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에는 1004개의 섬들이 다도해 위로 보석처럼 점점이 박혀있다. 그 중 증도는 인구 2000명 내외의 작은 섬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광활한 태평염전과 때 묻지 않은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청정갯벌은 증도의 자랑이다. 드넓은 천연염전과 살아 숨 쉬는 갯벌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에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슬로시티 증도가 아름다운 이유

증도는 ‘금연 섬’으로도 유명하다. 섬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위트 있는 조형물을 보게 된다. 잔뜩 화가 난 얼굴의 참게가 담뱃불을 집게발로 자르는 모습이다. 절로 웃음이 나지만 나름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때부터 제 발 저린 애연가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섬 전체에 담배를 파는 가게가 공식적으로 없고 행여 길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눈총받기 십상이다. 향후 자동차 없는 섬으로 추진 중이어서 증도에서는 머지않아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슬로시티의 진면목을 맛보는 ‘느리게 걷기’가 대세가 될 듯하다. 밤이 되면 무수한 별들이 쏟아진다고 해서 ‘깜깜한 밤 별 헤는 섬’이라는 이름도 증도의 별칭이다. ‘친환경 세제만을 사용하는 섬’, ‘자전거 섬’, 증도의 매력 포인트는 끝이 없다.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 섬 탐험

증도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5가지 테마로 잘 짜인 코스를 ‘천천히 걷는 것’이다. 증도대교를 지나면 누구나 세 갈래길 앞에 서게 된다. 오른편은 구불구불한 동쪽해안선을 따라가는 1코스로써 노을이 아름다운 ‘사색의 길’이다. 산 능선과 해안일주도로를 오르내리며 장쾌한 바다를 조망하는 코스이다. 왼쪽 길은 태평염전과 소금밭전망대를 볼 수 있는 5코스 ‘천일염길’이다. 우선 증도의 심장부를 향해 직진코스인 2코스 ‘보물선 순교자 발자취 길’을 선택한다. 면사무소와 보건소, 학교가 있는 중심부이다. 가는 길은 활주로처럼 시원하게 뚫려있다. 면사무소와 보건소를 지나면 증도에서 가장 멋진 건물을 만난다.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이다. 오른편 하얀 십자가조형물이 있는 건물에는 4개의 문과 화사한 봄꽃이 어우러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문준경 전도사는 ‘증도 믿음의 어머니’로 불리는 인물이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59세의 나이로 북한군에 의해 순교하기까지 전남 신안군 일대 도서지역을 발로 누비며 100여 곳의 교회를 세웠고 가난한 사람과 병자들을 가족처럼 돌보았다. 2코스 보물선 순교자 발자취 길은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지와 순교기념관을 돌아보고 북쪽해안선을 따라 낙조전망대까지 오른다.

증도, 빛과 소금의 땅에 서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고 했던가. 광활한 태평염전을 보지 않았다면 증도를 미처 다 보지 못한 것이다. 태평염전의 거대한 규모를 보기위해서는 소금밭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높지 않은 곳이건만 계단이 가파른 탓에 호흡이 점차 거칠어진다.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전망 뒤로 끝도 없는 소금밭이 펼쳐진다. 1953년 전증도와 후증도 사이의 갯벌을 막아 형성된 단일염전으로 국내 최대 규모이다. 지붕이 세모 모양으로 지어진 소금창고들이 중앙대로를 따라 이어진다, 흡사 미국 대평원을 가로지르는 이국적인 풍경이다. 해질녘 이곳을 찾으면 태평염전으로 떨어지는 금빛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아래로 내려오면 소금박물관이 기다린다. 소금의 역사와 태평염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소금가게, 소금 레스토랑, 소금동굴힐링센터 등 소금을 테마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소금커피와 소금 아이스크림 등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간식도 판매한다.  

 

■여행정보 
■찾아가는 방법 : 내비게이션에 ‘문준경전도사 순교기념관’을 검색하면 된다. 지도여객자동차터미널에서 농어촌 버스이용(50분 안팎소요) 증도면사무소 정류장 하차 
■주소 :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문준경길 234 
■숙소 : 황금빛 낙조로 유명한 우전해변에 엘도라도 리조트가 있다. 증도 앞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여유롭게 휴식할 수 있다. 해수사우나실과 수영장, 식당과 카페 등 편의시절을 잘 갖추고 있다.
■문의 : 신안군청 문화관광과 061-240-8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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