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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경품마케팅,“과열은 없다”
  • 김정우 기자
  • 승인 2016.07.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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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품 상한선 규제의 하나인 ‘소비자 현상 경품 규제’를 폐지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적용됐다. 한 달 가량 지났지만 유통업계의 과열 경쟁은 없었다. 경품은 유통업체들이 집객효과 등을 위해 사용했던 주요 마케팅의 하나로 저성장 시대에 효과적인 영업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마지막 남은 경품 상한선 규제를 폐지해 유통업체들은 ‘비행기’도 경품으로 내걸 수 있게 됐지만 대형·고가 경품 마케팅 추진에는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경품 상한선 폐지 정책에 대한 유통업계의 반응과 우리나라 ‘경품의 역사’도 짚어 봤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1일부터  상품 구매자에게 추첨 등의 방식으로 제공되는 경품인 소비자 현상 경품의 제공 상한선을 폐지했다. 이전까지는 과도한 경품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단일 경품은 2000만원 이하, 경품 총액은 상품 예상 매출액의 3% 이하로 소비자 현상 경품의 제공 한도를 규제했다.
공정위는 “제도 개선으로 경품 마케팅을 통한 유통업체 간 경쟁, 시장 진입이 활성화되고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제적 이익이 제공되는 등 소비자 후생 증진도 기대된다”며 “과도한 경품의 폐해가 많이 줄었다”고 고시 폐지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상한선 제한이 풀린 것에 대해 ‘규제 완화’ 측면에서 환영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하던 마케팅 방식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품마케팅에서도 큰 손인 백화점업계는 정부의 고시 폐지에도 당장에 고가의 경품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은 없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고가의 경품을 진행한 적이 없었다”며 “앞으로 어떤 기획을 할지는 아직 없지만 현재까지는 (고가 경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경품은 고객들이 필요하거나 최근 이슈가 되는 것을 경품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업계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니 (고가 경품이 등장한다면)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은 많은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은품’ 위주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사은품도 많은 분들에게 골고루 주는 것으로. 어차피 돈은 몇 억씩 들어간다”면서 “디자이너들과 협업으로 콜라보로 에코백을 제작해 제공하는 등 의미를 담은 사은품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중성을 중시하는 롯데백화점은 7월 24일까지 21명의 당첨자에게 총 3억원 상당의 금을 증정하는 경품마케팅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시가 폐지돼 좀 더 다양하게 경품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할 수 있다”면서 “백화점에 많이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구매조건에 관계없이 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품행사 관련 고객정보 불법 수집 등으로 홍역을 치룬 바 있는 대형마트들은 상대적으로 경품마케팅에 조심스러웠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대형·고가 경품뿐 아니라 경품 행사가 최근 몇 년 새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 경품 고시 폐지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이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황도 좋지 않아 대형 경품행사를 할 여력도 없다”고 덧붙였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중국인의 방한을 이끌어내기 위해 고가의 경품을 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있기는 하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말까지 한국 내 롯데면세점을 방문한 중국인이라면 구매와 상관없이 경품 응모를 해 당첨된 1명에게는 1억 상당의 심양 롯데캐슬 아파트를 경품으로 증정할 예정이다.

백화점 등 고가 경품 경쟁 ‘기피’

   

하지만 이 같은 고가 경품 마케팅이 면세점 업계에서는 일반적이지 않다. 면세점도 실용적인 경품마케팅을 진행하는 추세다. 최근 문을 연 두타면세점이 다음달 25일까지 수입패션, 액세서리 및 한국패션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추첨을 통해 증정하는 제품은 쿠론 미니 크로스백, 블랑 앤 에클레어 선글라스, 피버리쉬 앤 너티 목걸이, 두타면세점 선불카드 등으로 고가 경품과는 거리가 있다.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여행을 오는 외국인이 주요 고객이다 보니 경품 마케팅을 통한 집객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면서 “브랜드를 알리는 차원에서 일부 면세점이 간혹 고가 경품 마케팅을 진행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부의 고시 폐지가 경품마케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다.
홈쇼핑업계는 조금 다르다. 홈쇼핑 관계자는 “영업수단의 융통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마케팅을 하면서 모든 회사가 비용 대비 효과 등을 따지기 때문에 과당경쟁을 우려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아직 경품 단위를 올릴 계획은 없지만, 그 부분도 곧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품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구매를 연결시키는 효과가 있어 저성장기 불황 타개책의 하나로 유통업체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다”며 “고시가 폐지되기는 했지만 업체들은 고가 경품을 통한 불특정 다수의 집객효과 보다는 생활에 유용한 용품들을 제공해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품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구매를 연결시키려는 마케팅 기법 중 하나이다. 
두산백과사전을 보면 경품 마케팅은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매출증대 효과를 얻기 위한 판촉수단으로 이용된다. 또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관여도를 증가시켜 제품의 이미지 향상에 기여한다. 주로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돼 왔으며, 최근 저성장기 불황 타개책의 하나로 업종의 구분 없이 보편화된 마케팅이다.
경품은 신상품을 홍보하고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브랜드 및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경쟁기업의 적극적인 판매촉진에 대응하고 기존고객의 유지 및 관리도 목적으로 한다. 유형이 나눠져 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제품구입과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개현상경품 ▲구매고객 모두에게 상품을 주는 소비자경품(사은품 등)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응모권을 주고 추첨을 통해 상품을 제공하는 소비자현상경품(백화점 경품 등)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하지만 경품판촉에 이런 구분이 고정돼 적용되지는 않는다. 소비자경품과 소비자현상경품을 결합하는 방식이나 기업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공동마케팅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황소·자동차·아파트까지…경품 변천사
경품의 종류로는 가전제품, 생활용품, 컴퓨터, 전자제품, 여행, 상품권 등 다양하다. 아파트나 고가의 자동차를 내 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유통업계에서 경품 마케팅의 효용성은 일찍부터 확인됐다. 우리나라 대표 백화점인 신세계와 롯데의 경품마케팅 역사를 보면 그 윤곽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경품은 고객을 모으기 위한 마케팅 방법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주로 계절별, 세시풍속별, 기념일 등에 맞춰 당시 고객들이 필요하거나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만한 상품을 사은품이나 경품으로 지급한다”고 말했다.
사은품과 경품으로 내건 상품을 보면 당시 시대상과 고객의 선호도를 알 수 있다. 근대 유통이 선을 보인 일제기를 보면 백화점과 일반 상회에서도 사은행사가 열렸다. 1933년 인천에 소재한 비단가게인 태풍상회는 우대권을 소지한 고객에 한해 일정 금액 이상을 구입한 고객에게 세수비누, 치마와 저고리 등 옷감 등과 함께 달력을 경품으로 증정했다. 한약재를 취급하는 평화당주식회사에서는 신년경품권을 발행해 1등 고객에게 천연 진주조개 1개를 증정했다.

화신연쇄점에서는 1936년에 일원어치를 사면 10명에게 특등 상품으로 황소 한마리를 경품으로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당시 황소라면 일반 농촌 가정에서는 재산 목록 1호로 자식과 같이 여겼을 만큼 소중했다. 1등 50명에는 양복장과 자전거, 2등 100명에는 메리야스 상하 1벌과 화장품갑 등을 지급했다.
해방 이후 1960년대 사은행사의 상품을 보면 경품행사인 경우에는 당시 국민들이 한번은 갖고 싶은 상품을 내걸었다. 사은품은 가정생활에 꼭 필요한 생활용품을 주로 증정했다.
1963년에 동화백화점에서는 1962년 일본 닛산 자동차를 반제품으로 들여와 조립한 새나라 자동차를 특등 경품으로 내걸어 세간의 화제를 불러 모았다. 새나라자동차는 현대식 조립방식으로 제작된 우리나라 최초 승용차로 당시 정치자금 제공 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마을 전체에 한대 정도 밖에 없을 만큼 귀했던 TV와 냉장고, 전화기도 경품으로 나왔다. 신세계백화점은 1963년 ‘X마스·연말·연시 행운부 특별대봉사’라는 사은행사를 통해 50원 매상에 ‘행운권’ 1매 증정, 5000원 매상마다 ‘1년간 상해보험증서’ 무상 증정했다. 행운권 추첨을 통해서는 특등 30만원. 1등 고급 냉장고, 2등 고급 TV, 3등 고급 전화를 증정했다.
1964년 당시 방직공장 여공들의 평균 월급은 3440원, 쇠고기(600g) 129원, 연탄(10개) 76원, 비누(375g) 38원임을 감안할 때 30만원 가치를 알 수 있다. 
1965년 신신·화신백화점에서 연말연시 대매출 행사로 내건 경품행사에는 1등 피아노를 비롯해 냉장고, 자개장, 전축, 오르간 등이 상품으로 지급됐다.
경품행사와 함께 일정금액 이상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지정된 상품을 사은품으로 주는 행사도 많이 열렸다. 1965년 9월에 열린 신세계의 ‘선물부 추석 서비스 대특매’ 행사에서는 500원 매상마다 설탕, 미풍 등을 증정했다.
1970년대에는 일정액 매상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진 사은품을 증정하거나 서비스권을 지급해 서비스권에 표기된 상품을 지급하는 행사가 주류를 이뤘다. 1972년도에 시행된 서비스권 선물로는 설탕·미풍·인삼·주류·피아노·모시·청과·생선·정육·통조림·상품권·카페트·악기·미싱·전축·양장지·반찬·카메라·시계·냉장고·금·양주·TV 등을 지급했다.

롯데, 아파트·우주여행 경품행사도

   

1980년대 사은행사의 특징은 사회적 화제를 일으킬 수 있는 특별한 경품행사보다는 1970년대와 같이 일정액 매상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진 사은품을 증정하거나 감사권을 지급하는 행사가 주류였다. 사은품은 계절에 맞는 상품 또는 생활용품 위주로 구성됐다.
1990년대 사은행사는 IMF를 전후로 구분된다. 1990년대는 1970년대부터 축적된 경제성장과 1980년대의 사회운동으로 획득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자유와 맞물리면서 마이카와 마이홈시대를 열게 됐다. 생산에서 소비로 이행되고 소비의 중심이 대중으로 옮겨갔다.
이런 사회경제적 분위기에 따라 IMF 이전에는 소득 1만달러 시대를 자축하면서 선진국 수준의 삶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자동차가 경품으로 자주 등장한 배경이다. 모피코트, 해외여행권 및 콘도회원권도 경품으로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1998년 10월 창립세일시 최초로 ‘쌍용아파트’ 경품을 선보였다. 당시 아파트 경품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아파트를 경품으로 선보인 사례였다. 이후 롯데백화점은 시대 흐름에 맞는 다양한 경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IMF라는 국가적 위기를 국민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당시 경기가 살아나면서 여가를 선호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계층이 늘어났다. 해외여행권과 산지체험, 스포츠 레저 및 건강 관련한 웰빙 상품이 경품으로 주로 등장한다.
사은품목도 MP3플레이어, 컴퓨터, 디지털 카메라 등 최첨단 제품 등 시대적 상황에 맞는 상품을 사은품으로 증정했다.
2002년부터는 월드컵을 기점으로 스포츠 경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상승했다. 스포츠 행사를 활용한 경품 행사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은 2002년 월드컵 16강 진출 시 1000명에게 총 10억원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금메달 12개 이상 획득 시 모닝 자동차 88대를 증정하는 경품행사를 열었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때도 우리나라가 금메달 8개를 획득할 경우 총 5억원의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선보였다.
2009년에는 롯데백화점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아파트와 우주여행 경품행사를 열었다. 아파트 경품행사 추첨 당일에는 추첨장소인 잠실점 앞에 1000여명의 사람이 몰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0년에는 가을 프리미엄 세일을 맞이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 황금거북선 등을 경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2011년 10월에는 연금 형식의 경품을 최초로 도입했다. 2011년 7월, 연금복권이 시작돼 큰 이슈가 되면서 고객이 원하는 경품을 선보이자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였다. 경품 가액은 총 3억 6000만원에 달했으며 고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후 고객들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은상품 대신 상품권을 지급하는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유가 및 경기침체로 인한 사회적 현상을 반영하는 주유상품권과 아파트가 경품으로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롯데백화점은 2014년에는 여름 세일을 맞아 응모하는 고객 대상으로 10억을 증정하는 역대 최대 경품 행사를 진행했다. 10억 경품 응모 프로모션은 장기화된 불경기를 맞은 시점에서의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한 것으로 평가됐다.
2014년 가을 세일 기간에는 한글날을 맞이해 국내 최초로 훈민정음 서문을 새긴 황금판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1등(1명)에게는 5억원 상당의 훈민정음 서문이 새겨진 10.09kg 황금판을 증정하며, 세일기간 2등(3명)에게는 훈민정음 서문이 새겨진 500만원 상당의 황금판(100g), 3등(6명)에게는 250만원 상당의 황금판(50g)을 증정했다. 
지난해 1월에는 신학기를 맞아 100명에게 각 100만원씩 현금을 지급하는 총 1억원의 학자금을 증정하는 경품행사도 진행됐다.
2015년 봄 정기 세일 기간에는 고객이 응모하면 할수록 최대 10억원까지 경품 금액이 커지는 고객 참여형 경품행사도 진행했다. 2015년 10월에는 창립 36주년을 맞아 360명의 고객에게 김치냉장고를 증정하는 경품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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