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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세일의 덧한정된 수량으로 구매욕 자극하며 기업 홍보, 신규고객 확보…소비자들만 분통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8.12.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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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세일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반값 세일 등은 기존 가격보다 저렴하지만 애초부터 한정된 수량으로 판매해 제품의 희소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헝거 마케팅(Hunger Marketing)의 일환이다. 헝거 마케팅은 말 그대로 소비자를 배고픈 상태로 만들어 구매 욕구를 높이고 입소문을 통해 기업 홍보는 물론 신규고객 확보까지 꾀할 수 있어 유통업계 등 다양한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활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반값 세일의 여파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며 공분을 사고 있다.

‘소비자 우롱’ 국민청원까지
최근 위메프가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애플 에어팟’을 반값에 판매 한다는 입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실제 위메프는 지난 10월 애플 에어팟 총 800개를 9만9000원에 판매하는 반값 특가 기획전을 진행했다. 하지만 판매 당시 예상보다 많은 접속자가 몰려 위메프 서버가 다운되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준비한 물량은 10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서버다운 등의 이유로 구매에 성공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삽시간에 분노로 바뀌었고 그 분노는 국민청원 홈페이지로 향했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국민들을 우롱한 인터넷쇼핑몰 업체 용서 못합니다’, ‘대국민 사기 기업 위메프를 처벌해주세요’ 등의 청원을 쏟아냈다. 

이에 위메프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소비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됐다”며 “서버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다”며 고의로 사이트를 막았거나 거짓 행사로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해명했다. 

위메프와 같은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원할머니 보쌈은 SK텔레콤과 손잡고 T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내리며 기대감을 내비쳤던 소비자들에게 되레 쓴소리를 들었다. 물량이 조기 품절되거나 시간이 지연되는 등의 불편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50% 할인행사를 하지 않는 매장도 있어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 한 매장에서는 40여분간 대기를 하는 곳도 있었고 일부 매장의 경우 오후에만 행사가 적용된다는 황당한 대응을 받기도 했다.
행사 당일 한 매장을 찾은 회사원 김모 씨는 “사람들이 몰릴 것을 예상해 11시 조금 넘은 시간에 갔는데도 물량 부족으로 헛걸음을 하게 됐다”며 “행사 물량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홍보만 떠들썩하게 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원할머니 보쌈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 관련 사과글을 올렸지만 상술에 놀아났다는 소비자의 공분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잊을 만하면 터지는 미끼상품 대란은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반값 할인을 계속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질타를 고려할만한 마케팅 효과 때문이다. 실제 위메프의 에어팟 대란의 경우 역마진을 감수하더라도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라 연일 화제가 됐고 접속 폭주로 서버가 다운되는 일까지 벌어진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싼 비용으로 최대의 홍보 효과를 누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미끼상품의 구매 조건을 앱 다운로드로 설정한다면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미끼상품으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기업 홍보는 물론 새로이 확보한 신규고객을 다른 상품 구매로 유도해 만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위메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체가 수시로 반값, 심지어 90%까지 할인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다. 

특히 정가라는 의미가 불분명한 의류 업계의 헝거 마케팅은 점입가경이다. 실제 스포츠 브랜드 배럴은 지난 10월 5일간 전 제품을 최대 반값 할인하는 ‘배럴데이’를 진행했다. 1년에 한 번 진행하는 연례행사로 올해로 5년째 개최하고 있지만 매년 베럴데이가 열릴 때마다 공식 사이트가 마비되고 제품이 조기 품절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0월 패스트패션 브랜드 탑텐도 열흘간 신상품을 1+1 혜택으로 판매하는 브랜드 최대 규모 행사 ‘텐텐데이’를 진행했다. 하지만 주문 폭주로 홈페이지에 접속자가 몰려 6시간 동안이나 접속이 지연되며 소비자의 불만을 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일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악용할 의도가 아니라면 매년 반복되는 사이트 마비 문제 등은 개선해야 한다”며 “품절 대란에 따른 광고 효과만 누리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보람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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