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하고 끝내자던,  정부의 강력한 방역조치 4단계가 2주 연장됐다. 
이제 6시 이후에는 세명 이상 식사도 할 수 없다. 그나마 근근이 연명하던 자영업자들은 실의에 빠졌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정부의 이야기도 이제 더 이상 ‘내 귀의 캔디’가 아니다.
유통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이제 한계에 온 느낌이다. 
“출퇴근 시간 만원 지하철, 수천명이 방문기록 없이 오가는 백화점과 마트는 안전하고, 자영업자, 소상공인 매장만 위험하냐?”라는 목소리가 불만을 넘어 분노로 바뀌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기에 힘들어도 방역초치를 준수하며 감내했던 자영업자들이 이제는 폭발 일보 직전이다. 이러한 불만은 유통가 뿐 아니라 직판업계, 프랜차이즈업계 등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집회금지 중임에도 언제든지 광장으로 뛰쳐나갈 기세다.
물론 정부의 방역조치 역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형평성과 당위성을 보여주고 있는지 여부다.
사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일인사업자 등이 볼 때는 형평성에 어긋나 보이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당위성도 쉽게 입증이 안되는 세부사안도 많다. 정부의 방역 4단계 조치와 함께 발표한 지침이 외신을 타면서 세계 네티즌들의 실소를 자아낸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분당 120비트 이상의 음악을 헬스클럽에서 틀지 못하도록 했다는 정부의 방침은 당위성 보다는 보여주기식의 탁상행정 아니냐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방안을 보면 실내 헬스클럽에서 음악 속도는 분당 100~120비트를 유지하고 샤워실 운영은 금지된다. 또 런닝머신 속도는 6㎞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디테일하고 세심한 방역수칙이라는 느낌 보다는 “이게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철저한 방역조치 중요하다. 또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납득할 수 있는 형평성과 당위성 있는 방역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때다. 런닝머신을 하면서 “BTS는 되고, 블랙핑크는 안된다”라는 말이, “백화점은 되고 동네식당은 안된다”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지, 소상공인들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하지 않나? 
많은 소상공인들은 2주 연장된 방역 4단계가 여기서 끝이 아닐거 같다는 불길한 예감에 노심초사 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함께 이 상황을 격려하며 감내할 수 있는 보다 세심하고 형평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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