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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일등은 없다오너의 미래지향적 통찰력·제품의 차별화·사업의 다각화가 이룬 지각변동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8.03.2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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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나 쓰리나 다 똑같은 거지. 막말로 넘버원이 다 싹쓸이 하는 세상 아니냐?” 지난 1997년 개봉한 송능한 감독의 영화 <넘버 3>에 나오는 이 유명한 대사는 승자독식의 시대를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결국 ‘영원한 일등은 없다’는 진리를 담고 있다.

최근 후원방문판매, 편의점, 우유업계에서도 이 같은 진리가 통하고 있다. 실제 사드 직격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은 3년 만에 업계 1위 자리를 LG생활건강에 내줬으며 GS25는 매출 기준 1위와 더불어 점포수 기준 1위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더불어 매일유업은 48년 만에 국민우유, 서울우유를 밀쳐내고 1위 자리를 꿰차며 지각변동을 몰고 왔다.선도기업의 씁쓸한 퇴장은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품의 질과 가격 경쟁력은 물론 소비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사회적 이슈까지 겹치며 브랜드 순위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의존율에 승패 갈렸다

업계 1위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뛰어난 브랜드 인지도, 양질의 제품, 명성 등을 기반으로 매출과 이익을 독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 사회적인 이슈까지 겹치며 1위 기업들의 쇠퇴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이에 LG경제연구원의 ‘시장을 선도하던 기업이 무너지는 이유’ 보고서에 소개된 선도기업들이 위기에 빠지는 주요 원인▲리더의 확증 편향의 오류 ▲고객이 인정하는 차별적 가치 창출 무시 ▲변화의 필요성 망각 ▲과거의 향수로 인한 미래 도약 저해 등을 통해 1위 기업의 쇠퇴 원인을 짚어봤다.

먼저 리더의 확증 편향은 쉽게 경영자의 오류를 말한다. 선도기업의 경영자들은 대부분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체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성공 방정식’을 갖는다. 여기서 딜레마가 형성된다. 자신의 성공 방정식을 맹목적으로 중시해 다른 생각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확증 편향의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 이 경우 대부분의 리더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보는 분명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거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증거만을 받아들이고 다른 생각을 입증하는 자료는 무시해 버리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의 성공 방정식을 통해 지금까지 성장했지만 시장의 환경, 고객의 니즈 등 모든 환경이 바뀌고 그 바뀌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3년 만에 아모레퍼시픽이 LG생활건강에게 매출 1위 자리를 내어준 배경 또한 확증 편향의 오류에 속한다. 실제 지난 2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국내기업의 피해가 지난해 실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기형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아모레퍼시픽은 요우커의 방문이 끊기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중국 의존율은 줄이고 럭셔리 화장품 등으로 우회를택한 LG생활건강은 중국 경제 보복 조치를 유연하게 대처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0% 감소한 6조2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315억원으로 32.4%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39.7% 떨어진 4895억원을 기록하며 후원방문판매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LG생활건강에 내줬다.

2위로 밀려난 아모레퍼시픽의 원인은 지나친 중국 의존도에 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 비중을 25%로 늘리며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을 타깃으로 마케팅 개발,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면서 소비자 중 요우커 비중을 키웠다. 하지만 지난해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 조치에 역풍을 맞았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6조2705억원, 영업이익 9303억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후’ ‘숨’ 등 고급 브랜드의 차별화된전략으로 돋보이는 성장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차별화와 다각화가 만든 자리

기업의 쇠퇴에 있어 자신들이 추구해야 하는 본질적 목표를 망각하고 수익만을 탐하다 경쟁력의 원천인 ‘고객이 인정하는 차별적 가치 창출을 무시’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현재의 성공에 취해 변화의 필요성을 망각하고 현실에 안주함으로써 쇠퇴의 운명을 맞은 기업들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고객이 원하는 차별적인 가치 창출을 통해 업계 1위를 꾀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순위 다툼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 업계의 1위 업체 GS25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매장 수는 CU가 1만2503개로 가장 많았다. GS25는 1만2429개로 2위다. 하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GS25가 지난 2013년부터 CU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GS25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6조2780억원로 CU의 작년 연매출인 5조6522억원보다 6258억원 앞서 있다. 지난 2012년 GS25가 처음으로 CU를 연간 매출액에서 따돌린 이후부터 줄곧 격차를 벌려왔다. 지난 2016년의 격차는 6614억원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GS25는 초기부터 점포 수보다는 점포당 매출액 늘리기에 초점을 맞춰 일찌감치 매출 기준 1위업체 자리를 꿰찼다”며 “최근 두 회사의 점포 수 격차도 100개 이내로 좁혀 들어 GS25가 조만간 양대 타이틀을 모두 획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기준 가맹점 사업자의 평균 매출액도 GS25가 압도적이다. 실제 가맹점 1곳당 가장 많은 연매출을 올리는 곳은 GS25(6억7922만원) 뒤이어 미니스톱(6억4099만원), CU(6억1682만원), 세븐일레븐(4억9938만원) 순이다.

이처럼 매장 수 대비 매출은 뛰어난 알짜배기 장사를 하고 있는 GS25의 성장의 열쇠는 가성비다. 실제 GS25는 1+1상품 가짓수 비율이 다른 편의점보다 월등히 높다. 300~400여개 수준인 다른 편의점들 보다 1+1. 2+1, 덤 증정과 같은 행사 상품만700여개, 두 배 이상이다. 이를 통해 지난 1월에는 ‘칸타타’, ‘고티카’, ‘토레타’와 같은 1+1 제품들이 GS25 전체 매출을 이끌었다. 또한 GS25는 1개 통신사 할인만 적용되는 다른 편의점들과 달리 2개 통신사 각각 10%씩 할인 되고 GS리테일의 고유 결제수단인 팝카드 결제시 10% 추가 할인까지 가능해 동종 업계에서는 가장 높은 할인 혜택을 보유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마케팅 차별화에 이어 PB상품인 유어스와, 오모리 김치찌개라면, 미니언즈 우유, 등 캐릭터 콜라보레이션상품으로 상품 차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점주들에게도, 소비자들에게도 ‘가성비’ 높은 편의점이란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48년 동안 순위 변동이 없던 우유업계에서도 최근 1위 바꿈이 있어났다. 매일 유업이 지난 2016년까지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던 서울우유의 매출을 넘어선 것. 서울우유의 초라한 퇴장은 선도기업 쇠퇴의 원인 중 ‘과거의 향수가 미래의 도약을 저해’하는 경우로 꼽힌다. 기존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집착하고 과거에 얽매임으로써 결국 변화할 때를 놓친안타까운 결과다.

반대로 매일유업은 수입제품 확대와 저출산으로 인한 영유아 감소로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들자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와인, 외식, 카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지난 2009년부터 폴바셋 카페를 운영하며 원유 아이스크림 등으로 인기를 끌었고 2013년부터는 ‘상하목장’이라는 유기농 원유 아이스크림 단독 매장을 열기도 했다. 이 같은 사업 다각화로 지난 2007년 전체 매출에서 37%를 차지하던 흰 우유와 가공유 매출 비중은 지난해 27%로 감소했다. 하지만 전체 매출은 꾸준히 늘어지난 2016년 1조6374억원을 기록, 서울우유의 매출 1조6037억원보다 337억원 앞서면서 1위에 올라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간 유통업계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아 업체 간 순위 바뀜 현상이 자주 일어나지 않았다”며"하지만 최근 유통시장 상황이 하루하루 변하는 데다 업체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1등 업체가 계속 그 자리를 지키는 일은 보기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피할 수 없는 영원한 화두이처럼 다양한 환경의 변화로 인해 기업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머무르는 기간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시장을장악하던 기업의 쇠퇴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일까?
LG경제 연구원의 ‘지속 성장 기업의 조건’에 따르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가설에 대한 지속적 업데이트 ▲물질적 자산이 경쟁력이라는 생각 버리기 ▲고객에 대한 제대로 된 공감 ▲경쟁에서 승리하는 다름 만들기 ▲다양한 아이디어의 실험 ▲유연하고 스피드 있는 실행 등 6가지 플랜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비즈니스 가설에 대한 지속적 업데이트다. 오늘의 고객과 경쟁자가 내일이나 일 년후에도 고객이고 경쟁자일 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 전략이 수립돼 실행된다고 하더라도 먼저 세운 가설이 맞는지를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물질적 자산이 경쟁력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단순히 자산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창의적 사고와 자산이 결합돼야 한다. 더불어 고객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에 대해 공감해 상품·서비스를 창출해야 한다. 기업 활동을 통해 창출한 결과가 고객이 인정하는 효용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의 성과 역시 좋을 수 없다. 우리가 무엇을 할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가 아니라 시장과 고객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또 경쟁에서 승리하는 다름을 만들어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자원의 열세를 극복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는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남과 유사한 전략이 아닌 한계 극복을 위한 나만의 방식을 찾고 실행하는 특징을 보인다.

다양한 아이디어의 실험도 필요하다. 시장을 선도한 혁신적인 산출물들 중 많은 경우가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의문을 제기하며 기존의 생각과 방식에 도전해 실행한 것에서 나왔다. 혁신을 이끌 아이디어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아이디어를 제대로 실행시키고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연하고 스피드 있는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 예기치 못했던 사태에 의해서 경영 환경이 하루아침에 급격하게변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해 신속하게 움직이지 못한다면 급속히 쇠퇴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때문에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 방식이 결정되면 혼신의 힘을 다해 목표했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는체제와 역량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시장을 선점하고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조건은 없다.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과 생존을 위해 기업들은 이전과는확연히 다른 전략 및 운영으로 맞서야 한다. 향후 그저 그런 기업으로 머무느냐 아니면 급이 다른 기업이 되느냐는 기존의낡은 비즈니스를 업그레이드한 탁월한 전략을 수립해 제대로 실행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쇠퇴는 모든 기업이 피할 수 없는 영원한 숙명이며, 성장은 모든 기업들이 피할 수 없는 영원한 화두이다. 영원한 일등은없다.     

김보람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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