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중독족’ 대두…기업, 체험마케팅으로 신뢰 확보 나서

소비자들이 직접 맛을 보거나 조리 과정을 확인하는 등 ‘증거 중독’ 트렌드가 뜨고 있다.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가 범람하고 광고 마케팅이 쏟아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제품 설명서를 읽고 영양성분표나 첨가물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증거 중독이란 도서 ‘트렌드코리아 2015’에서 소개된 단어로, 불신과 불안이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증거 수집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구매 의사 결정을 내리는 소비 현상을 의미한다.

유통업체들도 이러한 ‘증거 중독’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먼저 써보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체험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구매 전 부담 없이 제품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고, 기업은 브랜드 신뢰도 제고와 새로운 고객 확보는 물론 제품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 증거중독시대에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견학프로그램으로 체험기회 제공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글로벌 로스팅 플랜트를 준공하고, 100% 열을 사용해 균일하게 로스팅하는 에어로스팅(Air-Roasting) 공법을 도입하면서 글로벌 로스팅 플랜트 견학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아는 만큼 맛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이번 프로그램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커피 공정과정을 오감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커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최첨단 로스팅 방식으로 생산되는 신선한 원두를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현장에서 커피를 추출해 시음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청담 베네타워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통해 회당 최대 40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참가 희망자는 카페베네 홈페이지(www.caffebene.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새로운 에어로스팅 공법을 통해 한층 향상된 카페베네 커피의 맛과 향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견학 프로그램”이라며 “커피 관련 교육기관 및 단체를 비롯해 카페베네 가맹점주, 커피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카레, 케첩, 마요네즈, 오뚜기 밥 등을 생산하는 대풍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한 3월~6월, 9월~11월에 주 2회씩 진행한다. 제품생산 라인 및 자동물류창고 등을 살펴보고 신제품을 시식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전 제조라인의 자동화 시스템과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 위생설비를 구축했으며, 친환경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태양열을 이용하는 등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 인증을 받았다. 주부, 대학생 등 전국의 모든 단체를 대상으로 홈페이지(www.ottogi.co.kr) 또는 유선(02-2010-0716)을 통해 신청을 받고 있다.

매일유업은 아이들을 위한 식품 안전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나 제품 리뉴얼 등 다양한 테마로 견학이 진행되고 있으며, 안전한 분유 생산을 위한 방사능 검사 과정 및 유아식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연 평균 50회, 총 10만여명의 주부 및 임산부 고객이 다녀갔다.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매장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외식업계는 위생 및 재료를 중시하는 고객들이 조리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오픈 키친’ 형태로 매장을 꾸미고 있다.

최근 한식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식뷔페 중 신세계푸드의 올반은 직접 현장에서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 등 오픈키친 콘셉트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매장 한편에는 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전면 공개해 메뉴의 신선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랜드그룹 외식사업부에서 새롭게 론칭한 월드 고메 뷔페 애슐리 퀸즈는 전문 셰프들이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라이브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메뉴 카테고리 별로 나눠진 각 섹션을 담당하는 셰프들이 직접 조리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바리스타 섹션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바리스타가 커피를 즉석에서 내려주기도 한다.

제품 체험은 물론 전문가가 나서 관련 운동법까지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아웃도어 업계 이색 체험마케팅도 눈길을 끈다. 

살로몬 아웃도어는 오는 6월 29일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압구정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월요 시티 트레일 러닝’을 진행한다. 

살로몬은 현장에서 살로몬의 트레일 러닝화와 스포츠 아웃도어용 시계 ‘순토(Suunto)’를 무료로 대여해주며 간단한 다과도 제공하는 등 참가자들이 준비물에 대한 부담 없이 가볍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트레일 러닝 전문가가 인솔자로 함께 동행, 트레일 러닝 훈련법이나 팁을 얻을 수 있다.

코스는 초보자도 무난하게 달릴 수 있는 베이직 코스(4㎞)와 한강변을 지나 서울숲을 목표로 달리는 코어 코스(7㎞) 등 두 가지 코스로, 참가자 신청은 별도의 참가신청 없이 현장 접수를 통해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보여주는 마케팅 전략은 제품에 대한 장점을 시각적인 증거를 통해 알리는 방법으로 소비자의 신뢰도와 구매욕을 동시에 상승시킬 수 있다”며 “이러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업계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은 앞으로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림 기자 |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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