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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화장품은 안전하다  화장품 구매 기준으로 활용되는 화장품 앱 ‘화해’…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8.12.0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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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빙성 낮고 상업적 마케팅 활용에 급급
화장품 좋고 나쁜 건 없다. 그 기준이 ‘화해’라면 더더욱. K뷰티 여파로 국내 뷰티산업이 지속적인 성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실제 국내 화장품 영향력은 지난해 중국 사드 보복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9위에 링크됐다. 매출 규모도 14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광활한 제품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뷰티 강대국 소비자의 고민은 깊다. 수많은 제품 중에서 어떤 화장품이 좋은지 스스로 구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싼 화장품이 좋은 화장품일까? 아니면 다양한 성분이 많이 들어간 화장품이 좋은 것일까? 이러한 난제에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활 속 화학제품을 꺼리는 ‘케미포비아’ 확산 등으로 화장품 ‘성분’을 구매기준으로 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성분과 관련된 20가지 기준으로 제품에 등급을 부여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화해’ 등이 화장품 구매에 잣대가 되고 있다. 화해 앱 믿어도 될까?

소비자 절반 이상 ‘성분’ 확인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6조3000억원에서 2015년 10조7000억원으로 매년 10% 이상 고속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 금액 또한 지난 2013년 1조4445억원에서 지난해 5조5652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국내 화장품은 프랑스·인도에 이어 전 세계 9위권에 링크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5억6000만달러(약 13조6000억원)로 전년보다 0.9% 성장했다. 중국 사드보복으로 성장폭은 다소 줄었지만 한류 여파로 K뷰티는 앞으로도 건재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크리스챤디올 등을 생산하고 있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 그룹은 쿠션 기술을 직접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으며 로레알그룹의 랑콤, 메리케이, 입생로랑, 메이블린, 존슨앤드존슨, 록시땅 등 유명 브랜드의 일부 제품은 국내 OEM 업체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술력과 제품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소비자들 또한 변화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 가격경쟁력이 구매에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제품의 성분까지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에는 미세먼지·황사 등의 환경 변화, 화학제품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화장품 구매요소로 기능은 물론 성분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이 발표한 지난해 여성 스킨케어 소비자 동향 보고서에서도 여성 소비자 50%가 화장품 구매 시 성분을 확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 화학 제품에 대해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케미포비아 확산도 이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 

국내는 지난 2008년부터 화장품이 어떤 구성으로 이뤄졌는지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가 운영되고 있다. 제조업자, 제조판매업자의 이름과 주소는 물론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 기간, 성분, 기능성 화장품 표기, 주의사항 등 화장품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하지만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도 좋은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의 갈증을 완벽히 해소해 주지 못하고 있다. 제품에 들어간 성분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은 어떤 성분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성분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관련 정보는 소비자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때문에 최근에는 이러한 번거로움을 해결해줄 화장품 정보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에서도 누적 다운로드 630만, 앱 평점 4.5, 누적 리뷰 342만1420개에 달하는 리뷰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화해 앱이 화장품 선택 기준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20가지 기준 자체가 잘못
지난 2013년 출시한 화해 앱은 국내는 물론 수입 화장품에 관한 10만여건에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분 정보와 리뷰, 테마별 랭킹, 쇼핑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화해 앱은 원하는 제품을 클릭하면 20가지 기준을 통해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들의 등급을 매겨주며 피부유형별 관련 성분을 분석해 안정성은 물론 성분들이 피부에 어떤 작용을 하는 지도 자세하게 설명돼 있다. 또한 제품을 사용해본 사용자들의 리뷰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피부과 교수와 화장품 연구소 대표 등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어 신뢰감이 높다. 하지만 화해 앱은 참고 수준일 뿐 화장품 등급을 매길만한 신빙성 있는 기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오효성 화장품 OEM·ODM 기업 씨엘피코스메틱 대표는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제품 안전성에 대한 이슈와 관심도 높아졌다”며 “화해 앱은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와 함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화해 앱이 나누는 20가지 등급은 미국 환경단체의 EWG 등급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환경 유해요소가 될 수 있는 성분에 대한 참고 수준에 불가하지 유해 화장품을 선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EWG 등급에서 적용되는 20가지 성분은 인체 유해성분이 아닌 환경 유해성분을 뜻한다. 화장품 90% 이상이 물이기 때문에 화장품에 들어간 원료가 환경에 노출될 경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분을 20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하지만 화해 앱은 이 기준을 인체 유해 등급인 것처럼 규정하고 있다.

실제 화해 앱에서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화장품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도서인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에 수록된 ‘가장 피해야 할 20가지 성분’으로 지금으로부터 9년 전 출판된 도서다. 또한 화해 앱 피부유형별 성분도 대한피부과의사회에서 지난 2008년 발표한 ‘피부타입별 화장품 선택 가이드’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10년이 지난 자료를 통해 최신 트렌드 제품이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화해 앱은 이러한 기준을 통해 화장품 위험도를 구분하고 있다. 실제 화해 앱 ‘20가지 주의 성분’을 살펴보면 빨간색으로 표기돼 높음 위험도를 보이는 성분 중에는 향료도 포함돼 있다. 화학성분의 기본적인 냄새 때문에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천연·합성·조합향료 상관없이, 함유량 또한 구분 없이 높은 위험도로 책정돼 있다. 더불어 화장품의 유통기한을 위해 사용되는 ‘페녹시에탄올’ 또한 중간 위험도 성분으로 구분돼 있다. ‘파라벤과 함께 사용되는 방부제로 피부 자극을 유발하며 체내 흡수 시 마취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주덕 한국화장품미용학회 회장은 “파라벤이나 페녹시에탄올 등은 화장품에서 필요한 원료”라며 “알레르기 유발, 호르몬 분비 등의 문제는 정확하게 모두 인정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허용치 이하면 안전하다고 보는 것이 학계에서도 일반화 돼 있다”며 “무엇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오히려 파라벤을 다시 무해성분으로 인정하고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화해 앱은 수많은 이용자를 통해 6년 연속 화장품 관련 1위 앱을 유지하고 있으며 기업의 다양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실 화해 앱을 통해 높은 등급이라고 홍보하는 기업의 경우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소위 명품 화장품이라 불리는 수입 화장품들의 경우 화해 앱 등급에 대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화장품의 질과 안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해 앱은 필요한 앱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포장되고 있다”며 “이는 화장품 기업들과 화해 앱 측이 앱의 기능을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최대 H&B 스토어 올리브영 매장에는 ‘화해 어워드’에서 수상한 제품’, ‘화해 앱에서 순위가 높은 제품’ 등 화해 어워드 엠블럼이 붙은 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 앤 뷰티 스토어 랄라블라의 경우 화해 앱과 제휴를 맺고 랄라블라의 첫 브랜드 세일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롯데면세점·신세계 등은 화해 앱과 제휴해 포인트를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성분 사용 규정을 잘 준수한, 배합금지 원료가 사용된 화장품이 아니라면 모두 안전한 화장품이다. 실제 국내는 식약처, 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사회연구원 등을 통해 화장품 유해성분에 대한 연구와 가이드라인이 제공되고 있으며 화장품법을 통해 유해성분에 대한 관리 감독도 이뤄지고 있다. 화해 앱이 기준하고 있는 20가지 성분이 들어가 있고 없고에 따라 좋고 나쁘고, 위험하고 안전하다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말이다. 

실제 ▲기준에 없는 성분에 대해서는 구분하지 않으며 ▲특정 성분이 얼마나 함유됐는지 표기하지 않은 채 무조건 좋거나 나쁘다고 판단하는 것을 무리가 있다. 또한 ▲천연 등의 구분 없이 일단 유해 성분으로 등록되며 무조건 나쁜 성분으로 분류하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

김주덕 한국화장품미용학회 회장은 “정해진 법 규정을 준수한 화장품이라면 안전한 화장품이라 볼 수 있다”며 “따라서 화해 앱의 20가지 성분은 좋은 화장품을 선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화해 앱이 본연의 순기능보다는 상업적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과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화해 앱에 대한 보다 올바른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보람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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