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이어 아마존 한국 진출 초읽기…시너지 두고 봐야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유통업계의 합종연횡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었던 가운데, M&A 등을 통해 체력을 비축하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의 인수합병은 대형기업 간 거대화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그 범주 역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의 생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하면서 ‘모바일’에 대한 비상한 관심이 증가하며 이 같은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GS리테일-GS홈쇼핑의 인수합병, 아마존-SK의 MOU가 대표적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지난 11월 10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정, 자산 9조원 규모 거대 기업의 탄생을 예고했다. 편의점 1위 브랜드 GS25를 보유한 GS리테일을 중심으로 합병이 추진되며, 양사는 기존 오프라인 지점을 비롯한 각종 물류 채널과 GS홈쇼핑이 보유한 온라인 채널을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업태에 구별을 두지 않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유통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올해는 유통업계를 비롯한 산업 전반이 침체를 겪은 데다 소비트렌드 역시 ‘언택트’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GS측은 합병의 시너지로 GS25,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등 대표 오프라인 채널 운용에 GS홈쇼핑의 TV홈쇼핑과 GS숍, GS프레시몰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합한 ‘하나의 플랫폼’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한 매출의 확대는 물론, 각 판매 채널을 막론하고 고객에게 동일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측면에서 보다 유리한 고객 관계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이러한 판매채널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하게 됨으로써 상품의 대량생산 체계도 더욱 확대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관리비 집행 등 경영 개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GS리테일-GS홈쇼핑의 합병과 더불어 세간의 화제가 되는 것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채널인 아마존의 한국 진출이다. 이와 관련 아마존은 지난 11월 16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과 지분 참여에 관한 MOU를 체결, 협력 전선을 구축했다.

아마존은 11번가의 IPO 등 사업성과에 따라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게 되며,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11번가에서도 아마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사 간 아직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소비자들은 이베이와 더불어 해외직구의 대명사로 꼽히는 아마존의 상품을 국내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에 고무적인 반응이다. 이에 아마존은 최근 본격적인 협력에 앞서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배송비를 면제해주는 프로모션을 실시, 벌써부터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유통가 합종연횡 바람, 실익 있을까

이러한 대기업 간 인수합병과 MOU에 대해 유통업계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우선 GS리테일과 GS홈쇼핑 인수합병의 경우 별다른 실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유통업계 분석이 지배적이다. 먼저 우려되는 부분은 양사간의 볼륨 차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업계 1위라는 아성을 유지하고 있긴 하나 GS홈쇼핑의 경우 해외 홈쇼핑 투자 부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10년간 GS홈쇼핑은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 투자로 약 2300억원을 투입했지만 현재 1500억 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마케팅 전략에서도 유통업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인수합병의 세레모니로서 GS홈쇼핑의 뷰티 브랜드인 ‘랄라블라’의 상품을 GS25 내부에 입점하는 콜라보 마케팅을 내세웠다.

문제는 랄라블라의 경우, GS홈쇼핑의 킬러 콘텐츠라 보기 어려운 2군 브랜드라는 점과 함께 최근 3년간 지속적인 매출 하락까지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시너지가 아닌 GS25 측이 골칫거리를 떠안게 됨으로써 자칫 경영 부담만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아마존과 SK텔레콤의 MOU에 대해서는 유통가 전체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양새다. 국내에서 잔뼈가 굵은 쿠팡과 네이버, 대규모 온라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백화점 업계까지 모두 아마존의 다음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아마존과 SK텔레콤의 파트너십이 단순한 해외직구를 대행하는 정도의 수준에서 그칠 경우 약간의 매출 영향 외에는 큰 지각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간 협력이나 인수합병이 실제로 유통업계에 어떤 센세이션을 줄지에 대해서는 아직 지켜봐야한다”며 “GS리테일의 경우 사실상 GS홈쇼핑을 책임지는 모양새가 됐고, 아마존 역시 지금까지의 발표내용 상 11번가에 단순 해외판매자가 셀러로 입점한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이들이 내건, 혹은 목표로 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말 그대로 실현시킨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공룡 기업의 출현은 관련 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겠지만 중소규모 유통업체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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