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가 돕는 ‘플라워 버킷 챌린지’ 붐…롯데지주·아모레퍼시픽 등 유통가 CEO 대거 참여

유통업계에 ‘꽃’을 선물하는 캠페인이 번지고 있다. ‘플라워 버킷 챌린지’가 바로 그것이다. 플라워 버킷 챌린지는 코로나19로 졸업·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화훼 소비 촉진 캠페인으로, 꽃을 구입하거나 선물 받은 사람이 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고 다른 사람을 지목해 꽃을 선물하는 릴레이 운동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이들이 꽃을 주고받으며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동시에 화훼 농가도 돕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면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꽃을 든 ‘대표님’

최근 꽃을 든 대표님들의 사진이 자주 눈에 띈다. ‘플라워 버킷 챌린지’ 캠페인 덕분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살리기 위해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꽃 구매에 나선 것이다.

실제 화훼농가와 꽃집은 업계 대목인 졸업식·입학식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되면서 휘청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꽃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감소했다.

지난 2월 제주도 소상공인연합회가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홍식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장, 윤봉택 서귀포시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장을 지명하면서 시작된 플라워 버킷 챌린지는 각계로 퍼져나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위생·방역 담당 파트너사 직원들에게 남대문 꽃시장에서 구매한 꽃다발과 선물을 전달했다. 황각규 부회장은 “최근 위생·방역 시스템이 대폭 강화되면서 더욱 고생하시는 담당 파트너사 직원분들께 이번 기회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담은 꽃다발과 선물을 전해드리게 되어 기쁘다”며 “많은 분들이 꽃으로 마음을 전하는 기쁨을 누리셨으면 한다. 활짝 핀 봄꽃처럼 대한민국이 활력을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플라워 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한 대표는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에서 스마트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국 오프라인 소상공인 100명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

한 대표는 동봉한 편지에 “재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만들고 계신 전국 사장님들과 코로나 확산에 마음의 상처가 크신 대구·경북 지역 사장님들께 깊은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담아 꽃을 보내드린다”고 썼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이번 캠페인에 참여했다. 서경배 회장은 인천과 대전에서 운영중인 세 곳의 ‘희망가게’ 꽃집에서 꽃바구니를 구입해 아모레퍼시픽과 아름다운재단이 2004년부터 후원해온 전국 220여개 희망가게 창업주들에게 희망의 마음을 전달했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하는 희망가게는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회장 가족들이 여성과 아동 복지 지원에 힘쓴 창업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3년 창업주의 유산을 기부하면서 시작한 한부모 여성 창업 지원 사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초에도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자 전국의 희망가게에 손세정제 2400개를 기부한 바 있다.

서경배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희망가게 창업주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담아 봄꽃을 전한다”며 “겨울을 견디고 봄을 피워낸 강인한 꽃처럼 모두가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활기찬 일상을 맞이하게 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천연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 이진민 대표는 이번 챌린지에 참여하며 본사 옥상정원에 화사한 봄꽃과 다양한 상록관목을 심고, 회사 곳곳에 화분을 비치했다. 또한 아이소이의 가로수길 콘셉트스토어에도 둥글고 푸른 잎으로 공기 정화 및 심신안정에 좋은 분재를 다양하게 배치했다. 아울러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미니 화분, 미니 꽃다발 등을 활용한 이벤트를 마련, 봄의 기운을 가득 담은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이진민 아이소이 대표는 “절기상 봄이 온지 한참이 지났지만 코로나19와 그 여파로 인해 우리 사회는 아직 냉기가 가시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플라워 버킷 챌린지를 통해 화훼농가에게는 위기극복을 위한 응원이, 아이소이 직원과 아이소이에 방문하는 고객들에게는 따뜻한 봄의 기운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홍원표 삼성 SDS 대표는 지역 아동센터, 임직원 봉사처 등 31개 기관에 화분 200여개를 전달했고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 많은 CEO들도 플라워 버킷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대기업 CEO 뿐만 아니라 유명 유튜버 쯔양과 유재석, 이광수, 김숙, 펭수 등도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플라워 버킷 챌린지는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플라워 버킷 챌린지 등과 같은 착한 소비자 운동에 동참해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면서 “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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