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난방병 적절한 환기, 청결한 환경 중요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5명 중 1명은 두통이나 안구건조증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난방병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39.3%는 이로 인해 조퇴나 결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 냉방병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겨울철 실내 난방으로 인한 ‘난방병’도 있는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하루의 대부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추운 날씨를 핑계로 환기는커녕 문을 꼭꼭 닫고 지내기 일쑤. 특히 중앙집중식 난방을 하는 대다수 건물들의 창문은 온 종일 열리는 법이 거의 없다.
난방을 하는 건물 내 사무실에서 오래 있다 보면 왠지 머리가 무겁고 목과 눈이 따끔거리면서 괜히 불쾌감이 들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병은 아닌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 없이 컨디션이 나쁜 이런 현상은 도심 속 빌딩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바로 ‘난방병’이다. 난방병은 밀폐된 공간에 난방을 지나치게 많이 할 경우 두통, 피부건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여름철 냉방병과 비교해 이르는 말이다.


난방병, 밀폐건물증후군의 일종
난방병은 겨울철 과도한 난방과 건조한 실내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밀폐건물증후군’의 일종이다. 실내외 온도차에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인 난방병은 주로 안구 건조나 두통, 피로감 등으로 나타난다.
밀폐건물증후군은 환경요인에 의한 산업병의 일종으로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장시간 생활함으로써 생기는 여러 증상을 통칭하는 것이다. 그 증상은 두통과 눈·코·입 자극, 피부 발적, 현기증 등으로 나타나며 작업능률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감퇴되며 정신적 피로를 일으킨다. 특히 요즘처럼 난방으로 창문을 꼭꼭 닫고 히터를 가동시키고 일하는 사무실이 많은 경우 밀폐건물증후군 현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늘어난다.
증후군의 특징은 사람들이 건물 내로 들어가면 증세가 나타나고 밖으로 나오면 괜찮아지게 되며 주 증세는 두통과 점막자극 증세 즉 눈이 따갑다든가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기 어렵고 코 안이 따가우며 자주 막히는 것 등이다. 한편 목도 따갑거나 아프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한 경우도 있으며 어지럽고, 메스꺼우며 쉽게 피로해지는 것도 흔히 호소하는 증세이다.


실내 환기 제대로 안 되고 산소 부족


현대식 건물은 대부분 중앙환기식으로 돼 있으며 점차로 창문을 열 수 없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밀폐건물증후군은 이러한 건축구조를 가진 최신 건물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가운데 밀폐건물증후군이 발생하는 이유는 공기순환이 잘 되지 않아 산소가 부족하고 실내공기가 오염되기 때문이다. 또 실내온도와 습도 등이 인체의 생리기능에 부적합해서 일어난다.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에는 대표적으로 담배연기가 있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수없이 많다. 레지오넬라균이나 곰팡이 등의 세균과 미생물, 휘발성 오염물질,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라돈가스 등의 화학물질 그리고 전자파 소음 등이 영향을 준다. 또 여성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배 정도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실내의 가스성 화학물질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니코틴, 일산화탄소 외에도 수백종의 유해물질을 포함하는 담배연기라든가 합판, 가구, 카펫 등에서 발생하는 알데히드(포르말린이 대표적) 그리고 페인트나 접착제, 복사기 등에서 발생하는 유기용제 등이 지적되고 있다.


환기·청결한 환경·적절한 운동 중요
보통은 맑은 공기를 쐬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간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간혹 생명을 위협하는 급성질환이나 만성질환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또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사무실 뿐 아니라 아파트와 지하철, 자동차안 등 현대인들이 하루 중 80% 이상을 실내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어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창문을 통한 규칙적인 환기라든가 중앙식 환기의 강화, 금연구역의 확대 등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채광이나 온도(16~20도)와 습도(40~60%), 환기와 공기정화 등 근무환경을 최대한 자연환경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완벽한 실내 환경을 갖추기 어려운 여건에서는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 적당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실내 구석구석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청소를 자주해야 한다. 잠깐씩이라도 바깥바람을 쐬면서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으며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밀폐건물증후군을 경험한 환자들은 상당한 불안감을 갖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질병의 원인과 치료방법에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 밀폐건물증후군은 오염물에 노출됐을 때에만 증세가 나타나고 오염물질을 없애면 증세는 사라지며 아무런 후유증도 남기지 않는다.
밀폐건물증후군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같은 건물 내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위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을 때 우선 직장환경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의심해보는 것이 급선무다. 일단 밀폐건물증후군으로 판정 되면 원인이 되는 실내공기를 배출시키는 등 속히 실내 환경을 바꿔줘야 한다.     
오장균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건강관리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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