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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복잡한 ‘속사정’한풀 꺾인 상조 결합상품…공정위 판매 제재도 논의
  • 김성태 기자
  • 승인 2020.03.09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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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상조시장은 가전제품과 상조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이른바 ‘결합상품 마케팅’이 성공적인 성과를 냈다. 장례상품 판매가 포화에 이르며 자칫 침체기로 빠질 수 있었던 상조업계를 새로운 도약기로 이끌었던 결합상품은 최근 5년간 업계의 히트 상품으로 위상을 떨치며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점차 판매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소관부처인 공정위 역시도 결합상품이 제시하고 있는 100%의 만기 환급률이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관련 조사를 비롯해 향후 법적 제재까지 논의되는 상황이다.

결합상품 마케팅, 폐업 위기까지

상조회사의 결합상품은 상조상품과 가전 등 제품, 그리고 할부금융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상품을 말한다. 저렴한 가격에 가전제품이나 각종 필요한 생활용품을 상품별로 정해진 할인율, 또는 할인금액을 적용해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장례 등의 상조상품을 이용할 수 있어 높은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은 불입 기간이 10년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만기 해약 시 납입금의 100%를 해약환급금으로 받을 수 있어 사실상 가전제품 가격만큼의 메리트를 소비자가 가져간다는 데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결합상품의 판매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대세로 자리 잡은 가전제품 결합상품이 한 풀 꺾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여럿 TV 광고를 비롯한 홈쇼핑 등의 결합상품 마케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그 속사정은 다르다. 대외적으로 우선 국내 경기의 악화로 성장세가 둔화됐고, 만기 환급금 100% 지급을 약속했던 중견업체인 에이스라이프가 결국 경영난에 몰려 폐업하게 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에 소비자 단체 및 여러 언론 매체 역시 결합상품의 과다한 판매가 상조회사의 재무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급기야 제재 논의로 이어진 상황이다.

소비자 단체에서는 계약의 만기까지 결합상품을 유지한 회원이 해약을 요청할 경우, 상조와 가전제품 대금 모두를 상조회사에서 돌려줘야하는 탓에 ‘만기해약’ 리스크가 존재하며, 이는 건실했던 업체까지 한 순간에 부실 업체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례로, 상조업계에 최초로 결합상품을 런칭한 대명스테이션의 경우도 이러한 재무부실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대명스테이션의 지급여력비율은 2018년 말 기준 74%로 업계 전체 평균인 93%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이로 인해 자산 대비 차지하는 부채의 비율도 134%로 전체 평균 108%에 비해 높다.

소관부처인 공정위는 이러한 리스크에 따른 대량 소비자 피해와 업체의 도산 우려를 의식해 ‘소비자보호지침’ 개정을 통해 환급률을 조정하도록 주문하는 한편, 과도한 만기 환급금 약정이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하는지 검토해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과도한 만기환급금 지급 조건 설정은 단기적 성과에는 도움이 되나, 장기적으로는 부실을 초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상조회사가 결합상품을 판매할 때 납입 총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만기환급금으로 지급하는 계약 조건을 설정하지 않도록 권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침은 법적 강제성이 없어 실제로 의미있는 조치가 이뤄지진 않았다. 다만, 공정위가 지적한 만기 환급 리스크에 대해서 마찬가지로 고심해왔던 상조업계에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납입기간을 10년에서 15년 이상으로 늘리거나 만기 후 거치기간이 경과해야 환급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등의 자구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러한 상조업체의 조치는 과도한 해약환급 리스크에서 ‘과도한 납입기간’에 따른 소비자 불만으로 비화됐고, 결국 지난해 공정위는 ‘소비자피해 주의보’를 발령하며 압박을 가했다.

공정위, 결합상품 제재 법개정 시사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해 12월 열린 워크숍에서 홍정석 공정위 할부거래과장은 “2020년 할부거래법의 전면 개정을 추진할 것이며, 여기에는 크루즈 상품이나 결합상품 등에 대한 검토도 포함된다”고 밝혀 직접적인 판매 제재를 시사했다.

홍 과장은 “상조업계 구조조정으로 인해 중·대형업체로 개편된 상황에서 만기연장, 과도한 만기환급금 약정 등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용역 결과를 토대로 법령개정 및 제도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상조업계에서는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결합상품이 일종의 ‘적금’처럼 판매되는 상황에서 상조 본연의 정통성을 해치고, 재무 부실을 초래한다는 입장과 지속적인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의 수립을 통한 기업의 이익 실현 활동이 제재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공정위나 소비자 단체의 우려 사항은 상조업체들도 대체로 공감하는 바가 크지만 이는 직접적인 피해사례라기 보단, 앞으로 예상되는 피해와 앞으로 부실해질 가능성을 예단하는데 그치고 있어 이로 인해 법적 제재를 하거나 고발까지 하겠다는 엄포는 또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공정위의 과도한 처사가 오히려 소비자 불안을 가중시켜 영업의 악화를 부추기거나 업체의 부실을 초래하지 않을지도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현재 대명스테이션과 교원라이프 등 1세대 결합상품 업체들의 재무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더 이상 결합 상품의 신드롬적 열풍은 다시 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기점으로 많은 상조업체들이 크루즈 상품이나 헬스케어 상품 등으로 새로이 눈을 돌리게 되면서 상조업계는 다시 한 번 위기와 동시에 기회의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태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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