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은 “똑같은 일을 계속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시대와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똑같은 방법으로 일하고 있으면 반드시 낭패한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류는 지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두가 힘들다. 대부분의 일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그동안 익숙했던 대면을 못하면서 일을 해야 하니 여간 애로가 큰 게 아니다. 특히 네트워커 같이 휴먼네트워크를 자본으로 하여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성과도 떨어지는 등 참으로 당황스럽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난다 하더라도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을 거라 한다. 점점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고 비즈니스도 그런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한다. 자고로 인간은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지 않는 성향이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환경의 변화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 통제할 수 없는 변수를 탓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이 말한 것처럼 “살아남은 종(種)은 가장 강한 종도 아니고, 가장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란 말처럼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

사실 변화는 인류가 탄생한 이래 계속 외어오고 있다. 단지 그 속도가 빠르냐 느리냐의 차이일 뿐이다. 옛사람들은 이를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했다. 삼라만상(森羅萬象)은 변한다는 뜻이다. 동양 최고의 철학서인 주역에는 이미 이런 말이 기록되어 있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는 말이다. 주역이란 말 자체가 ‘주(周)나라 시대에 만든 변화에 관한 책’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영어 명칭은 ‘The Book of Change’다.

먼저 궁즉변(窮則變)이란 무엇인가? ‘궁한 상황에 직면하면 변해야 한다’는 뜻이다. 궁(窮)이란 어떤 상태일까? 한마디로 막다른 골목이다. 앞으로 갈 수도 없고 뒤로 갈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그야말로 절망적인 처지에 놓인 것이 궁(窮)이다. 이와 같이 궁에 직면하면 변하기 마련이라는 게 궁즉변이다. 그런데 이 말은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궁한 상황에 직면하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변해야만 그 궁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만일 변하지 않는다면 그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째로 변즉통(變則通)이라 했다. ‘변하면 통하게 된다’는 뜻이다. 궁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변하면 그 궁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통로가 생긴다. 통(通)은 막혔던 것이 뚫리는 것이다. 통의 전제조건은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궁한 상황에 처해 있는 데도 변하지 않으면 통할 수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기체이든 조직이든 사회든 소통이 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개인이 처한 상황도 마찬가지다. 통하지 않으면 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세 번째는 통즉구(通則久)이다. ‘통하면 오래 간다’는 뜻이다. 변하면 통하게 되고 통하면 망하거나 죽지 않고 오래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개인, 기업, 조직, 국가를 막론하고 적용되는 원리이다. 이것은 소통이 잘 되면 우리 몸이 건강한 것과 같다. 소통이 되지 않고 어딘가가 막히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그러한 불통을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기업과 국가도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구성원들 사이에 소통이 되지 않으면 각종 병리현상이 나타나고, 이러한 병리현상을 치유하지 않으면 기울어지거나 망한다.

궁변통구(窮變通久)는 ‘궁하게 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통하게 되고, 통하면 오래 간다’는 뜻으로,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과 상통한다. 패러다임이란 한마디로 ‘세상을 보는 눈, 또는 사고의 틀’이다. 패러다임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을 보는 눈 또는 사고구조이다. 따라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패러다임이 다르면 똑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이해하고 해석하게 된다. 그 결과 문제인식이 달라지고, 문제의 해결방책도 당연히 달라진다.

시대는 농경시대와 산업화시대를 지나 지식정보화시대, 그리고 창조시대로 치닫고 있는데 패러다임은 아직도 구시대에 머물러 있다면 궁(窮)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치즈는 C창고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계속 움직인다. C창고에서 이미 사라져버린 치즈를 아무리 찾으려 해도 힘만 들 뿐 얻는 게 없다.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 이런 과정이 바로 패러다임의 전환과정이다. 미생지신(尾生之信)은 상황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패러다임에 얽매어 있다가 낭패를 본 사례를 보여준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모두에게 변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우리가 환경을 통제할 수 없으면 우리가 스스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오래 생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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