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괄목 신장… 내국계 하락세 못 면해


 

지난 2009년 국내 다단계판매 매출액은 2조 4012억 원 정도로 추산돼 2008년의 2조 1956억 원에 비해 9.36% 성장했다. 2008년의 다단계판매 실질성장률인 10.48%에 비해 소폭 감소한 수치이나 2009년 전 세계를 강타한 경기 침체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견조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해석된다. 이는 지난해 국내 총 소매판매액이 252조원으로 2008년의 242조원에 비해 3.9% 증가하는데 그쳐 2008년의 6.78%나 2007년의 5.92%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외감업체 9개사, 6.07% 성장에 그쳐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산 100억 원이 넘거나 부채총액이 70억 원 이상이고 자산총액이 70억 원 이상인 주식회사는 독립된 외부의 감사인에 의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며 감사인은 감사보고서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회사(감사 또는 감사위원회를 포함한다)·증권선물위원회 및 한국공인회계사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주식회사에 대한 외부감사를 법으로 규정해 놓은 것은 이해관계인의 보호와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함이다. 따라서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영의 안정성이나 투명성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 된다.

다단계판매업체 가운데 자본과 부채를 합한 자산 규모가 100억 원이 넘어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업체는 한국암웨이를 비롯해 뉴스킨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 하이리빙, 앤알커뮤니케이션, 월드종합라이센스, 아이쓰리샵, 앨트웰, 고려한백인터내셔널, 한국사미트인터내쇼날 등 모두 10개 업체이다. 지난 2008년도에는 웰빙테크와 썬라이더코리아, 다이너스티인터내셔널 등 3개 업체가 더 있었으나 웰빙테크는 상향 조정된 외감기업의 자산 기준(자산 100억 원)에 못 미쳤으며 썬라이더코리아는 프랜차이즈로 업종을 변경했으며, 다이너스티인터내셔널은 폐업함에 따라 이번 분석에서는 빠지게 됐다. 또 한국사미트인터내쇼날은 매출 규모가 8억 4000여만 원에 불과해 역시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했다.

2009년 말 기준으로 다단계판매 업체의 수는 직접판매공제조합 가입사 42개사와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가입사 32개사 등 모두 74개로, 외부 감사 업체의 수적 비율은 12.16%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 9개 업체의 총 매출액은 1조 4782억 원으로 전체 다단계판매 의 추정 매출액인 2조 4012억 원의 61.54%에 달한다. 또 2008년의 1조 3931억 원에 비해 6.07% 증가한 액수이나 다단계판매 전체의 예상 성장률인 9.36%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진다.

이는 지난해 신규업체가 많이 생겨난 것과 월드종합라이센스, 앤알커뮤니케이션, 하이리빙 등의 국내업체가 부진했던 점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 한국암웨이, 뉴스킨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 등 외국계 다단계판매 3개 업체의 매출액은 1조 557억 원으로 다단계판매 전체 추정 매출액의 43.97%에 달하며 외감업체 총 매출액의 70.20%로 2/3를 상회하고 있다. 반면 국내업체7개사의 총 매출액은 4481억 원으로 2008년의 5243억 원에 비해 14.53% 줄어들었다. 특히 2008년도에 국내 업체 가운데 매출액 1위였던 월드종합라이센스가 지난해에는 32.35% 줄어든 매출로 국내 업체 3위로 내려앉았으며 2008년 6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아이쓰리샵도 2009년에는 약보합으로 돌아섰다.

 

한국허벌라이프, 매출증가율 1위

 

지난 2009년에는 외국계 업체와 국내 업체의 명암이 확실하게 대비되는 한해였다. 한국암웨이, 뉴스킨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 등 외국계 3개 업체의 매출 증가율은 업체별로 각각  10.99%, 12.37%, 79.59%로 전체 18.02%에 달한 반면 국내 업체는 15.30% 감소했다. 증감액 역시 외국계 3개 업체는 1608억 원 증가한데 비해 국내 업체는 762억 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매출액 1위는 699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한국암웨이가 차지했다. 2008년에도 6304억 원으로 1위를 차지한 한국암웨이는 2위와의 매출액 격차가 워낙 커 당분간 1위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2위는 꾸준하게 성장을 하고 있는 뉴스킨코리아가 1981억 원으로 차지했다. 뉴스킨코리아는 2008년에 비해 다소 주춤하는 듯이 보이고 있으나 올해 들어 ‘에이지락’이라는 신제품에 힘입어 3000억 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3위에는 2009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한국허벌라이프가 올랐다. 한국허벌라이프는 지난해 158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 2008년 대비 증가율과 증가액 면에서 각각 79.59%, 702억 원으로 1위에 랭크됐다. 전체 순위에서도 2008년 6위에서 2009년에는 3위로 뛰어올랐다.

이로써 2009년 매출액 순위 1위, 2위, 3위는 모두 외국계업체가 차지했다. 한국허벌라이프가 이처럼 큰 폭의 성장을 한 이유로는 새로운 콘셉트의 다단계판매 방식인 ‘뉴트리션 클럽’의 성공을 들 수 있다. 멕시코에서 시작된 뉴트리션 클럽은 이후 한국과 러시아 등지에서의 실험을 거쳐 지금은 지역에 따라 Nutrition Clubs, Commercial Clubs, Central Clubs, Weight Loss Challenge 등으로 불리며 허벌라이프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인 ‘daily methods of operation(DMO)’으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다이어트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 추세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체 4위이자 국내 업체 1위는 하이리빙이 차지했다. 이어 앤알커뮤니케이션이 5위에, 월드종합라이센스가 6위에 랭크됐으며 7,8,9위는 2008년과 변동 없이 아이쓰리샵, 앨트웰, 고려한백인터내셔널 순으로 차지했다. 2009년 101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하이리빙은 2008년 대비 10.50% 감소했으나 2008년 국내 업체 1위와 2위였던 월드종합라이센스와 앤알커뮤니케이션이 각각 32.25%, 16.33% 감소하는 바람에 1위에 올라서게 됐다.

국내 업체들의 이 같은 부진은 업체 별로 차이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제품력의 부재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모 업체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이 대부분인 업계에서 ‘Made in USA’와 ‘국산’은 마케팅 방법론에서부터 차이가 난다”며 “매스 미디어를 통한 제품의 직접적인 홍보가 아닌 구전 마케팅에서 제조원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 소비자 인지도를 들 수 있다. 다단계판매원의 증가가 정체상태인 현재로서는 매출액의 신장을 위해서는 소비자층의 확대가 필수적이나 취약한 인지도는 이를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에게 절실한 것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주력 상품과 함께 전략상품과 미끼상품, 구색상품 등에 대한 전술적인 다변화라고 볼 수 있다.

 

한국암웨이, 당기순이익 209억 원

기업의 최대 목적은 이윤 추구다. 따라서 기업의 모든 활동은 얼마만큼의 이윤을 남겼느냐에 의해 평가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9개 기업 모두 당기순이익을 남겼으므로 나름대로 의미 있는 기업 활동을 펼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업체별로 많은 차이가 있다.

9개 업체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총 762억 3642만원으로 2008년의 509억 7097만원에 비해 49.57% 늘어났다. 전체 매출액순이익률은 5.16%로 2008년의 3.49%에 비해 향상됐으며 자본순이익률 역시 31.91%로 2008년의 20.51%에 비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2008년도 종합소매업 매출액순이익률이 3.56%이며 자본순이익률은 6.65%인 점을 감안하면 다단계판매업의 순이익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남긴 업체는 한국암웨이로 208억 7297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008년에 비해서는 28.71% 줄어들었다. 이어 한국허벌라이프가 183억 원의 순이익을 남겼으며 뉴스킨이 129억 원, 앨트웰이 118억 원을 남겨 순이익 100억 원을 넘겼다.

가장 높은 매출액순이익률을 기록한 업체는 22.84%의 앨트웰이며 한국허벌라이프가 11.54%로 2위에 랭크됐다. 자본순이익률은 한국허벌라이프가 77.79%로 수위에 올랐으며 뉴스킨코리아가 55.02%, 한국암웨이가 36.11%로 뒤를 이었다. 반면 앤알커뮤니케이션은 5억 1414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남겨 0.54%의 매출액순이익률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자본순이익률도 3.92%에 불과해 9개사 가운데 8위에 그쳤다. 고려한백인터내셔널은 2억 997만원의 당기순이익으로 매출액순이익률은 0.67%로 8위, 자본순이익률은 1.36%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또 자본의 이용효율을 나타내는 자본회전율은 9개 업체 종합 6.19로 2008년의 5.87에 비해 소폭 늘어났다. 가장 많이 자본을 회전 시킨 업체는 한국암웨이로 무려 12.11에 달하며 앨트웰은 1년간 자본을 한번도 회전 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리빙의 경우 2008년의 5.65에 불과했던 자본 회전률이 2009년에는 8.82로 크게 늘어났다. 또한 매출액순이익률과 자본순이익률도 각각 3.21%, 28.27% 등 2008년에 비해 크게 호전 됐다. 이는 하이리빙이 지난 2008년 HLMC와 분할됨으로써 자본과 함께 관리비가 상당부분 줄어든 결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67억여 원의 단기순손실을 기록한 앨트웰이 올해 118억여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영업활동의 결과가 아니라 81억여 원의 지분법 이익과 27억여 원의 단기매매증권 관련 이익 등 영업외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이쓰리샵, 유동비율 가장 높아

유동성이란 어느 자산이 단기에 정상적인 가격으로 현금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거나 조만간 갚아야 할 단기성부채에 대한 변제능력을 분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유동자산과 유동부채의 비교에서 시작된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인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그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하여 쓰이는 것으로 신용 분석적 관점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그만큼 기업의 재무유동성은 크다. 재무관련 실증적 연구에 의하면, 유동비율은 사채상환 불이행, 부도, 기타 재무상의 곤경에 관하여 예측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200%가 이상적이나 합리적인 자금 계획 아래서는 당좌비율(당좌자산/유동부채) 측정기준인 100%만 넘겨도 단기지급채무의 변제에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한다. 유동성이 필요 이상으로 크면 다른 곳에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있는 것을 의미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9개 업체의 유동비율은 평균 132.57%로 재무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높은 유동비율을 보유한 업체는 아이쓰리샵으로 210.53%이며 한국암웨이가 111.66%으로 가장 낮다. 그러나 한국암웨이의 유동부채는 대부분 본사와의 거래에서 생긴 것으로 유동비율이 비교적 낮다고 유동성이 나쁘다고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또 하나의 요소인 부채비율은 대차대조표의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며 기업의 건전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100% 이하가 이상적이며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불건전하므로 지불능력이 문제가 된다. 9개 업체의 평균 부채비율은 99.88%로 비교적 양호하나 한국암웨이의 부채비율은 225.05%로 부채가 자본금의 두 배를 넘는다.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가진 업체로는 고려한백으로 부채가 자본의 1/4도 채 되지 않으며, 이어 앨트웰, 아이쓰리샵 등이 자본의 반도 안 되는 부채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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