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유통분야의 감사보고서가 발표됐다. 희미가 엇갈렸다. 오프라인은 울었고, 온라인은 웃었다. 세부별로 살펴보면 그동안 일반 유통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할인점과 백화점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할인점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 속에서도 하락세를 멈추지 못했지만 백화점은 그나마 체면은 지켰다. 이는 소비 양극화에 따른 고가 제품들의 판매가 판가름 지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편의점 업계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1~2인 가구 세대의 증가와 간편식(HMR) 소비 확대의 영향으로 예상치 수준의 무난한 성적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반면 온라인 유통을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간편결제, 새벽배송, 다양한 멤버십과 프로모션 활동으로 기존의 유통과의 차별화에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통 추세는 결과적으로 앞으로의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비주류 유통처럼 분류되어 왔던 다단계판매의 안정세다. 국내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속에서도 온라인 유통 다음으로 선전한 곳이 바로 다단계판매였다.

다단계판매의 경우 지난해 업계 총 매출액은 5조4135억원으로, 지난 2018년 5조4060억원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제상황과 그동안 추이를 보면 완연한 상승세라 봐도 무방하다.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한국암웨이와 애터미 모두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는 일반유통과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

사실 국내 다단계판매 성장성의 한계에 대한 우려가 그동안 지속돼 왔다. 물론 맞는 말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시장의 규모 속에서 다단계판매는 그 특성상 앞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바라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다른 유통이 가지지 못한 장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유통, 단순한 사람 간 대면관계를 통한 유통이 아닌, 사람간의 관계십 네트워킹을 통한 유통이라는 큰 장점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그 안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요소를 함께 갖추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애터미의 경우 세미나 시스템과 2030을 위한 클래스, 문화와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애터미 ENM 등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또한 한국허벌라이프 독립 멤버들의 1:1 코칭도 한 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통해 사람 대 사람, 그 이상의 새로운 관계십 네트워크 문화를 한국이라는 사회성에 맞게 적응해 발전, 진화해 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그동안 조금은 어둡게만 봐왔던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의 미래를 이제는 좀 더 밝게 볼 수 있는 단초라 하겠다. 대한민국형 다단계판매, 이제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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