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고금리 등 악조건 불구 선전

경기침체·불황·3고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지난 한 해 동안 미디어를 뒤덮었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환경에서 다단계판매업계도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 업체들의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은 봄부터 업계를 떠돌았다. 그렇다고 업계가 가만히 발만 구른 것은 아니다. 효율성 제고 등 경영 전반을 재정비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올해 대한민국 경제는 글로벌 통화 긴축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다단계판매를 비롯한 대면 영업 분야는 팬데믹 이후 부상한 비대면 소비문화의 확산으로 움츠러든 모습이다. 특히 정부의 고금리 기조는 서민경제에 부담을 키워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이는 다단계판매 사업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개인의 재무 상황이 악화된 사업자들이 많아 적극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하지 못했다. 보통 금리가 높아지면 가계부채가 늘어나게 돼, 소비를 극단적으로까지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때문에, 돈이 제대로 돌지 못하고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경제적인 부담 증가로 인해 본사의 각종 프로모션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하기도 했다. 따라서 중간 직급의 사업자들이 이탈하기도 했고, 조금이라도 조건이 좋은 회사로 라인 전체가 옮겨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들은 업계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고, 규모가 큰 업체는 물론, 중소규모 업체들까지 매출 실적 감소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실적 감소?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

다만 이러한 분위기에도 타 산업처럼 10~20% 정도의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매출 규모의 비중이 높은 암웨이나 애터미 등 리딩 컴퍼니들이 분전하는 상황에서 하락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10위권 업체들의 상당수가 지난해 대비 위축된 것은 맞지만,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약보합세로 올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다단계판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고금리 기조에 업계가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지난해 대비 영업실적이 일부 주춤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충격이나 위기등의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위권 업체들은 등록된 판매원들의 실적과 함께 일반 소비자 판매 부분에 대한 비중 또한 상당하기에 위기론을 제기할 상황이 되지 않는다각 업체에서 변화된 소비 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기에, 훗날 올해를 돌아본다면 재도약의 원년 정도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긍정적인 분석이 잇따르는 이유에는 그동안 업계가 경제 상황이나 사회적 이슈에 따라 좋은날궂은날을 모두 겪고 결국 다시 반등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계자 상당수의 시각이 올해와 같은 상황을 잠시 지나가는 비정도로 보는 것이다.

이는 과거 다단계판매업계의 실적 등락을 살펴보면 더욱 이해가 쉽다. 2천년대 이후를 살펴보면 지난 2000년 업계 총매출은 2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04년에는 4조 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후 규제 등 각종 이슈로 위축되면서 1~2조 원대에서 머물렀다가, 2012년에 다시 3조 원을 돌파하며 반등했다. 이후 빠른 성장을 거듭해 2015년에는 다단계판매 5조 원 시대를 열었으며 지난해인 2022년에는 역대 최대치인 54166억 원을 기록했다.

후원수당 역시 200422천억 원에서 20076천억 원까지 감소했다가 2012년에 다시 1조 원을 넘기며 재도약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18천억 원을 넘어서며 팬데믹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다단계판매업계가 유통의 한 축을 굳건하게 다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난해 다단계판매업계가 기록한 54천억 원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타 산업과 비교를 한다면, 오징어게임 등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는 K-드라마 등이 포함된 방송영상독립제작의 매출은 45천억 원이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등으로 주목받는 영화산업의 2022년 총 매출 규모는 17천억 원, 북미와 동남아시아에서 최근 인기가 높은 웹툰은 15천억 원 정도이다. 다단계판매산업의 위상이 이들에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압도하고 있음을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될 수준이다.

따라서 올해 잠시 주춤하는 것에 지나친 걱정을 하는 것은 기우이며, 상황은 받아들이되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대응법을 준비하는 게 낫다고 판단된다.

다단계판매, 그 역사만큼 탄탄한 구조 갖춰

다단계판매 새로운 도전과 열정을 바탕으로 제품의 경쟁력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과거 다단계판매 선진국들을 벤치마킹하는 등 그들의 뒤를 보며 왔다면, 이제는 글로벌 리더로써 전 세계 다단계판매 사업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위치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영향력도 상당하다. 현재 많은 글로벌 기업에서 겪는 문제 중 상당수는 한국 기업들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어 우리나라 다단계판매산업과 함께 그 역사에도 관심을 보인다. 우리가 헤쳐온 지난 과거가 다른 국가의 기업에는 길라잡이로 평가받는 상황이다. 업계에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위기나 고비, 한계라고 여기며 고군분투했던 모든 과정이 이제는 산업의 자산이 돼,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바탕이 됐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자본금 요건이나 공제조합을 통해 소비자 피해가 애초에 발생하지 않게끔 관리하는 제도 등이 모두 다단계판매산업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허들이 높다는 지적은 있지만, 탄탄한 제도를 통해 자격 미달인 사업자의 유입을 막고, 투명하게 관리해 산업의 건전한 육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우리 다단계판매산업의 강점 중 하나는 국가 경제의 발전과 업계의 발전이 함께 이뤄졌단 것이다. 시장의 토대가 갖춰지지 않았을 때 하나하나 쌓아온 노력을 대수롭지 않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많은 개발도상국 다단계판매업계에선 우리의 성장과정에 관심을 보인다. 단순히 산업의 성장만으로 주목받는 게 아닌,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국가 경제의 성장과 다단계판매산업이 시너지를 발휘한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고 거부하지 않는 다이내믹한 국민성이 지금의 영광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이 발전해 오면서 정부와 기업들은 문제점을 꾸준히 수정하고 보완해 탄탄한 기틀을 다지고 또 다졌다.

물론, 문제점을 바로잡는 과정은 업계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타 산업에서 찾기 어려운 다양한 규제들은 운신의 폭을 많은 부분 제한했으며, 업계는 정부가 그어준 선 안에서만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업계 밖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며 질타했고, 내부에선 비전에 대한 회의론으로 사기가 바닥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규제로 손발을 묶인 상황에서도 업계의 도전은 계속됐다.

가능성과 비전을 잘 알고 있었던 업계 종사자들은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은 신념으로 추스르고 다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이러한 의지는 다단계판매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업계는 세세한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과 보상 플랜을 완벽히 갖춰나갔고, 제품의 경쟁력도 한껏 끌어올렸다. 다단계판매업체 제품의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대중에 크게 각인된 것 역시 이 시기부터다. 이전에는 다단계판매업체의 제품은 좋지만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했는데, 이때부터 품질과 가격 모두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업체에서 직접 제품연구에 나선 게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다단계판매의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인 중간과정 없이 바로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한다는 기본원리에 더욱 충실한 전략이었다. 소위 말하는 시장에서 먹히는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연구·개발까지 모두 본사에서 맡아 진행했다. 아울러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들과의 협업으로 공신력까지 더해 품질과 함께 업계에 대한 이미지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건기식 승부수 유효

업계는 일상에서 자주 쓰는 생활용품부터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품목으로 라인업을 채우고 시장을 넓혀갔다.

품질 좋은 제품들은 호응을 얻으며 업계 성장의 발판이 됐다. 그중 건강기능식품은 다단계판매산업을 이끌어온 핵심 아이템이다. 2000년대 웰빙이 국민적 관심을 받은 이후 이에 대한 영향으로 건강기능식품까지 주목받게 됐다. 소비자들은 다단계판매업체의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은 물론, 면역을 높이는 제품들까지 다양하게 선택하고 있다. 최근 단백질 등 체중관리·미용 등에도 연관이 있는 건강기능식품들까지 사랑받으며 시장을 튼튼하게 지탱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성장하고 있어 더욱 기대감이 높은 아이템이다. 팬데믹 기간 다수의 산업이 침체 또는 실적이 하락한 반면, 건강기능식품 분야는 오히려 성장했다. 건강에 위협이 되는 만큼 면역 등 관리에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현상 덕분이었다. 이는 팬데믹 기간 매출액 상승 등 실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2021년 매출 총액은 43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1.3% 증가했고 총 매출량은 약 143412톤으로 전년 대비 무려 81%가 증가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국내 소비자는 82.6%2021년도 81.9%에서 0.7% 상승했다. 우리나라 10가구 중 8가구가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 것이다. 또한, 가구당 평균 구매액은 연간 358천 원으로 지난해 336천 원에 이어 약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구매 시장 점유율은 71.1%, 자기 자신과 가족의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가 다수였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다단계판매업계의 경쟁력은 건강기능식품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들 상당수를 이미 다단계판매 업체에서 공급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다음으로 매출액이 높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주방용품, 욕실용품, 세탁용품, 정수기, 식품·음료, 의류까지 일상 용품에 대해 가짓수가 많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변화되면서 제품의 수도 그에 따라 점차 늘어나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불안감 떨치고 당당히 나가자

올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얼마나 잘하고 못했는지에 상관없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일부 실적이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위축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다행히 다단계판매업계는 오랜 기간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충격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적지 않았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마케팅 전략 고도화도 도모했다. 모두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수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반복해온 다단계판매산업이다. 이제는 세계에서 집중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어깨를 펴고 당당히 정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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