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말 70년대 초에 태어난 2세대 베이비부머들의 인생은 꼬였다. 태어나면서부터 강요받은 경쟁으로, 진학, 취업, 아파트 청약 등 무슨 일이든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들을 부르는 대명사로 ‘저주받은 세대’라는 용어까지 생겨났을 정도이다.

이제 이들의 은퇴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에게는 은퇴도 경쟁이다. 이전 세대와 달리 재테크 기회도 많지 않았던 이들은 연금도 적게 받는다. 이들에게 있어 은퇴는 곧 재취업을 의미한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앞두고 편의점 창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

2011년 말 전국 편의점 숫자는 사상 처음 2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인기는 커피 전문점과 함께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자영업종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협회는 2011년 말 전국 편의점 점포수를 2만650개로 예상했다. 전년(1만6937개)보다 21.9% 늘어난 수치이자 역대 최고치다.

올해 새로 문을 연 점포수는 4513개로 지난해(3687개)보다 22.4% 늘었다. 신규점포 수는 2008년(2209개) 이후 4년 연속 전년 기록을 넘어서고 있다.
2만여 점포에서 나오는 총매출은 연 9조8500억원 수준으로 편의점 시장 규모가 10조원대에 육박했다.

편의점은 대기업인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보다 개인이 가맹 비용을 부담하고 내는 점포가 대부분이다. 올해 신규점포의 대부분(98.9%)도 가맹점이다. 지난해도 가맹점 비율(98.6%)이 높았지만 더 높아지는 추세다.

편의점의 인기는 비교적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실패 확률도 낮은 편이다. 적은 자본으로 일정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전지대로 꼽힌다. 이 때문에 다른 자영업을 하던 사람들이 편의점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정부는 편의점사업 육성에 힘을 기울여도 시원찮을 판국에 대기업 과점화를 이유로 진입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070세대들에게 확실한 일자리도 찾아주지 못하면서, 이제는 밥그릇까지 뺏으려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실 프랜차이즈 사업이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과 같은 우량 프랜차이즈 사업 육성은 6070세대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공급해 줄 수 있다.
기실 6070세대는 은퇴 이후, 월급쟁이 정도의 수입이라도 남은여생을 안정적으로 먹고 살기를 바랄뿐이다.
무엇보다 편의점의 성장은 국내 유통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유통업의 성장을 전망하는 근거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인구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 증가로 경제활동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또 가계 소득 증가로 상품소비 가능한 소비액의 절대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활수준 향상으로 소비 자체가 여가생활이 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득대비 소비성향이 커지고 있다.

성숙기 유통산업을 움직이는 2가지 축은 소비자와 정부 규제이다. 정부는 소비자이자 6070세대의 일자리가 될 수 있는 편의점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최소한 이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것을 규제하는 우(憂)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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