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 ‘그루밍족’, 색조 화장까지 넘보다

자기 관리 시대다. 여성·남성이라는 성별은 아름다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얼굴은 물론 온몸에 찰싹찰싹 소리를 내며 스킨을 바르던 남성의 모습은 터프가이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터프가이를 선망하던 구석기 시대는 갔다. 실제 최근 남성 화장품은 귀차니즘을 해결해주던 올인원 스킨케어에서 다시 스킨, 로션, 에센스 등으로 세분화 됐으며 남성전용 파운데이션과 비비크림, 틴트 등 색조 화장품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마다 성장하는 남성 화장품 시장은 포화상태인 뷰티 시장에 블루오션이 됐다.

2020년, 1조4000억 시장
남성 화장품이 등장한 건 이미 오래전에 일이다. 하지만 최근 뷰티에 대한 남성들의 시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실제 ‘그루밍족’이라고 불리는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요즘 남자들은 올인원보다 세분화된 스킨케어라인을 선호하고 색조화장품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지난 2010년 7925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지난 2016년 1조원을 돌파하더니 지난해 1조2808억원까지 몸집을 키웠다. 2020년에는 남성 화장품 시장이 1조4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다양한 업계에서는 남성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먼저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는 피부진정은 물론 유·수분 밸런스, 영양공급이 가능한 남성 화장품 ‘시크릿 맨즈케어’로 주목받고 있다. 시크릿 맨즈케어는 ▲미세 거품으로 각종 노폐물을 깔끔하게 클렌징해 피지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맨 리퀴드 페이스 워시’ ▲ 잦은 면도로 건조하고 거칠어진 피부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는 ‘맨 애프터 쉐이브 밤’ ▲피부 진정과 함께 풍부한 수분을 전달하고 활력을 공급하는 ‘맨 오일프리 하이드레이션 젤’ 등 총 3종으로 구성돼 있다. 

애터미는 ‘애터미 맨’을 통해 남성 화장품 시장에 나섰다. 먼저 ‘애터미 맨 토너’는 풍부한 수분과 활력을 선사하는 애프터 쉐이브 제품이다. 면도로 인해 자극받은 피부에 편안한 수분감과 빠른 흡수력, 탁월한 쿨링감을 제공한다. ‘애터미 맨 에센스’는 주름과 미백 뿐만 아니라 피부 모공을 케어해 피부 본연의 힘을 깨우는 인텐시브 케어 제품이다. 실제 아데노신과 나이아신아마이드 함유로 이중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마지막으로 ‘애터미 맨 로션’은 외부 유해 환경으로부터 흐트러진 피부 밸런스를 케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끈적임 없는 산뜻한 발림이 특징이다.

국내 패션 대기업 LF는 최근 국내 의류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429’를 출범시켰다. 패션 브랜드 헤지스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9세부터 42세 전후 남성이 타깃이며 이번 스킨케어라인을 시작으로 선크림, BB크림, 향수 등의 제품군을 확대 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남성 화장품 영역이 색조 화장품까지 확장됐다. 특히 전 세계 남성 화장품 판매액의 20%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남성 화장품 시장에 대한 트렌드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주요 품목은 피부톤을 보정하는 파운데이션과 비비크림, 촉촉하고 혈색 있는 입술로 바꿔주는 립밤, 선명하게 정리된 눈썹을 만드는 아이브로우 펜슬 등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남성 메이크업 라인 ‘보이 드 샤넬’을 최근 론칭했다. 그동안 남성 기초 화장품, 향수 등은 판매됐지만 색조 화장품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샤넬은 보이 드 샤넬의 첫 번째 데뷔무대로 한국을 택했다. 전 세계에서 남성 화장품 수요가 가장 큰 국내시장에서 시험 판매 후 내년 1월부터는 글로벌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샤넬의 남성 색조 라인은 파운데이션과 립밤, 아이브로우 펜슬 등 총 3종으로 구성됐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 ‘레이블옴므’를 대표하는 ‘4IN1 틴티드 선비비는 SPF50+/PA+++’는 커버력보다 로션 같은 발림성과 자연스러운 보정 효과로 남성 화장품 입문용으로 지지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실제 4IN1 틴티드 선비비는 SPF50+/PA+++는 이중 자외선 차단 기능으로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으며 거무티티한 피부를 균일하게하며 자연스러운 광채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 8월 남성 스타일링 브랜드 ‘스니키’를 출시했다. 꾸미고 싶지만 메이크업에 대한 주변 시선을 걱정하는 1824 남성들의 고민을 담았다. 잡티 커버와 톤업 효과는 물론 피부 보정 기능을 담은 자외선차단제, 자연스러운 혈색을 부여하는 컬러립밤, 눈썹 정리 가이드 스티커 등 총 11종의 제품을 8000원에서 1만원 대로 선보이며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거부감은 잡고 가격 경쟁력은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에게 국한됐던 색조 화장품 영역이 젠더리스 열풍을 통해 남녀 구분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신에게 투자하는 남성들을 통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