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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배신‘우리 농산물’ 간판 걸고 수입 농산물 판매…의무휴업 규제 대상 벗어나 각종 폭리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7.12.0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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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우리 농산물 장려’를 방패삼아 각종 폭리를 취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위원회는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이하 국감)를 열었다. 국감에서 농협은 그간 판매하는 농산물의 일부를 수입 농산물 판매로 대체해 왔으며 납품업체에게는 최대 55.0%의 마진율을 적용해 각종 폭리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본래의 목적을 소홀히 하며 각종 이익을 독식해 왔다는 것. 실제 농협은 유통산업 규제를 받지 않아 의무휴업 규제 대상 점포에서 제외된다. 유통산업 발전법에서 ‘국산 농산물 장려’라는 예외조항을 뒀기 때문이다. 특권이 꼼수로 변질되고 있다.

납품 마진율도 대형마트 최고 수준
지난 10월 열린 국감에서 바라본 농협은 우리가 알던 농협과 달랐다. 농협은 그간 수입 농산물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었으며 의무휴업 규제대상이 아닌 특혜를 누리며 납품업체에게 55.0%라는 높은 마진율을 적용해 왔다. 우리농산물 장려라는 본래의 취지를 잊은 지 오래 돼 보였다.

실제 농협을 통해 판매되는 수입 농산물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이 국감에 제출한 ‘농협공판장 수입 농산물 취급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1조1918억원의 수입 농산물이 농협을 통해 판매됐다. 연도별로는 2013년 2124억원, 2014년 2234억원, 2015년 2499억원, 지난해 2846억원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한 농협이 유통하는 전체 취급액 대비 수입 농산물 비중도 매년 증가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농협공판장 총 취급액 중 수입 농산물 취급액은 7.3%로 지난 2013년 5.6% 대비 1.5%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과일류가 9206억원(77.2%)으로 가장 많았고 채소류 1750억원(14.7%), 기타 962억원(8.1%) 순이었다. 취급상품은 바나나(4182억원), 오렌지(2043억원)를 포함해 국내에서도 생산되고 있는 포도(1042억원), 당근(445억원), 호박(325억원), 마늘(307억원) 등도 농협에서 취급되고 있었다.

이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농협이 유통 사업 등 수익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농협은 납품업체를 상대로 각종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중소기업중앙회는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292개의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하나로마트의 마진율은 대형마트 중 최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최고마진율은 하나로마트가 55.0%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홈플러스가 54.5%, 롯데마트는 50.0%, 이마트는 4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대형마트가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납품업체와 직접 계약하지 않고 유통벤더를 통해 계약하는 유통벤더 비율도 하나로마트가 가장 높았다. 실제 하나로마트는 납품업체 21.8%를 유통벤더를 통해 납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벤더를 통해 계약하게 될 경우 납품업체는 15~20%의 이르는 유통벤더 수수료로 부담이 베가 된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농협은 우리 농산물 장려라는 방패를 통해 대형마트와 같은 의무휴업 규제대상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농협은 전국에 253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농협 공식홈페이지 기준으로 농협이 운영하는 대형마트 하나로 클럽은 32개, 하나로마트는 2420개, 공판장은 78개다. 이 점포들은 사실상 유통산업 규제를 받지 않는다. 국산 농산물을 장려하기 위한 예외조항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실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에 따르면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5%이상인 대규모 점포의 경우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다’라고 규정돼 있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의 적용을 받는 농협 점포는 전국에 하나로클럽 세종점 단 한 곳 뿐이다.

높은 마진율로 수입산 농산물을 판매해온 농협과 하나로마트 점포들은 사실상 국산 농산물 판매를 조건으로 의무휴업을 하지 않는 특혜를 누려온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농협이 거둬들인 매출은 13조7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11조6300억원), 롯데마트(8조5100억원), 홈플러스(6조6100억원)보다 높다.

이에 농협의 사업 행태를 규제할 수 있는 입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대형마트처럼 활동하고 있는 농협의 형태를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며 “의무휴업을 지키는 대형마트는 물론 인근 전통시장과 영세상권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감에 참석한 의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감에서는 “농협은 농민들을 위한 협동조합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유통 사업 역시 농민들을 위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람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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