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여전히 유통업계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언제 놓아줄지 도무지 가늠이 안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들과 소상공인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이 어려운 상황을 모두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
그래서 이번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를 바라보는 심정은 더욱 씁쓸하기만 하다.
남양유업은 한 심포지움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기사화했다.
식음료 기업인 남양유업이 건강기능식품 기업들 조차 상상하기 힘든 발표를 내 놓은 것이다. 임상도 거치지 않은 발표만으로 불가리스는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쓴 웃음이 지어지는 광경이다. 
남양유업의 발표는 한마디로 침소봉대(針小棒大)였다. 바늘만한 것을 몽둥이만 하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남양유업은 1960년대부터 유아용 정제분유로 유제품 업계를 이끌어 온 대기업이다. 사명감을 가지고 시장을 이끌어야 마땅하다.
식품 업계와 건강기능성 업계가 엄연히 분리되어 있는 국내 유통시장에서 남양유업이 보인 모습은 가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금도 수없이 많은 건강기능식 기업들이 자사가 개발한 제품의 효능을 입증하고자 수많은 땀과 비용을 헌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본과 마케팅, 영업력을 가진 대기업이 자신의 제품을 침소봉대 한 것은 결과적으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인 셈이다. 발표 후 반짝 매출상승과 주가상승을 만끽했지만 이제는 더 큰 것을 걱정하게 생겼다.
세종시는 ‘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위반으로 영업정지 2개월이라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더 무서운 것은 소비자들의 민심이다. 여러 곳에서 불매운동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을 기만한 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남양유업은 이미 대리점 갑질사태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제는 소비자의 민심을 되돌리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들의 공포심리를 악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쉽게 용서될 부분이 아니다. 이번을 계기로 식품 뿐 아니라 건기식 업계 역시 다시 한 번 도덕적 의무감과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 되돌아 볼 때다. 
탐욕을 버리고 진심으로 다가갈 때 소비자의 육체 뿐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해질 수 있다. 시장 또한 건강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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