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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곧 브랜드”, 유통가 얼굴 마케팅친근감·신뢰감 VS 높은 리스크, 엇갈리 시선
  • 전진용 기자
  • 승인 2021.06.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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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 최고 경영자(CEO) 마케팅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중소기업의 대표들이 케이블 방송이나 홈쇼핑 등에 출연하는 사례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추세는 사뭇다르다.

유통업계에서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굴지의 기업 최고 경영자들이 자주 소비자들에게 나서 자사와 제품에 대한 홍보에 직접 뛰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사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하면서도 친근함과 신뢰감을 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햄버거 브랜드 한국맥도날드의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는 SNS를 통해 자사 제품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달 한국맥도날드 공식 유튜브 채널의 ‘앤토니가 간다’라는 코너에 출연했다. 그는 지난 3월 말 공개된 3번째 에피소드에서 13년 만에 재출시한 ‘필레 오 피쉬’ 버거를 직접 소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영상에서 그는 제품을 재출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직접 시식하며 제품 홍보에 나섰다.

앤토니 마티네스 대표의 출연 효과 때문인지 ‘필레 오 피쉬’ 버거는 지난달 1일 출시 이후 3주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앤토니 대표는 올해 3월 부임 1주년을 맞았다. 그는 2000년 호주 빅토리아주 맥도날드 레스토랑 직원으로 시작해 멜버른 맥도날드 프로젝트 매니저, 호주 남부지역 총괄 디렉터 등을 거쳐 지난해 한국맥도날드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는 부임 이후 유튜브 방송에 직접 출연하는 등 직원·고객과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앤토니가 간다’ 1, 2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맥도날드에서 진행하는 자선 모금 행사에 참여하거나 매장을 방문해 일일 크루로 근무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2018년에 폐지했던 ‘맥런치’ 메뉴를 재출시했다.

직접 모델로 나서고, 유튜브에도 출현

김세호 쌍방울 대표는 온라인몰 트라이샵의 자사 속옷 제품 관련 행사 ‘심(心)프리 이벤트’ 모델로 배너 광고에 직접 등장했다. 광고에서 김 대표는 “제가 직접 입고 출근했습니다” 라는 기업 대표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문구와 함께 해당 제품을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연출했다. 김 대표는 쌍방울 영업·마케팅 사원 출신으로 지난해 4월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다.

쌍방울 관계자는 “권위적인 CEO의 모습이 아닌 동네 형 같은 편안한 모습으로 ‘B급 감성’에 열광하는 MZ세대를 공략하고 제품에 관한 신뢰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최근 자사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에 출연했다.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의 웹예능 ‘로또왕’을 통해 내건 경품 ‘조윤성 사장과의 식사권’ 당첨자와 실제 식사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로또왕’은 로또 당첨을 위한 행운 번호를 찾는 콘셉트의 영상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자사 제품을 직접 홍보하는 오너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제이릴라’ 캐릭터를 자신의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잇달아 올렸다. 제이릴라는 정 부회장 영문 이니셜인 제이(J)와 고릴라를 뜻하는 ‘릴라’의 합성어다. 신세계푸드는 이르면 6월 이마트의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SSG푸드마켓’ 청담점에 ‘제이릴라 베이커리’ 1호점을 열 예정이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딸 함연지 씨의 유튜브 채널에 자주 등장해 눈길을 끈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함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에 일상을 공개하며 가족의 모습을 종종 담아 화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함 회장의 모습도 가끔 비치는데, ‘다정한 아빠’, ‘딸 바보 아빠’ 등의 이미지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함 회장이 등장한 영상은 300만 이상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딸과 사위가 준비한 생일파티에서 아이언맨 분장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사위에게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 주는 모습도 노출한다. 아내를 위한 동영상을 촬영하고, 딸과 친근한 모습을 보여줘 대중에게 ‘화목한 가족’이라는 이미지를 남기고 있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최근 마켓컬리의 TV CF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배우 박서준이 메인 모델로 등장한 광고는 신규 고객 이벤트인 ‘100원 딜’과 무료배송 서비스 등을 소개한다. 그러면서 김슬아 대표가 파격적 혜택 제공에 난감해하는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낸다.

유통가 한 관계자는 “함영준 회장과 김슬아 대표가 SNS와 TV를 통해 보여주는 친근하고 다정한 모습은 곧 기업 이미지로 연결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친근함·신뢰감 주지만 리스크도 높아

기업들의 CEO의 얼굴을 활용한 마케팅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잘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자칫 작은 사건이라도 불거질 경우 오히려 ‘오너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에게 최고경영자의 이미지는 곧 기업의 이미지로 인식돼 기업 이미지 개선 등에 효과적이지만 그만큼 반대로 위험 요소 또한 크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대한 파장이 큰 만큼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가능성도 크다.

예를 들어 신세계의 정용진 회장의 경우 SNS상에서 친근한 이미지로 기업에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 왔지만 올해 야구단 ‘SSG랜더스’를 창단하면서 연일 수위높은 발언은 한 것은 그동안의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유통사 신세계와는 전혀 관련 없는 행보였지만, 그 이미지가 기업에 투영되어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역 연고가 확실한 스포츠인 야구의 경우 지역별 팬심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된 특정지역에서는 부정적인 요소가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가상화폐 관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미국 테슬라의 최고 경양자 일론 머스크의 사례도 비슷하다. 직접 대중과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기를 즐겨해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줬지만, 최근 가상화폐 관련 발언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대혼란을 겪으면서 오히려 테슬라의 기업 이미지마저 실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진용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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