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좇는 이들에게 전하는 따스한 위로

퇴직 후 적적한 삶을 보내던 일흔여섯의 덕출.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발레를 하겠다 가족들에게 선언하지만 당황한 가족들은 격렬히 반대한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문경국 발레단’을 찾아간 덕출은 한때 전도유망했던 발레리노 채록을 만나게 되고 그의 제자가 돼 본격적으로 발레를 시작한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아버지의 인정도 못 받는 스물셋의 채록. 설상가상 생활고에 시달리느라 발레에 대한 열정까지 사그라지어 하루하루를 그저 버티고 있는 청춘이다. 그런 채록의 일상에 덕출이 스며들며 그는 다시 한 번 도약할 준비를 한다. 발레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며 나이 차를 넘어선 우정을 쌓아가던 어느 날, 우연히 채록은 덕출의 수첩을 보게 되는데….

웹툰·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무대만의 매력 극대화

70대 할아버지의 발레 도전기를 담은 창작가무극 <나빌레라>가 2년 만에 돌아온다. 이 작품은 연재 기간 내내 다음웹툰 ‘연재 랭킹 1위’, ‘독자 평점 1위’를 유지한 인기 웹툰에 서울예술단의 색을 입힌 작품이다. 2019년 초연 당시 96%에 육박하는 객석점유율을 기록해 큰 사랑을 받았으며, 최근 동명의 드라마로도 제작돼 방송 중이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는 새로운 꿈을 꾸는 76살 노인 ‘덕출’과 꿈 앞에서 방황하는 26살 청년 ‘채록’이 발레를 매개로 서로를 이해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를 통해 꿈을 포기한 사람에게 위로를 전하기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건네기도 하며 꿈을 꾸는, 혹은 꿈을 꾸었던 모든 이를 토닥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덕출의 기억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채록의 삶을 언제 문 닫을지 모르는 발레단의 상황과 연결해 극적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꿈이라는 굵직한 주제 안에 ‘세대 간 화해’라는 메시지도 던진다. 이지나 연출은 “덕출이 은퇴한 노년 세대를 대표한다면, 채록은 재능은 있지만 현실의 무게에 눌려 펼치지 못하는 20대 흙수저를 대표한다”며 “덕출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책임과 채록 세대가 못마땅한 386세대 큰아들 성산을 통해 세대 간 화해를 시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게 ‘발레’라는 순수예술을 매개로 세대간의 화해를 보여줌으로써 단순히 ‘발레하는 노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춤’이다.

유회웅 안무가는 “무대 디자인에 변화가 생겨서 춤출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다 보니 움직임이 확장됐다. 또 극적인 요소마다 각각의 판타지가 들어가서 더욱 생동감 있는 장면이 나왔다”며 “안무 역시 발레에만 국한하지 않고 뮤지컬 안무와 현대무용 등 다양한 춤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발레를 꿈꾸는 덕출의 판타지에 펼쳐지는 군무 장면과 채록이 감정을 분출하는 장면의 안무를 주목해 볼만하다“고 설명했다. 안무 장면이 늘어남에 따라 음악도 더욱 풍성해졌다. 다른 뮤지컬처럼 가창 넘버(노래)로 드라마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연주곡을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덕출의 판타지, 덕출과 채록의 듀엣, 무용단 장면 등 상황에 맞게 다채로운 연주곡을 활용한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클래식부터 힙합, 재즈, 모던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드라마에 맞춰 활용했다”면서 “음악이 드라마틱한 모멘텀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연기간 5월14일~5월30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공연시간 평일 7시30분 | 토 3시, 7시, 일 2시, 6시

티켓가격 3만원~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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