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천차만별 빙수…고가의 호텔 빙수 출시만으로도 이슈

빙수의 계절이 왔다. 그러나 즐겁지 않다. 밥값보다 비싼 디저트가 반가울 리 없다.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빙수 전쟁이 한창이다. 일찍이 디저트 업계에서는 다양한 얼음 종류와 특색 있는 토핑을 조합한 빙수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특히 최근 디저트 시장 규모가 약 9조원 대로 급성장하는 등 ‘작은 사치’를 누리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는 더욱 다양한 빙수 메뉴를 출시하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이색적인 빙수라 하더라도 점심 값의 10배가 넘는 빙수는 시원하다 못해 서늘할 지경이다.

간 얼음에 덜렁 팥만 넣어도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질소에 막걸리까지 첨가된 빙수의 진화에 감탄하길 바라며…. 저가에서 고가로 떠나는 빙수여행을 시작한다.

팥에서 질소 막걸리까지
우유를 부어 먹으며 즐기던 ‘팥빙수’를 기억하는가? 파란 뚜껑을 열면 숟가락이 들어있고 꽝꽝 얼다 못해 서로 합쳐져 커다란 얼음덩어리로 변해있던, 우유를 붓는 건 기본옵션이고 집안 사정에 따라 연유나 딸기잼을 풀어먹던 천원대 팥빙수 말이다. 이정도의 설명으로도 누구나 아~할 수 있는 팥빙수의 대명사였던 롯데삼강 ‘팥빙수파티’, 롯데 ‘일품팥빙수’, 해태 ‘아이리스팥빙수’, 빙그레 ‘뉴팥빙수’ 등 시중에 판매하는 팥빙수가 초저가로 선정됐다. 하지만 해당 제품들은 지난 2014년 하루 당 권장치의 기준을 초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며 점차 보기 어려워 졌다. 그러나 최근 수박바를 빙수 형태로 컵에 담은 ‘수백빙수’가 출시됐다. 가격은 2천원이다.

롯데리아 ‘고봉 팥빙수(4200원)’와 ‘고봉 녹차 빙수(4600원)’가 두 번째로 저렴한 빙수로 꼽았다. 최근에는 1㎞이내 한정된 지역을 토대로 별도의 보냉팩과 얼음팩을 활용한 배달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2종은 모두 얼음을 빙수 용기 위로 수북하게 담아낸 고봉밥의 형태로 판매된다. 고봉의 의미와 팥, 인절미 등의 깔끔한 토핑이 마음에 든다. 물론 SNS나 프로필 사진을 활용하기에는 비주얼은 보는 대로다. 세 번째는 나뚜루팝의 ‘구름 빙수’다. 이중용기 안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마치 구름 위에서 즐기는 듯한 시각적 재미를 살린 구름 빙수는 앞서 말한 파란 뚜껑의 팥빙수 베이스에 딸기, 라즈베리, 블루베리 3가지 토핑을 선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토핑이 추가 되면서 65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이제 밥값보다 비싼 빙수들이다. 커피 및 디저트 프랜차이즈 빙수는 올해 모두 가격이 올랐다.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은 맛과 토핑에 관해 업계 관계자들은 원가비 인상을 합창했다.

먼저 설빙의 시그니처 메뉴 ‘인절미 설빙’의 가격은 그대로 7천원이다. 최근 오른 메뉴는 ‘초코브라우니설빙(8900원)’, ‘애플망고치즈설빙(10900원)’, ‘오레오초코몬스터 설빙(12000원)’이다. 드롭탑은 망고 빙수와 블루베리 빙수에 ‘치즈와 새콤한 더블’을 추가하며 가격을 인상했다 ‘망고치즈 빙수’, ‘새콤한 더블베리 빙수’의 가격은 1만2900원이다. 투썸플레이스도 ‘망고치즈케이크빙수’ 가격을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티라미수케이크빙수’은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각각 천원씩 올렸다.

호텔 업계에서는 빙수 출시 자체만으로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워낙 고가이기 때문이다. 먹어 본적 없는 호텔빙수의 가격은 평균 4만원 안팎이다. 먼저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1층 그랜드 델리에서는 1인용 ‘Take-out 빙수’를 만날 수 있다. 테이크 아웃 용기에 담긴 클래식 빙수가 1만원, 망고 빙수가 1만5천원이다. 저렴하다고 섣불리 다가가선 안 된다. 1인용 빙수다. 기억하자 1인용 빙수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로비 라운지인 마루(Maru)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8가지 빙수들을 매주 하나씩 돌아가면서 선보이는 ‘월드 오브 빙수’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각 나라에서 영감 받은 ‘시나몬 애플 빙수’, ‘스트로베리 크림치즈 빙수’, ‘파인애플 코코넛 빙수’, ‘블루베리 빙수’, ‘녹차 모찌 빙수’, ‘체리 빙수’, ‘클레멘타인 빙수’, ‘캐러멜 바나나 초콜릿 빙수’등이 있으며 가격은 3만2000원부터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은 호텔 업계 최초로 질소빙수를 선보였다. 질소빙수는 애플망고를 직접 갈아 질소가스를 주입하고 최고급 요리에 부드러운 풍미와 풍성한 비주얼을 더해주기 위해 사용되는 요리기법인 ‘에스푸마(Espuma)’기법으로 부드러움을 극대화했다. 멜론빙수는 3만6000원, 망고빙수는 3만8000원에 판매된다. 파크 하얏트 서울 24층의 더 라운지는 막걸리 빙수와 허니 빙수 등을 판매한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이는 막걸리 빙수는 유기농 쌀로 빚은 최고급 탁주인 ‘우곡주’로 제작됐다. 허니 빙수는 3만7천원, 막걸리 빙수는 4만원이다. 개인의 취양이지만 그냥 우곡주를 한번 먹어보고 싶다. 콘래드 서울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드라이아이스 빙수를 선보였다. 망고 빙수, 자몽 빙수 2종으로 구성된 ‘37 빙수’는 프리미엄 명차 브랜드 알트하우스(Althaus)의 얼그레이티를 함께 우려낸 우유 얼음에 유기농 생망고 또는 자몽이 듬뿍 올리고 연유 대신 코코넛 밀크를 곁들인 것이 특징이다. 자몽 빙수 가격은 3만8000원, 망고 빙수 4만2000원이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 M&M’s(망고 & 멜론)는 디저트 뷔페 이용 시 2가지 종류 빙수를 옵션으로 제공한다. 신선한 망고와 머스크멜론 생과육은 물론 망고 젤리와 멜론 젤 리가 듬뿍 올라간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5만5000원.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1층에 위치한 더 라운지는 ‘몽블랑 빙수’와 ‘헬로키티 빙수’를 선보였다. 몽블랑 빙수는 미셸 셰프의 고향 스위스 알프스 산맥 몽블랑에서 유래한 고급 디저트 몽블랑 케이크를 시원한 빙수 버전으로 재해석했다. 헬로키티 빙수는 그릇까지 먹을 수 있는 케이크 빙수다. 일곱가지 세이보리 트레이 셀렉션이 함께 준비된 에프터눈 티 세트로도 판매된다. 몽블랑 빙수는 3만7000원, 헬로키티 빙수 단품은 4만2000원, 에프터눈 티 세트 포함은 6만8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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