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다면. 이 바람은 여행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자가용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차박 캠핑(이하 차박)이 뜨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머무르고 싶은 곳에서 머무르고, 달리고 싶을 때 달리는, 차박은 언택트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충주 수주팔봉에서 차박의 묘미에 빠져본다.

차박이 궁금하다면

코로나 19로 인해 타인과 접촉을 피하는 ‘언택트(Untact) 여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차박(차+숙박)이다. 차박의 장점은 주차 공간만 확보되면 장소와 시간, 날씨에 상관없이 간편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캠핑장을 따로 예약하거나 예산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호젓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나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커플에게도 인기다.

차박을 위해 차량을 개조할 필요는 없다. 2열 시트를 눕히고, 트렁크를 평평하게 하여 잠자리를 만들어도 되고, 차 지붕에 루프톱 텐트를 설치하거나, 차 뒤쪽에 이어 붙이는 차량용 도킹 텐트를 이용해서 공간을 확장해도 무방하다. 다만, 주차바닥 면이 고르지 않거나 수평이 맞지 않으면 잠자기에 매우 불편하다는 것만 기억하자. 잠자리를 평탄하게 만들었다면 안락한 잠자리를 위해 2열 시트와 트렁크 간의 높낮이 차이를 보강해줄 에어매트나 발포매트 등을 깔아주자. 한결 아늑한 잠자리가 될 것이다. 여기에 간단한 담요나 침낭 등을 준비하면 잠자리 세팅은 끝났다. 이후부터는 낭만적인 하룻밤을 위한 소품인 셈이다. 캠핑 가랜드, 바람개비, 코튼 볼 조명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창문 가리개, 차박용 모기장, 캠핑용 테이블 세트 등을 준비하면 좋다.

차박에서 주의할 것이 있다. 국립공원과 도립, 시립, 군립 공원, 국유림임도, 사유지, 해안 방파제에서는 차박을 할 수 없다. 또 강가나 해안가는 밤사이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차박 성지로 손꼽히는 수주팔봉

차박에 관심이 쏠리면서 노지 캠핑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충북 충주의 수주팔봉이다. 수도권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여서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적은 셈이다. 유료 캠핑장에 비하면 편의시설은 공중화장실이 전부지만, 캠핑은 불편함을 즐기는 여정인 만큼 충분히 감내할 수 있으리라.

수주팔봉의 백미인 토적봉과 칼바위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해 누구나 감탄사를 터트린다. 달천은 속리산에서 발원해 산과 골을 수없이 지난 뒤 노적봉 앞에 이른다. 달천은 물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달천을 달다는 뜻의 ‘감천(甘川)’ 또는 ‘달래강’이라 부르는 이유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했다면 먼저 수평을 잡고 2열 좌석을 눕힌 뒤 발포매트를 이용해 평탄화 작업을 시작한다. 이어서 에어매트와 담요를 이용해 잠자리 준비를 마무리한다. 에어매트는 별도의 공기를 주입하지 않아도 밸브만 열어주면 자동으로 공기가 주입되는 자충식 에어매트가 편리하다.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껏 연출해줄 코튼 볼 조명까지 설치하자 차박 준비 끝이다. 불과 10여 분 만에 마무리되었다. 이제 본격적인 유유자적 모드로 전환할 때다

차에서 턱을 꾀고 누워 눈 앞에 펼쳐진 풍광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저녁 식사시간이다. 최대한 간편식으로 해결하고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자. 캄캄한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은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별》에 나오는 그 별일지도 모를 일이다. 어둠 속에서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여명이 밝아온다.

이튿날에는 수주팔봉에 올라보자. 노적봉과 칼바위 사이를 잇는 길이 47.75m인 출렁다리와 수주팔봉 전망대는 꼭 챙겨봐야 할 곳이다. 비록 짧은 여정이지만 차박은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달팽이처럼 가볍게 여백을 즐기는 나만의 시간이다.

■ 찾아가는 길 : 내비게이션검색 : 수주팔봉(주소 검색은 팔봉폭포수 매점의 주소(충북 충주시 대소원면 문주리 39-1)를 검색)

■ 문의 : 충주종합관광안내소 043-842-0531, 충주시청 관광기획팀 850-6710~3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