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조 육박… 5명 중 1명 판매원

다단계판매 시장의 성장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다단계판매시장을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다단계판매 시장의 총 매출액은 2조9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뉴스킨코리아, 애터미 등 상위 10개 기업의 매출 비중이 81.6%를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다단계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원수는 16% 증가한 415만명을 기록했다. 415만명이라는 숫자는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2595만명의 약 16%에 해당된다.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 다섯 명 중 한 명은 다단계판매원으로 등록돼 있다는 의미다. 또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으로 건강식품, 화장품, 통신상품, 생활용품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경기침체 ‘글쎄’…우리는 성장 중
“다단계판매 시장규모는 지난 2007년 이후 완만하긴 하나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다단계판매 시장이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소비자보호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어느 정도 시장의 신뢰를 갖춰다는 것이 이 같은 분석의 근거이다.

이 관계자는 “다단계판매업체들이 공제조합 가입해 있고, 업체들은 소비자·판매원으로부터의 환불보상 등 소비자보호 장치들을 잘 준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다단계판매 시장의 매출을 보면 시장의 성장세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다단계판매 시장은 2011년도에 87개 사업자의 총 매출액이 2조9492억원이었다(폐업한 17개사 매출액 포함). 이는 전년 대비 16.4% 증가한 수치로 2010년도에는 90개 사업자의 총매출액이 2조 5334억원이었다.

조금 더 앞으로 가보면 다단계판매 시장의 매출규모는 2007년 1조7743억원, 2008년도 2조1956억원, 2009년 2조2585억원 등 매년 평균 11.1%씩 증가해 왔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평균 4%에 미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다단계판매 시장의 성장세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다단계판매 시장의 성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지속된 것이어서 올해와 내년에도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잔망도 가능하다.

지난해 다단계판매 시장의 성장도 예년처럼 상위 기업들이 이끌었다.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암웨이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한국암웨이는 지난해 1조211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도 8545억원에 비해 무려 1666억원의 매출을 더 낸 것이다.

다단계판매 기업 매출 규모로 상위 3개사를 제외하면 1600억원대의 연간 매출을 올린 기업이 없는 실정에서 한 개 기업이 그 정도 규모의 추가 매출을 올린 것이다.

한국암웨이는 건강식품과 생활용품의 판매로 매출을 끌어 올렸다. 더블엑스 등 대표적인 건강식품 판매를 통한 매출이 900억원을 넘었다.
한국허벌라이프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한국허벌라이프는 지난해 4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년도 매출 2946억원에 비해 1636억원의 매출상승을 이끌어 냈다.

허벌라이프 역시 건강식품으로 폭발적인 매출성장을 만들었다. 뉴트리셔널, 쉐이크믹스, 쿠키&크림 등의 제품 판매액이 561억원이었다.
뉴스킨코리아는 349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에 비해 620억원의 매출 상승을 이뤘다. 뉴스킨은 화장품을 주요 취급 품목으로 삼아 매출을 올렸다. AgeLOC 등의 제품 판매액이 330억원이었다.

이들 상위 3개 업체 매출액 증가폭은 3940억원으로 지난해 다단계판매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매출 상위 3개사인 외국계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오른 반면 국내 기업인 하이리빙은 전년도 보다 128억원의 매출이 떨어져 지난해 95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래서 국내 기업에서는 애터미의 빠른 성장이 주목받았다. 애터미는 지난해 1287억원의 매출을 올려 1000억원대 매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년도 847억원 매출에 비하면 440억원이나 매출을 더 올린 것이다.

애터미는 건강식품은 물론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주요 취급품목으로 하고 있다. 이 중에서 특히 헤모힘 제품의 판매가 두드려졌다. 애터미는 지난해 헤모힘 제품만으로 365억원의 기록적인 매출을 이끌어냈다.

앤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122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에 비해 13억원 정도의 매출을 더 올려 유사한 실적을 유지했다. 주력 제품은 퉁신상품으로 KT선불요금 판매로 425억원의 매출실적을 냈다.

웰빙테크도 전년에 비해 실적이 올랐다. 전년도 437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웰빙테크는 지난해 669억원의 매출로 232억원 가량 매출증가를 이뤄냈다. 유니시시티코리아도 238억원의 매출을 더 올려 지난해 482억원의 매출실적으로 보였다.

앨트웰은 지난해 5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552억원 매출에 비해 14억원 정도 상승한 것이다. 정수기 필터 판매만으로 256억원의 매출을 냈다.
모티브비즈는 지난해 58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전년도 653억원의 매출실적을 놓고 보면 69억원 가량 하락했다.

자가소비자, 전체 판매원 증가 이끌어
다단계판매 시장 성장의 직접적인 동력은 판매원 수의 증가이다. 공정위가 밝힌 지난해 등록 판매원수 현황을 보면 2011년도 12월말 기준 등록 다단계판매원 수는 415만4000명이었다. 전년도 (357만4000명) 보다 58만명이나 늘었다. 비중으로도 16.2%가 증가했다.

공정위는 상위 10개 업체의 판매원 수가 57만명 증가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상위 10개 업체 총판매원수는 325만1000명으로, 등록판매원수의 78.2%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과 판매원 수 비중 모두 상위 10개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순 판매원 증가와 함께 후원수당을 받는 판매원 수도 늘었다. 2011년도에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은 106만1000명으로 전년 104만9000에서 1만2000명이 늘었다.

하지만 후원수당을 받는 판매원 수의 증가는 1.1%에 그쳤다. 이는 상위 다단계판매 회사를 중심으로 자사에 등록해 물품 구매들의 혜택을 받는 이른바 소비자 회원의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회원의 증가는 다단계판매 회사의 제품이 고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원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고무적인 것은 판매활동을 위한 판매원 가입보다는 자기소비 목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이는 다단계판매의 성장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한편 등록 총판매원 중 후원수당을 지급받은 판매원수의 비율은 25.5%로 전년(29.4%)에 비해 3.9% 감소했다.
상위 10개 업체 총판매원(325만1000명)중 90만7000명이 후원수당을 받았고,  1인당 평균 수령금액은 138만8728원이었다. 

업체별로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의 규모를 보면 한국암웨이가 42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앤알커뮤니케이션이 14만명, 모티브비즈 11만명의 순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후원수당 수령 판매원 비율이 낮은 업체는 판매원을 통하지 않은 매출이 발생했고, 판매원의 판매활동 보다는 자가소비가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원 상위 1%, 연간 5천만원 소득
지난해 다단계판매원 중 상위 1%에 해당하는 상위 직급자들은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수당을 받았다. 다단계판매의 구조상 상위층으로 후원수당 지급이 몰린 탓이다.
공정위측도 “상위 판매원은 높은 수익을 얻지만 대부분의 판매원 수입은 크지 않다”면서 “상위판매원으로 수당이 집중되는 다단계 판매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자가소비자형 판매자의 증가도 상위파매원에 대한 후원수당 집중현상을 설명하는 열쇠가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위 40%의 판매원은 판매원이라기 보다 주로 자가소비형 판매원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등록 판매원수 증가율 대비 후원수당을 지급받는 판매원수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 관계자는 “후원수당을 수령하는 판매원 비율이 감소한 것은 소비자들이 판매활동을 위한 판매원 가입보다는 자가소비 목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70개 전체 업체의 지난해 후원수당 지급총액은 총 9488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액 대비 후원수당 지급비율은 32.6%였다. 전년도의 32.4%에 비하여 0.2% 증가한 것이다.

후원수당 지급액도 늘었다. 지난해 후원수당 지급 총액은 전년 8094억원에 비해 1394억원(17.2%)이 증가했다.
수당을 받은 판매원수는 106만1000명으로 전년 104만9000명에 비해 1.1%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지급 총액의 늘어난 덕분에 판매원 1인 당 수령액도 늘었다.

판매원 1인당 연간 수령액은 평균 88만8000원으로 전년 77만1000원에 비해 13%가 증가한 것. 수당을 받은 판매원중 업체별 상위 1%미만의 판매원이 1년간 지급받은 후원수당은 5398억원으로 전체 후원수당의 56.8%를 차지했다.

상위 1%를 제외한 나머지 판매원 99%가 지급받은 후원수당은 4090억원으로 전체 후원수당의 43.2%였다.
상위 1% 미만 판매원의 후원수당 규모는 전년 4541억원에 비해 857억원 늘어난 것이고, 상위 1%를 제외한 나머지 판매원 99%의 후원수당 규모도 전년 3553억원에 비해 537억원 증가한 수치이다.

후원수당의 상위 1% 집중은 좀 더 강화됐다. 후원수당 증가액 1394억원의 61.4%가 상위 1% 판매원에 집중됐다. 이는 전년도 49.9%에서 11.5% 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공정위 측은 후원수당 증가분이 상위 1%에 집중되는 현상 심화로 판매원수 비율은 삼각형 구조이지만 후원수당 지급비율은 역삼각형 구조로 대비된다고 설명했다.

후원수당을 받는 판매원들을 비율별로 구분해 보면 상위 1%미만 판매원은 연간 1인당 평균 5106만원, 상위 6%미만 판매원은 연간 460만원을 지급받았다.
한편 상위 10개 업체들의 후원수당 지급총액은 7979억원으로 전체 후원수당 지급액(9488억원)의 84%를 차지했다. 전년 6437억원에 비해서는 1542억원(23.9%)이 증가했다.

후원수당 지급액이 증가한 업체는 암웨이, 허벌, 뉴스킨 등 7개 업체, 감소한 업체는 하이리빙 등 3개 업체였다.
상위 10개 업체 중 한국허벌라이프의 1인당 평균 수령액이 가장 많았다. 한국허벌라이프는 지난 판매원 1인당 476만원의 후원수당을 지급했다. 이는 두 번째로 1인당 평균수령액이 많은 뉴스킨코리아가 261만원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더 준 셈이다.

업계 1위인 한국암웨이의 1인당 평균수령액은 82만원 수준으로 업계 2, 3위인 한국허벌라이프와 뉴스킨코리아에 한참 못 미쳤다. 오히려 국내 기업 중 1위인 애터미의 경우도 1인당 평균 수령액이 99만원으로 한국암웨이도 보다 높았다.

이 외에 100만원 이상의 1인당 평균 수령액을 지급하는 곳은 상위 10개 기업 중 웰빙테크와 앨트웰, 유니시티코리아 등으로 각각 168만원, 117만원, 103만원 이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