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정품 인증 시스템 마련 총력

대형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짝퉁 판매 논란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무신사와 크림 간의 가품 티셔츠 관련 공방전이 크림 측의 승리로 일단락된 상태다. 하지만 유통가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소비자 신뢰에 금이 간 것으로 보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자구책 중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가상화폐의 원천 기술인 블록체인과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등이다. NFT 인증서에 위·변조가 어려운 유통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NFT 보증서는 보관이 쉬워 분실 위험이 적고 상품의 구매 이력까지 볼 수 있다 보니, 향후 중고거래를 할 때도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게 강점이다. NFT 보증서 도입 이후 SSG닷컴의 실적도 늘어나면서 매출 증대 효과는 검증된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온라인 명품시장의 규모는 20151455억원에서 201914370억원 202015957억원 지난해 17475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커져가는 시장만큼 철저한 정품인증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너진 신뢰, 빠른 회복이 관건

유통 및 명품업계는 이번 무신사와 크림 간의 짝퉁 논란 사건이 온라인 쇼핑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긴장하고 있는 모양세다.

해당 사건은 지난 1월 한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구매한 명품 티셔츠를 크림에 되팔면서 불거졌다. 크림이 무신사에서 판매된 피어오브갓상품이 가품이라고 판명하자 무신사는 ‘100% 이라며 맞대응하면서 논란이 가속화됐다.

크림은 무신사가 판매한 티셔츠의 진품 여부 확인을 위해 제조사에 문의했고, 해당 상품은 가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무신사는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판매 금액의 200%를 보상하면서 논란은 종식됐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명품 업계에서는 이들의 가품 공방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고 근본적인 해결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한번 비슷한 사건이 일어날 경우 신뢰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실제로 무신사와 크림 측의 이번 가품 공방에 대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그동안 당연히 신뢰해 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믿을 수없다”, “이젠 매장에서 직접 사야지, 온라인 플랫폼은 이용하지 않겠다등의 글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이에 무신사 측은 앞으로는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와 협업해 정품 감정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글로벌 브랜드와 파트너십 체결을 바탕으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 공급 시스템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대형유통사 온라인 플랫폼도 대비책 고심

무신사 논란으로 대형 유통사들의 온라인 플랫폼 역시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SSG닷컴과 롯데온 등의 유통업계는 NFT 기반 보증서 제도 등 각종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먼저 디지털 보증서는 고객이 구매한 명품이 정품임을 인증하는 일종의 품질 보증서다. 상품 정보와 구매 이력, 보증 기간, 보안 정보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해당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한 회사는 SSG닷컴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지난해 8월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서비스를 시행했다.

디지털 보증서를 도입해 온라인 명품 구매 시 우려되는 가품 이슈를 차단하고 NFT 기술 활용 보증서를 스마트폰에 발급하는 방식으로, 현재 보증서 발급이 가능한 상품은 5만여개에 달한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진·가품 우려가 일정부분 해소되면서 서비스 도입 직후 SSG닷컴의 전체 매출은 35% 늘기도 했다. 또한 주문 고객수 역시 30% 넘게 증가했고, 명품 구매 고객 4명 중 1명은 SSG 개런티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온 역시 위조 상품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트러스트온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트러스트온은 롯데온과 판매자, 외부 협력기관 등 3자가 참여해 상품 검수를 진행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판매자는 100% 정품을 판매하겠다고 동의하고 정품 인증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공식 수입 업체로 일부 제품에 시리얼넘버를 부여한다. 이를 기준으로 A/S(고객서비스)를 진행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쇼핑몰 에스아이빌리지 판매 상품에 대해 정품을 인증하는 디지털 보증서를 도입했다. 지난해 8월부터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보증서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디지털 보증서는 제품 구매 시 생성되는 주문번호와 제품 고유의 일련번호를 조합해 암호화된 고유의 디지털 코드를 부여받는 방식이어서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LF는 자사의 전문몰 LF몰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보증서를 발급하는 'LF개런티'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비롯한 여러 정품인증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보다 철저한 정품인증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특히 온라인 명품 구매에 있어서는 신뢰도가 1순위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