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 뜨거운 김이 올라온다. 뽀얀 국물에 살코기가 살포시 잠기고 송송 썬 파채가 고명으로 얹어졌다. 새빨간 고춧가루가 잘 버무려진 서울 깍두기가 미각을 돋운다. 한 그릇 후루룩 들이키면 몸은 물론 마음까지 덥힐 것 같은 음식 서울 설렁탕. 뚝배기에 담긴 건강한 한 끼는 오랜 세월 서울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이 됐다. 

설렁탕은 누가 언제부터 먹었나 

설렁탕의 기원은 한마디로 말하기가 어렵다. 정설처럼 굳어진 게 ‘선농단’ 이야기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농사를 최우선으로 여겼다. 선농단에는 임금을 비롯해 양반, 농민, 천민 할 것 없이 모두 나와 풍년을 빌었고 그 앞에는 적전(임금이 몸소 농민을 두고 농사를 짓던 논밭. 그 곡식으로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을 둬 임금이 직접 농사를 지었다. 행사가 끝난 뒤 제사에 바친 소고기를 음식으로 만들어 참석했던 모든 사람들과 고깃국을 끓여 밥을 말아 나눠 먹었다. 이것을 선농단 앞에서 만든 음식이라 해서 ‘선농탕’이라 했다. 지금의 설렁탕은 선농탕이 변해서 된 것이다. 선농제는 경술국치가 있기 전해인 지난 1909년까지 행해지다가 일본 강점기 때 폐지됐다. 이후 1979년부터 다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서울에서 설렁탕이 본격적으로 식당 차림표에 등장한 것은 20세기 초반이다. 서울시 요식업 허가 1호를 받은 식당은 이문설렁탕이다. 이 식당은 당시 도성으로 들어가는 길목이자 검문소가 있던 자리에 문을 열었다. 설렁탕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먼저 뼈를 손질해서 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물이 맑아지면 삶기 시작해서 첫 번째 삶은 물은 버린다. 다시 10시간 이상을 삶는다. 너무 오래 끓이면 오히려 비린내가 나서 맛이 못하다. 식혀서 기름을 건져내고 다시 고깃국물을 넣어 삶으면 비로소 구수한 국물이 나온다. 이 국물에 사태, 양지, 머리 고기 등을 넣어 손님상에 내놓는다. 

설렁탕처럼 정겨운 서울 여행지
북촌한옥마을은 조선 시대 고관대작들과 왕족, 사대부들이 거주했던 곳으로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 주거지역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악산 기슭에 자리 잡아 종로의 윗동네라는 뜻으로 북촌이라 했다. 많은 사적과 문화재 민속자료가 있어 도심 속의 거리 박물관이다. 가장 한국적인 골목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 삼청동길, 가회동길, 계동길, 창덕궁길 등과 이어진다. 북촌마을과 쌍벽을 이루는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마을이다. 기와집들이 밀집해 있는 북촌과는 달리 개량한옥과 산업화 시절에 지은 빌라, 다세대주택이 많다. 서촌은 조선 시대에 역관이나 의관 등 전문직인 중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화가 이중섭과 이상범, 시인 윤동주 등 예술가들이 한때 서촌 주민이었다. 60년 동안 서촌을 지켜온 대오서점과 예술인들이 장기 투숙했던 80년 넘은 보안여관, 시장 상인들의 정이 살아 있는 통인시장은 꼭 들러봐야 할 명소이다.

 

여행정보
● 가는 방법 : 내비게이션 ‘선농당’ 검색
● 주소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왕산로19길 52
● 여행팁 : 서울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알차게 서울 전역을 둘러볼 수 있다. A 도심과 고궁 코스는 전통적인 서울의 명소 위주로 짜여 있다. B 서울 파노라마 코스는 남산을 중심으로 한강을 오가는 코스이다. C 어라운드 강남시티투어 코스는 강남의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오픈 탑 버스로 운행하는 D 야경코스는 아름다운 서울 야경을 보여준다.
● 문의 : 서울 다산콜센터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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