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취향 반영한 이색 제품 줄이어 출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단체 활동이 어려워진 가운데, 최근 ‘나홀로’ 취미 생활을 즐기는 ‘하비슈머(hobbysumer)’가 소비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이에 기업들은 하비슈머를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제품을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가전에서는 가정용 맥주 제조기나 식물 재배기와 같은 완성품 이전의 단계를 중심으로 한 제품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고, 그 밖에도 사진 촬영 및 인화, 캘리그래피, 컬러링 등 다양한 DIY 제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취미 활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용 지출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취미나 여가활동을 위한 소비 등이 반영된 오락·문화 지출 비용은 지난 2016년 월평균 14만 9900원에서 지난해에는 18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분위기 속에서 대부분의 지출이 줄었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하비슈머의 ‘집콕’ 소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실 꿰기나 비드 팔찌 만들기 등 단순 취미 용품의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60% 상승했다. 이처럼 하비슈머가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자 삼성과 LG 등 대표 가전업체들은 일제히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돌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1인용 소형 냉장고 ‘삼성 비스포크 큐브’를 출시했다.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40㎝ 정도의 정육각형으로 필요에 따라 술이나 화장품 등을 수납할 수 있어 세련된 디자인과 수집욕을 동시에 채움으로써 많은 하비슈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또한 온도 옵션에 따라 ‘와인 앤 비어’, ‘뷰티 앤 헬스’, ‘멀티’ 등 세 가지 제품을 선택할 수 있어 취미별로 활용도 또한 높다는 평가다.

LG전자에서는 맥주 애호가를 위한 가정용 맥주 제조기를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한 수제 맥주 제조기 ‘LG홈브루’에서 핵심 기능만 추린 제품이다.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을 넣은 후 간단한 조작만으로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한 번에 가능해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식물 재배기도 출시할 계획이다. 내부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채소를 재배해주는 방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00만원대 제품이 나오면서 홈브루 제품 판매량이 작년 대비 50% 증가했다”며 “하비슈머들의 눈높이에 맞는 개성 있는 제품의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날로그 감성 채우는 DIY 제품 ‘눈길’

그런가 하면 ‘아날로그 감성’ 물씬한 DIY 제품도 눈에 띈다. 야놀자는 최근 카메라와 필름을 생산하는 코닥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야놀자X코닥 디엔디(Do Not Disturb, 방해금지) 에디션’을 선보였다. 디엔디 에디션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에 제약이 발생하고, 국내여행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소중한 휴식은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아 호응을 얻고 있다. 인화가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와 액세서리, 달력, 쿠폰 등으로 구성됐으며, 톤다운된 컬러 위주였던 ‘코닥 미니샷3 레트로’에 야놀자의 브랜드 컬러인 핫핑크를 입혀 차별화된 패키지로 선보인다. 필름 60매와 카메라 스트랩도 제공해 여행의 즐거운 순간을 촬영하고 즉석에서 인화도 가능하다. 달력에는 스티커를 동봉해 인화한 사진을 활용한 나만의 2021년 앨범을 만들 수도 있다.

하비슈머들의 ‘소확행’을 보장하는 소품들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만년필, 붓펜 등 캘리그래피 용품이나 컬러링 엽서, 색연필과 같은 취미용품도 꾸준히 인기 있는 카테고리로 사랑받고 있다.

문구 기업인 모나미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대표 제품인 ‘프러스펜’ 마카를 활용해 캘리그래피, 컬러링 등을 즐길 수 있는 ‘마이 하비 이즈(My Hobby Is)’를 선보였다. 만들기에 필요한 재료와 가이드북 등으로 구성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나미에 따르면 방역당국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간 동안 마이 하비 이즈 판매량이 직전 1개월보다 42.8% 증가했다.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혼자 즐기는 취미생활 아이템 인기가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오프라인 모임을 온라인으로 바꿔주는 비대면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기업인 프립은 실시간 온라인 클래스와 랜선투어 등 ‘프립 라이브(Live)’를 선보였다. 아울러 ‘밀키트’와 ‘DIY세트’ 등 출시해 집안에서 즐길거리를 찾던 집콕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그룹 활동의 제한이나 이에 따른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가리지 않고 모든 영역의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드와 연관된 제품들을 선보이며 하비슈머들의 이목을 잡고 수익 확대 및 플랫폼 유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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