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는 영주 ‘죽령’, 영동 ‘추풍령’과 함께 조선시대 3대 고갯길로 꼽힌다. 당시 문경새재는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입신양명을 꿈꾸는 선비, 봇짐을 메고 다녔던 보부상 등 수많은 나그네가 이 길을 오갔다.
걷기 좋은 흙길로 다시 태어난 문경새재는 한국인들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낮에도 밤에도 걷는 재미가 남다르다

문경새재는 전구간이 흙길이다. 옆으로는 계곡과 수로가 있어 언제든지 손발을 닦을 수 있다. 뙤약볕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우거진 숲도 걷는 재미에 한몫을 한다. 이처럼 수려한 자연경관 덕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명승32호’로 지정됐다.
낮은 물론이고 늦은 밤에도 길을 걷는 사람이 많다.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밤에 황톳길을 맨발로 걷는다. 상상만으로도 운치 있다. 문경새재는 제1관문인 주흘관을 시작으로 제2관문 조곡관, 제3관문 조령관으로 이어진다. 전체 길이는 6.5㎞. 일정이 빠듯하다면 1관문이나 2관문까지만 걸어가도 좋다. 문경새재도립공원에 들어서면 자연생태전시관, 사계절 썰매장, 새재스머프마을, 옛길박물관 등 볼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들 중에서 옛길박물관은 과거길, 여행길 등 조선시대 길과 얽힌 문화를 재조명해놓았다.

1708년에 축성된 1관문 주흘관을 지나면 왼편에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이 나온다. <태조왕건>, <대조영>, <대왕세종> 등 유명 사극은 죄다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운이 좋으면 실제 촬영장면을 볼 수도 있다. 이곳에서 약 2.5㎞를 더 걸어가면 1594년에 축성한 2관문 조곡관이 나온다. 가는 길목에는 고려와 조선시대 숙식을 제공하던 국영 여관인 조령원터, 일제가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V자로 파놓은 상처 입은 소나무, 조선후기에 세워진 산불됴심비, 조선시대 신·구경상도 관찰사의 교인처인 교귀정 등이 있다.
황톳길을 걸으며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다보니 제3관문까지 가는 3.5㎞가 지루하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마지막 관문인 조령관은 1708년에 축성됐다. 이 관문을 통과하면 충청북도 괴산 땅이다.

경상북도 최대 탄광촌 역사, 문경석탄박물관과 문경철로자전거

문경석탄박물관에 들어서면 문경이 지난날 경상북도 최대의 탄광촌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전시관 로비에 설치된 대형 설치물에는 탄광산업이 한창 왕성할 때 촬영했던 사진들이 전시돼있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감동적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연탄을 만드는 과정과 석탄산업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영관에서는 광부들의 일과를 알기 싶게 설명해준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현장학습의 장이 된다. 야외전시장에는 실제 광부들이 살았을법한 탄광촌 가정집과 구멍가게, 정육점, 선술집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놓았다.

각 세트장마다 현지주민들이 직접 녹음한 대화가 있어 친근하게 다가온다.
한때 무거운 석탄을 실어 나르던 철로에 이젠 레저용 레일바이크가 다닌다. 문경철로자전거는 첩첩산중을 가르고 계곡을 가른다. 경북 팔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진남교반을 달릴 때면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에 가슴 속까지 시원해진다. 운행구간은 진남역에서 불정역, 불정역에서 주평방면, 가은역에서 먹뱅이역으로 운행한다. 왕복거리는 4㎞내외다. 문경새재유스호스텔, 청소년수련관, 불정자연휴양림 숙박자는 매표전에 확인영수증을 제시하면 20% 할인요금이 적용된다. 주말에 이용을 원한다면 사전예약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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