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은 구조조정…온라인 강화로 연매출 20兆 목표

롯데 그룹이 전 유통의 그림을 새로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언택트 시대를 맞게 되며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는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을 통합한 앱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27일 서울 잠실 롯데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롯데온’은 지난 2018년 롯데쇼핑이 온라인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e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하며 이뤄 낸 결과물이다.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 달성

롯데는 이번 통합앱 ‘롯데온’을 차세대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롯데온’은 여러 계층의 다양한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에 맞춰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쉽고 빠르게 검색,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젊은 층 소비자 뿐 아니라 고연령층의 소비자들까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플랫폼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롯데온’은 소비자 행동과 상품 속성을 약 400여가지로 세분화하고, 롯데멤버스와 협업해 국내 인구 수의 75%에 달하는 3천900만명의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 추천이 가능하고, 구매패턴이 비슷한 고객들의 데이터를 참고해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을 예측해 제안하는 등 개인의 취향에 특화된 온라인 쇼핑공간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온/오프라인 통합의 쇼핑환경 구현

이번 ‘롯데온’은 단순히 온라인 유통의 통합이 아닌, 전국 1만5천여개 기존의 오프라인과의 통합과 연계를 실현했다. 특히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점포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자주 방문하는 오프라인 점포의 이벤트 정보 등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프라인 점포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배송에도 당일배송, 총알배송과 같은 단순히 빠른 배송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에 따라 맞춤형 배송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의 오프라인 매장을 주요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은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와 롯데백화점의 ‘바로배송’ 서비스, 슈퍼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포함해, 롯데그룹 내 7천여개 매장의 ‘스마트 픽’ 서비스 중 원하는 배송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판매자와 플랫폼의 상생모델

‘롯데온’은 최대한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판매자들과의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여러분야의 다양한 제품의 판매자들이 자유롭게 입점해서 제품을 홍보,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최상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판매자와 상품을 평가할 수 있는 종합지표인 ‘온픽(ON Pick) 지수’를 활용, 우수 판매자의 좋은 상품을 최상단에 노출된다.

소비자들로부터 가격, 배송, 별점후기 등이 가장 좋은 판매자가 최상단에 대표로 노출되도록 했다. 다만 가격은 최저가 전략이 아닌 판매자도 상생할 수 있는 ‘최적가’를 기준으로 세웠다.

뿐만 아니라 ‘롯데온’은 판매자와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을 도입한다. 인공지능(AI)이 분석한 온/오프라인 구매 트렌드 데이터도 판매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며, 향후 롯데그룹의 창업 전문 투자회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와 협업해 스타트업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롯데온의 궁극적인 목표는 ‘검색창이 없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라며 “통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개인의 고객에게 고도의 상품 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120개 매장 정리…구조조정 ‘본격화’

‘롯데온’을 출범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코로나19로 1분기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쇼핑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실한 오프라인 매장은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 출범한 ‘롯데온’을 통한 온/오프라인 통합전략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올해 안에 120개 오프라인 점포를 폐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앞서 지난 2월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담은 ‘2020년 운영전략’을 발표하며 약 200여 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폐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7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 영업이익은 521억 원으로 74.6% 감소했다.

이에따라 롯데쇼핑이 폐점 수순을 밟을 오프라인 점포는 백화점 5곳, 대형마트 16곳, 슈퍼 74곳, 롭스 25곳 등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오프라인 몸집을 줄이는 대신 새로 출범한 온라인 통합 플랫폼 ‘롯데온’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롯데온’은 아직 초기라는 점에서 일부 시스템의 문제점도 없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고 간판한 구매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제품 검색시 속도와 정확성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검색 속도도 비교 대상인 쿠팡과 SSG닷컴에 비해 다소 느리다는 분석이다. 또 여러 항목을 연달아 검색하자 ‘504 게이트웨이 타임아웃(게이트웨이 시간초과)’ 메시지가 출력되며 앱이 다운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롯데온의 검색 서버 구축이 아직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유통가 관계자는 “쿠팡이나 SSG닷컴 등도 초기에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점에서 ‘롯데온’의 문제점도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초기 문제점을 해결하고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돌입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런 문제점이 해결되고 안정화된 이후의 유통 내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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