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10명 중 9명은 전자담배로 바꿔…1세대 교체시기로 인한 경쟁 가열 시작

시장점유율 9.1%. 국내 전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지난해 이뤄낸 성과다. 열명의 흡연자 중 아홉명이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탔다. 궐련형 전자담대 시장이 개막된 지 1년이 되는 시점에 판이 더 커지고 있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독주하고 있는 시장에 브리티시아메리카토바코(BAT)가 전열을 정비하고 있고, 백종인 대표 2기를 맞이한 KT&G가 거센 도전을 예고했다.

아이코스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연 한국필립모리스는 최근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경남 양산공장에 아이코스 전용담배인 ‘히츠’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올해 2분기부터 국내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점유율 상승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비중은 지난해 11월 7.3%에서 12월에는 6.1%로 떨어졌으나 올해 들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1월에는 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이코스 1세대의 교체 시기가 곧 다가온다. 향후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관심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터리는 1년이 지나면 성능 저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출시 직후 아이코스를 구매한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경우 기기 가격을 고려해 다시 궐련으로 돌아갈지, 궐련형 전자담배를 계속 선택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코스의 적정 교체시기가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기존 담배 기기를 재구입할지, 혹은 다른 제조사의 기기를 새로 구입하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담스러운 기기 교체 비용을 고려해 다시 일반 궐련 담배로 되돌아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BAT코리아는 글로가 일반 궐련을 사용할 때보다 잠재적으로 유해성을 감소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BAT R&D 부문의 유해성 감소 입증 부문 총괄인 제임스 머피 박사는 4주간의 실험을 통해 기도 세포를 일반 궐련의 연기나 증기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켰다. 첫 2주 동안은 폐 조직을 일주일에 세 번씩 각 15분 동안 담배 연기에 노출시켰다. 이후 2주 동안은 일반 궐련 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집단과 글로 증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집단, 공기에만 노출된 집단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한 결과를 4주 동안 공기에만 노출된 기도의 세포 조직과 비교했다.

BAT는 이 실험을 통해 2주 동안 일반 궐련의 연기에 반복적으로 세포 조직을 노출시킨 후 글로로 전환했을 때 일반 궐련 연기에 노출된 폐 세포 조직에 비해 염증으로 인해 생성되는 분자의 양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BAT 측은 “글로는 태우는 것이 아니라 가열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히팅 디바이스로, 글로의 증기에 포함된 일부 유해 성분은 일반 궐련의 연기에 비해 90~95% 정도 적다”고 강조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들의 교체시기와 함께 더욱 커질 시장에서 경쟁의 가열을 예고하는 발표다. ‘아이코스’의 권장 교제시기에 올 하반기부터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각 제조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2라운드 경쟁

현재 할인가 기준 세 기기의 판매가는 아이코스 9만7000원, 글로 7만원, 릴 6만8000원 수준이다. 전용 담배스틱 가격은 담배와 비슷한 4300원~4500이다. ‘연기, 냄새 덜 하고 덜 해로운 담배’를 내세운 궐련형 전자담배의 2라운드 경쟁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궐련형 전자 담배의 경우 미국에서는 현재 판매되지 않고, 유럽의 경우 출시 후 2~3년 동안 점유율이 1%~2% 내외로 미미한 수준이다.

유독 일본과 한국에서만 빠르게 눈에 띄는 성장을 하고 있다. 외국계 담배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초기시장 성장율은 일본과 비교해도 더 빠른 수준”이라며 “흡연을 꺼리는 문화와 덜 해로운 담배를 찾는 수요, 전자 제품에 익숙한 우리나라 젊은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배 업체 관계자들은 현재 삼파전 양상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1년마다 기기 교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담배스틱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필립모리스의 경우 업체 선발 주자로 현재 BAT, KT&G와 비교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기기 특성상 1번 기기를 사용하면 일정 시간 충전해 재사용이 가능해 연속 담배를 선호하는 흡연자에게는 불편한 단점이 있다.

BAT코리아의 글로는 연속 담배가 가능하지만 기기의 형태와 디자인이 두 회사와 다르다. 가장 후발 주자인 KT&G의 릴은 담배 가열 방식이 아이코스와 다르지만 담배스틱은 호환이 가능하다. 아이코스 기기로 릴의 담배스틱을 피우거나 릴로 아이코스의 담배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BAT코리아는 출시 1년이 되는 올 하반기에 기존 기기를 업그레이드 한 새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BAT코리아도 지난 1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글로’와 전용담배 ‘던힐 네오스틱’의 판매처를 전국 5만여개 소매점으로 확대한 바 있다.

후발 주자인 KT&G ‘릴(lil)’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KT&G는 서울에 국한됐던 릴 판매처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전체 담배 시장에서 차지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비중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과 전용담배 ‘핏(Fiit)’의 판매지역을 이달 전국 6대 광역시와 경기도 6개 도시(성남·고양·수원·안양·용인·과천) 및 세종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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