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유령차 판매 논란…수입차 가격 거품 수면 위로

온라인에서 수입 신차를 살 수 없는 이유가 밝혀졌다. 지난 8월 티몬은 ‘재규어 XE 포트폴리오’ 등급(정상가 5510만원)을 4810만원에 ‘R-Sport’ 모델(정상가 5400만원)은 4600만원에 약 700만원이 할인된 가격으로 20대 한정 판매했다.
국내 전자상거래 사상 최초 사례인 이 딜은 저렴한 가격과 온·오프라인 최저가가 아닐 경우 보상한다는 티몬의 약속으로 3시간 만에 완판 됐다. 그러나 재규어 차량을 공급하는 국내법인 딜러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이하 재규어코리아)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티몬과 자사 및 공식딜러가 제대로 협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는 것. 이번 논란의 근원을 짚어봤다.

온라인에서 자동차 구입, 아직은
지난 8월 국내 전자상거래 사상 최초로 티몬이 재규어 신차 딜을 선보였다. 정상가에서 700만원이나 할인된 가격으로 20대 한정판매로 진행된 이번 딜은 순식간에 품절되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문제는 딜 종료 후 재규어 XE를 수입하는 공식딜러 재규어코리아가 소셜커머스를 통한 온라인 판매에 대해 협의가 진행된 적이 없다면서 법적 대응까지 불사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재규어코리아는 공식입장을 통해 “현재 재규어코리아는 오직 당사 공식 딜러의 공인된 유통망을 통해 차량을 판매하고 있음을 명확히 밝힌다”며 “회사와 우리의 9개 공식 딜러사는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통한 재규어 XE 온라인 판매에 대해 어떤 공식 접촉 및 협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 손상 및 소비자 혼란 등에 대해 해당 소셜커머스 업체에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 판매 논의가 이뤄진 딜러사는 아주네트웍스로, SK엔카직영 측이 아주네트웍스와 차량 판매를 논의했고 이후 티몬이 중간 판매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네트웍스 측에 따르면 SK엔카직영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판매 계획을 알리지 않은 채 법인영업 담당자임을 밝히며 임직원 특판 및 법인차량 할인, 견적 등 구매의사를 내비쳤으며 유선상으로 이뤄진 거래 요청에 대한 논의일 뿐 계약 등의 관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주네트웍스 관계자는 “이번 신차 공급과 관련해 SK엔카, 티몬 등 공식적인 사전협의, 계약, 협약, 견적서 제공 등을 한 적이 없다”며 “아주네트웍스은 SK엔카 담당자의 재규어 XE에 대한 유선상 ‘단순 문의’에 응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일체의 민·형사상의 조치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라며 재규어코리아와 입장을 같이 했다.

이에 티몬은 계약시 협의가 된 사안이라면 반박했다. 티몬 측은 “판매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SK엔카직영이 지겠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돼 있다”면서 “SK엔카직영과 계약을 체결한 뒤 재규어 차량을 공급해 줄 수 있는 딜러사를 지원받기로 하고 딜을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K엔카직영은 계약에 앞서 재규어 판매를 위해 재규어의 공식 딜러사인 아주네트웍스와 협의하는 한편 재규어코리아의 본사 측 마케팅 책임자와도 구두 협의를 진행했다고 계약 과정에서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함에 있어 차량을 공급해 주는 딜러사와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재규어코리아 측에서 발표한 입장 가운데 티몬에서의 판매가 공식 딜러와 협의된 사항이 아니라는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티몬은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비용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다른 딜러사를 통해 차량을 공급할 예정임을 밝혔다.

전자상거래업체가 온라인 시장을 통해 신차나 중고차를 파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온라인 시장에서 할인된 가격에 수입 신차 판매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기존 수입차의 오프라인 판매망과 최저가를 고수하는 온라인 판매망의 가격 갈등 때문이다.
수입차는 일반적으로 국내법인 수입사가 본사에 물량을 요청한 뒤 딜러사가 판매를 맡는다. 수입차는 보통 가격을 높게 부르고 할인 경쟁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거나 딜러들이 마진율을 얼마나 포기하느냐에 따라 할인이 이뤄진다. 소비자들이 제각기 다른 가격에 차량을 구입하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티몬 유령차 논란에 빗대어 재규어코리아 주장처럼 티몬이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 손상 및 소비자 혼란을 일으킬 만한 가격의 딜을 진행한 것은 아니다. 아주네트웍스는 가격 문의를 해온 SK엔카에게 ‘임직원 특판 및 법인차량 구매’와 관련된 것으로 해당 차량의 견적을 제시했다. 법인 차량이라면 해당 가격으로 차량 구입이 가능한 것이다. 이번 논란으로 재규어코리아가 프리미엄 이미지는 유지했을지 모르지만 수입차의 가격 거품 논란은 수면위로 띠워 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온라인 자동차 판매 확대를 예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의 수입자동차는 수요보다 공급(딜러사)이 더 많은 구조라 어려움이 있다”며 “제원과 제조공정이 명확한 자동차는 온라인에서 협의만 잘 이뤄진다면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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