스를 이야기하고 에이즈를 죽음과 연결하지 않는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의 치열한 삶이 계속되는 한 시대가 바뀌어도 <렌트>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언제나, 이보다 더 시대적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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