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외암민속마을

어린 시절, 눈이 오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네 조무래기들은 골목에 나왔다. 세상 더러움을 한 번에 덮어주는 눈이 내리면 그저 좋았다. 강아지들도 눈이 오면 덩달아 신났다. 시간이 흘러 세상살이가 고달파지면서 어른들은 눈 오는 날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하지만 외암민속마을에 가면 어릴 적 잊힌 동심이 되살아난다. 특히 하얀 눈이 내리는 날에는.

마음속 고향 모습 그대로
외암민속마을 눈 내린 풍경은 아무도 모르게 감춰두었던 보물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기와에 내려앉은 눈과 버섯마을의 지붕처럼 봉긋한 초가에 올라앉은 눈은 동화책을 넘기듯 마음을 동심으로 몰고 간다.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작은 쉼표하나 발견한 기분이랄까.
500여 년 전에 형성된 외암마을은 충청도 지역의 고택과 돌담, 정원 등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5.3km에 달하는 나지막한 돌담길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곳은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박물관처럼 전시된 민속마을이 아니다. 아름다운 풍광과 실제 주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어 영화촬영지로도 사랑을 받았다. 대표적인 영화와 드라마는 <태극기 휘날리며>, <취화선>, <임꺽정>등이다. 마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10m남짓의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이 다리를 기준으로 마을안팎이 구분된다. 다리는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사람만 보행할 수 있는 나무다리와 차량이 이동할 수 있는 콘크리트 다리다. 이중 나무다리는 안전을 위해 현재 보행이 불가능하다. 다리를 건너면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장승 몇 개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우둑하니 서있다.
마을안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크고 작은 돌멩이들로 쌓아올린 돌담을 만날 수 있다. 이 많은 돌들은 어디서 왔을까? 대부분의 우리네 돌담이 그렇듯 이것 역시 농지를 개간하면서 걷어낸 돌들을 이용했다. 척박한 농토를 개간하면서 하나하나씩 쌓아올린 것이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현재 개방된 곳은 종손댁과 참판댁 등이다. 개방된 집이지만 개인소유이므로 양해를 구하고 들어가는 게 좋다. 신창댁에서는 아랫목 뜨끈한 곳에 앉아서 시골밥상을 맛볼 수 있다. 청국장과 각종 장아찌 반찬은 주인장이 직접 담근 것이다. 옛날 분위기 물씬 풍기는 초가에서 시골밥상을 받으니 어릴 적 외가에 놀러온 기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아산 공세리 성당은 1890년부터 선교를 시작한 성당이다. 수령 350년 훨씬 지난 느티나무가 이곳을 다녀간 사람 수만큼의 날짜를 세고 있다. 이곳에서 순교한 32명의 순교자들은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와 그 시간을 함께했다. 따라서 천주교신자에게는 공세리 성당이 성지순례지와 같은 곳이다. 더 옛날 조선 성종 때에는 이곳 공세곶에 충청도 일대에서 거둬들인 세곡을 저장하는 창고를 만들어 관리하기도 했다.
공세리 성당은 2005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풍경에 걸맞게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작으로 <태극기 휘날리며>,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등이 있다.

추운 겨울의 오아시스,  세계꽃식물원
아산 여행에 아이를 둔 가족들은 아산 세계꽃식물원을 참 좋아한다. 추운겨울임에도 화사한 꽃을 구경할 수 있고 귀여운 새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어 체험활동을 원하는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장소다. 거대한 실내온실이 서로 연결돼 있어서 한번 이곳에 들어오면 두꺼운 겨울외투가 덥게 느껴질 정도이다. 동선을 따라 온실 곳곳을 누비다 보면 갑자기 겨울에서 봄으로 온 듯 기분도 가벼워진다. 곳곳에 포토존이 있어 꽃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단일 실내식물원 규모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체험거리와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365일 꽃을 볼 수 있어 무엇보다 좋고 퇴장하는 길에 ‘다육식물(꼬마선인장)’을 선물로 받아갈 수 있다.

■여행정보 
■찾아가는 방법 : 내비게이션에 ‘외암민속마을’를 검색하면 된다. 대중교통은 1호선 온양온천역에서 하차하여 100번 버스를 타고 역촌1리 정류장에 하차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5
■문의 : 외암민속마을 041-541-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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