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봄도 금세 지나고 이른 초여름 더위에 이슬땀이 맺힌다. 날이 갈수록 텁텁한 공기 때문에 도시가 사막처럼 느껴지는 6월의 주말,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곳이 양평이다. 수도권에서 가까워 근교나들이로 바람쐬러가기 좋다. 황순원의 소설 를 모티프로 한 소나기마을에서는 한낮의 햇빛을 식히는 시원한 소나기 샤워가 방문객을 맞는다. 은은한
계절의 여왕 5월이 돌아왔다. 지구온난화 탓에 4월 초부터 한바탕 꽃 잔치가 벌어졌다. 그러나 잎사귀가 달리지 않은 탓에 화사한 꽃들을 제외하면 산야는 메마른 나뭇가지로 을씨년스러웠다. 이제 본격적으로 싱그러운 푸른빛이 가득한 봄날을 만끽할 차례이다. 수도권에서 가기 좋은 경기도 용인에서 푸르름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스폿 세 곳을 소개한다.멸종위기종의
신안에는 1004개의 섬들이 다도해 위로 보석처럼 점점이 박혀있다. 그 중 증도는 인구 2000명 내외의 작은 섬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광활한 태평염전과 때 묻지 않은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청정갯벌은 증도의 자랑이다. 드넓은 천연염전과 살아 숨 쉬는 갯벌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에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선정됐다.슬로시티 증도가 아름다운 이
한때 섬이었던 남해도. 날개를 활짝 편 나비를 닮았다. 양 날개 끝에는 남해를 육지와 이어줄 다리가 놓였다. 다리건너 남해에 이르자 따뜻한 남쪽바다가 먼저 반긴다. 오늘의 목적지는 숲과 바다와 어우러진 남해편백자연휴양림. 편백숲에서 남쪽 바다가 전해주는 이중주를 들으며 이른 봄날을 만끽한다. 편백숲 피톤치드 향기 속으로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은 그리 넓지도 좁지
서울에서 울진 후포항까지 4시간여. 울진은 겨울에 가장 아름다운 색을 자랑하는 동해가 있다. 숨이 멎을 것 같은 시커먼 바다가 되기도 하고,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은은한 하늘빛 바다가 되기도 한다. 제철 맞은 대게가 입맛을 돋우는 곳, 울진으로 떠난다.쪽빛바닷길에서 만나는 소소한 풍경창밖 풍경이 이전과 다르다. 파란 바다에 오선지를 그려놓고 음표를 매달아
2017년 새해가 밝았다. 어김없이 태양은 붉게 타오르며 수평선을 박차고 올랐다. ‘올해는 떠오르는 태양처럼 희망이 가득하리라’ 기도를 품고 만나는 새 태양은 어느 때보다 더 붉고 신선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일출을 만나는 곳, 강릉에 다녀왔다.겨울바다의 대명사, 정동진 해변정동진해변이 겨울바다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뭘까?
어린 시절, 눈이 오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네 조무래기들은 골목에 나왔다. 세상 더러움을 한 번에 덮어주는 눈이 내리면 그저 좋았다. 강아지들도 눈이 오면 덩달아 신났다. 시간이 흘러 세상살이가 고달파지면서 어른들은 눈 오는 날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는다. 하지만 외암민속마을에 가면 어릴 적 잊힌 동심이 되살아난다. 특히 하얀 눈이 내리는 날에는.마음
만산홍엽의 계절이다. 푸른 엽록소를 벗고 진짜 자기 모습을 내고 있는 나뭇잎들이 하루가 다르게 색이 익어간다. 누가 더 진한 색을 내는지 자랑이라도 하듯. 그 자태를 감상하려 유명산지들은 단풍행락객으로 붐빈다.이맘때 강원도 홍천의 산소길은 오히려 여유롭다. 이곳은 사시사철 변함없는 생명의 근원, 산소를 공급한다. 깊은 호흡으로 자연을 만끽하며 가을의 한 가
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성큼 다가선다. 뜨거운 여름태양을 이겨낸 나무들이 승리의 열매를 맺었다. 알알이 영글어가는 열매는 낮과 밤의 기온차 만큼 성숙해간다. 가을의 길목에 들어서서 몸과 마음이 고요한 힐링을 원한다면 어디가 좋을까. 유유자적 걸으며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곳, 멀지 않은 횡성을 찾았다.영화 속 한 장면, 횡성 풍수원성당풍수원 성당은 처음 보아
사천은 한때 ‘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의 주인공이었다. ’제대로 가다가 왜 엉뚱한 방향으로 가느냐‘의 대명사였던 사천이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선정 전국 9대 일몰지와 한국최고의 드라이브 길이 나란히 기다리고 있다. 공인인증을 받을 만큼 유명한 곳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제 발로 가서
바다를 보며 걷는다. 바다는 사계절 내내 푸른빛을 감추지 않는다. 코끝을 간질이는 솔향이 기분 좋게 불어온다. 한때 대재앙이 덮쳐 천혜의 자연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이제는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지금은 잊힌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헌신이 헛되지 않은 덕분이다. 이제 그들을 기념하는 태안 소원길로 감사히 떠나본다.소원길,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영월을 찾은 것이 벌써 몇 번째인가 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손가락을 꼽아야 할 정도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단종의 유배로지 잘 알려진 청령포에 도착하면 맑은 날씨는 어느 틈엔가 흐려지고 스산한 바람과 안개가 드리우기까지 한다. 내가 방문하는 날에만 생기는 일기상의 징크스인가? 아니면 다른 우연인가? 단종이 죽은 지 55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바다와 맞닿은 해변은 음이온이 풍부하다. 거기에 깊은 숲까지 더했다면 청정공기는 따라올 수밖에 없는 최고의 혜택이다. 세월을 쌓아올린 듯 신비로운 채석강과 적벽강 앞에 서니 옛 시인들처럼 시구가 절로 떠오른다. 뚜벅 뚜벅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마실길을 걸어도 좋다. 사랑하는 이와 멋진 해변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소동파와 이태백도 울고 갈 비경
아주 먼 옛날 지구상에는 거대한 몸집의 공룡이 살았었다. 전 세계 곳곳에 터를 잡고 살았지만 유독 녀석들이 좋아하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대한민국 경상남도 고성이다. 경상남도 남부 연안 최남단에 위치한 고성은 인구 6만이 채 되지 않는 작은 고장이다. 공룡의 고향 경남 고성으로 떠나본다. 유라시아 대륙의 최고봉, 고성 공룡발자국 산지남부 연안을 찾는 많은 관
진도는 예술가의 섬이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은 전수자요, 어깨가 부딪히는 사람은 인간문화재‘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예인들이 많은 고장이다.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맘만 먹으면 언제든 한 곡조 뽑을 수 있다. 후미진 작은 식당에도 멋진 그림이 걸려있고 선반위에는 장구가 놓여있다. 삶이 곧 예술이요. 예
사랑하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을까. 말을 쉽지만 현실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자신만을 사랑하는 세태 속에 타인을 향한 사랑이 박물관 속 박제품처럼 천대받는 세상이다. 자신을 위해 더 많이 추구하고 채웠건만 오히려 텅 비어버린 느낌이다. 핏빛 동백꽃 속 감춰진 이야기에 가슴이 아려온다. 전설에 불과하지만 상대방을 향한 진한 사랑이 느껴져서다. 툭 떨어
친구란 무엇일까? 영화에서는 ‘오래두고 가까이 사귄 벗’이라 말한다.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분초를 다투며 살아가는 우리는 친구를 잃어버리고 산다. 인간은 저마다의 편리를 쫓아 이곳저곳으로 터를 옮겨 다닌다. 그런 의미에서 수백 년을 한 자리에 뿌리내린 한옥이야 말로 오래되었지만 낯설지 않은 벗이다. 심신이 지쳤다면 포근
2016년 한해가 밝았다. 신년을 맞아 다시금 출발선에 선다. 올해는 무작정 달려가지 않으리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향해 이유 있는 삶을 영위하리라. 묵은해의 찌꺼기를 훨훨 털어버리고 솜털처럼 보송한 새 마음으로 태어날 수 있는 전환점은 무엇일까. 횡성으로 훌쩍 떠난 신년여행에서 묵은해를 벗어버리고 새 마음 새 뜻을 품어보자. 설원의 귀족 자작나무, 미술
강경을 찾기 전날 밤 많은 눈이 내렸다. 눈송이를 흩뿌려놓은 창밖의 풍경은 순결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도로에 소북이 쌓인 눈과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 위로 조심스레 첫발을 내딛는다. 번화해야할 역전은 오가는 사람 없이 한가롭다. 평양장, 대구장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장이었던 강경은 금강 뱃길이 막히면서 끊어졌다. 옛 영화는 사라졌지만 시간이 멈춘 듯 낯설고도
가을이 깊어간다. 상주 ‘MRF이야기 길’을 따라 걷다보면 낙동강의 은빛 모래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강바람이 얼굴의 땀을 닦아준다. 유려하게 흐르는 낙동강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푸르다. 수천 년의 세월이 흘러 옛 사람은 사라졌지만 강물은 날마다 새롭다. 상주는 속리산 자락을 따라 산세가 빼어나다. 그 안에 물돌이 마을이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