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해외직구 하겠다…국내업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승부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앞두고 해외직구족들과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날(매년 11월 마지막 주 금요일로, 적자를 뜻하는 빨간색 잉크로 가득했던 미국 유통업체들의 장부가 이날부터 흑자를 나타내는 검은색 잉크로 작성된다 해서 ‘블랙 프라이데이’라 불리게 됐다. 특히 이 시기에는 미국에서 최대 80~90%에 이르는 큰 할인으로 쇼핑의 절정을 이루는 날이기도 하다. 유통업체들의 연매출 가운데 20% 가량이 이 시기 발생할 정도로 미국 전역이 손님들로 들썩인다.

우리나라도 블랙 프라이데이가 쇼핑 대목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한·미 FTA 발효로 면세한도가 상향됐고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해외직구를 시도하는 소비층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해외직구 건수는 1116만건으로 약 1조1029억원 규모다. 올해 8월 기준 988만건인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해외직구 관련 시장은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직구 규모는 올해 1~9월까지 이미 10억 8200만 달러(약 1조1029억원), 1116만건을 기록해 작년 수치를 넘어섰고 블랙 프라이데이를 계기로 새롭게 직구 대열에 합류하려는 소비자들이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해외직구 규모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G마켓이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고객 24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1%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에 해외직구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해외직구를 해본 경험이 없다는 응답자가 74%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처음으로 직구에 도전하는 이들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강선화 G마켓 마케팅실장은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 직구 경험이 없던 소비자들이 올해는 쇼핑 계획을 세우는 등 해외직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빵빵’
상황이 이쯤 되자 국내 유통업체들도 해외직구족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로 대응하고 있다. 해외직구 편집매장을 열거나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못지않은 할인 행사를 실시하는 것. 
롯데백화점 본점은 오프라인 해외 직구 편집 매장인 ‘비트윈(BETWEEN)’을 최근 오픈했다. 비트윈은 온라인 직구 가격 그대로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최초 매장으로 ‘VELVET by Graham and Spencer’, ‘AMERICAN RETRO’,   ‘HARLYN’ 등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온 30여개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제품 가격은 온라인 직구와 비슷한 수준인 현지 판매가의 130% 수준으로 책정했다. 해외 사이트보다 30% 정도 비싸지만, 배송비와 관세가 없기 때문에 실제 가격은 직구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가격은 유사하지만 직접 보고 입어본 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또한 계산하고 바로 가져갈 수 있어 배송 관련 문제 등을 해소시켜 해외직구족을 많이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인기 아동복 상품을 해외 사이트 판매가와 똑같은 가격에 내놨다. 이는 배송비와 관세를 감안하면 사실상 더 저렴하다. 해외직구족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뤄진 이 행사에서 현대백화점은 평소 대비 5배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하자 추가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도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옥션은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00종, 3만점의 인기 해외직구 상품을 최대 70% 할인하는 ‘블랙 에브리데이’ 이벤트를 연다.

이 행사를 통해 넥서스4 8GB(리퍼브 상품)를 9만9000원에 LG 55형 TV를 84만9000원에 판매한다. 또한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100벌 한정)과 노비스 남녀 패딩을 각각 74만9000원, 89만9900원에 판매한다.

11번가도 ‘해외쇼핑 블랙프라이데이 기획전’을 마련했다. 해외상품을 취급하는 우수 판매자와의 협약을 통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덕분에 저렴해진 해외상품을 모아 명품 의류, 잡화 등을 특별가에 판매한다.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배송대행 서비스 ‘위메프박스’로 블랙 프라이데이를 겨냥한 배송대행 서비스 강화 및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개최한다.

위메프 박스 이용 시 파손·분실·결품 등의 배송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배송대행 업계 최고 보상 한도 금액인 최대 500만원까지 보상해준다. 또한 익숙하지 않은 언어와 해외 쇼핑몰 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LG유플러스 원격 지원, 카카오톡에서 ‘위메프박스’를 친구로 추가해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 대표 세일 품목인 전자기기와 패션·잡화 중 최근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태블릿PC, 시계, 지갑을 선정해 무게와 상관없이 최대 6000원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배송비를 책정하는 ‘고정 배송비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김현주 위메프박스 차장은 “해외직구에 관심이 많으나 망설이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 주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부담 없는 배송비로 첫 해외직구에 도전해 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림 기자 |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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