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장품 수출액 역대최고치…5년 새 314.7% 성장

중국의 사드 보복도 K뷰티의 인기는 꺾지 못했다. K뷰티는 지난해 34억4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출액을 찍었다. 지난 2012년 대비 무려 314.7% 증가한 것이다. 또한 올해 1분기에도 9억35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2.1%나 성장했다. 식지 않는 K뷰티의 인기는 한류 열풍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 다양하고 트렌디한 신제품 출시, 높은 품질의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시장 규모가 워낙 크고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만 한국 관광 제한, 수입화장품 관리 강화 등 중국의 한한령이 본격화 되는 만큼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 및 수출국의 다변화 등 중국 수출 변화에 대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등 중화권 편중현상 심화
K뷰티가 지난해 역대 최고치의 수출액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도 쾌속 항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관세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 화장품 수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화장품 수출액 34억4600만 달러(약 4조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5년 전인 2012년 8억3100만 달러와 비교하면 314.7%,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먼저 전체의 48.7% 비중을 차지한 마스크팩, 스킨, 로션 등 기초화장품이 16억7800만 달러로 2012년 대비 325.7% 성장했다. 세계인의 피부 타입에 맞는 올인원 제품 등 기능성 제품과 천연원료를 사용한 유기농 화장품 및 한방 화장품 등의 성장이 기초화장품 수출을 견인했다. 2012년 대비 245.0% 증가한 비비크림, 파운데이션 등 메이크업용 제품은 3억4200만 달러로 품목 별 비중 9.9%를 차지하며 화장품 수출액 2위를 유지했다. 특히 아이섀도우, 마스카라 등 눈화장용 제품은 2012년 대비 315.9% 성장한 1억3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기초 화장품과 더불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눈화장용 제품의 비중은 3.9%다. 이어 입술화장용 제품은 8700만 달러(2.5%), 파우더 3200만 달러(0.9%)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손발톱용, 향수, 어린이용, 화장수 등의 제품이 전 세계로 팔려나갔다.

지난해 국가별 화장품 판매액은 중국 12억4400만 달러, 홍콩10억7900만 달러, 대만 1억100만 달러 등 중화권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편중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특히 중국은 2000년 이후 17년 동안 국내 화장품 수출국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2년 대비 549.4%나 성장했다. 관세청은 중국내 화장품에 대한 소비세 인화와 기능성 화장품 공급을 수출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이와 함께 K뷰티는 화장품 본고장인 유럽국가의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EU)의 수출액은 8600만 달러로 5년 사이 347.9% 증가했다. 프랑스의 경우 2012년 308만 달러에서 지난해 2803만 달러로 811.1% 늘었고 같은 기간 이탈리아는 35만 달러에서 1349만 달러로 3765.7% 급증했다. 스페인 역시 14만 달러에서 1322만 달러로 863.7% 증가했다.

더불어 미국(2억9800만 달러)과 일본(1억5500만 달러)의 수출액도 늘었다. 화장품 수출국도 2012년 119개국 이후 2013년 128개, 2014년 130개, 2015년 131개, 지난해 138개로 매해 늘어나고 있다. 

해외 사업 구조 다변화 필요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2.1% 늘어난 9억3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올해 1분기 중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3억3700만 달러로 지난해 보다 27% 증가했다. 중국 내 사드 이슈로 인해 반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4월 코트라(KOTRA) 베이징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최대 해외 직구 플랫폼인 티몰글로벌 수입상품 중 한국산 제품의 비중은 13.6%로 일본(19.3%), 미국(18.3%)에 이어 3번째다. 하지만 4위 독일(8.0%), 5위 호주(7.9%)와 상당한 차이가 났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국내 화장품이 무더기로 통관 불허되는 등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직구를 활용해 한국 화장품을 계속해서 찾고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시장 규모가 워낙 크고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만 한국 관광 제한, 수입화장품 관리 강화 등 중국의 한한령이 본격화 되는 만큼 동남아시아, 미주, 중동 등 수출국의 다변화를 꾀해야 중국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사드포복의 리스크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국내 최대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동과 서유럽 등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과 건강기능식품, 의약품사업 등을 강화하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사업의 비중을 줄여 나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화장품 업계가 사드 이슈 등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중국에 국한된 사업 구조를 재점검하고 소홀했던 시장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올해 1분기 수출도 늘었지만 실질적인 제재가 본격화된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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