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15년 다단계판매 주요 정보 발표…판매원 800만 시대 눈앞

지난해 다단계판매 시장 매출액이 5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4년보다 14.6% 증가한 수치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정보공개를 실시한 이래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한 것이다. 전체 판매원 수 역시 15.5% 늘어난 796만명으로 집계, 8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 이하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5 다단계 판매업자 매출액, 판매원 수, 후원수당 지급현황 등 주요 정보’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다단계 매출과 업체, 판매원 수 등이 계속 증가한 이유로 다단계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을 꼽고 있다.

1992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합법적인 유통채널로 인정받은 다단계판매. 24년이 지난 현재 다단계판매 시장은 5조원을 돌파하며 유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 14일 발표한 ‘2015 다단계판매 주요 정보’를 들여다보면 지난해 다단계판매는 2014년 4조4972억원보다 14.6% 늘어난 5조15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다단계판매 정보공개가 이뤄진 이래 최고 수치다.
정보공개가 이뤄진 첫 해인 2002년 다단계판매 총매출액은 3조8103억원이었다. 이듬해 2003년에는 2조7521억원으로 하락하더니 다시금 2004년4조4719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불법을 행한 업체들로 인해 4년간 내리 하락세를 보였다. 불법업체들의 사기성 폐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소비자들이 다단계판매 시장을 불신하고 외면하면서 시장이 위축된 것이다. 2007년 1조7743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래 2008년부터 다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더니 지난해에 5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다단계판매 업체 수도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0년 67개에서 지난해에는 128개로 대폭 증가했다. 

절대강자 ‘한국암웨이’, 신흥강자 ‘애터미’ 
공정위의 이번 정보공개를 살펴보면 한국암웨이, 뉴스킨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로 이어져오던 판도가 애터미의 선전으로 뒤집혔다.
2014년도와 마찬가지로 한국암웨이는 1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암웨이는 전년대비 4.63% 증가한 약 1조1734억원 매출을 기록, 2006년 이후 10년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눈 여겨 볼 것은 애터미다. 2009년 업계에 등장해 2010년 238.65%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보이며 6위에 랭크, 2014년 4위에서 지난해에는 업계 2위 자리까지 꿰찼다.
애터미는 지난해 약 697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35%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며 계속해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는 애터미의 성장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성장세라면 향후에는 업계 1위를 놓고 한국암웨이와 애터미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암웨이와 함께 빅3로 군림했던 뉴스킨코리아와 한국허벌라이프는 애터미의 선전과는 반대로 ‘매출감소’라는 쓴 약을 맛봐야 했다.
뉴스킨코리아는 2014년보다 2% 가량 매출이 감소한 5297억원을 기록, 2위 자리를 애터미에 내주고 3위에 자리했다. 한국허벌라이프 역시 전년 대비 28.95% 감소한 약 3748억원을 기록, 2013년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허벌라이프는 스포츠 선수는 물론이고 스포츠 애호가들을 겨냥한 전문 뉴트리션 제품 라인인 ‘허벌라이프24’를 출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5위는 지난해와 다름없이 유니시티코리아가 차지했다. 유니시티코리아는 전년대비 6.44% 증가한 2275억원을 기록했다.
중위권에 머물던 업체들의 10위권 진입도 눈에 띈다. IFCI와 ACN코리아, 아프로존이 그 주인공이다. 이동통신 다단계판매 업체로 2014년 624억원의 매출로 14위를 기록했던 IFCI는 2015년 2031억원 매출을 올리며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ACN코리아 역시 1217억원 매출을 올리며 16위에서 9계단 상승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프로존도 2015년 1035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84% 증가하면서 8위에 랭크됐다.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는 전년대비 38.21% 증가한 1014억원으로 9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6월 오픈한 네리움인터내셔널코리아는 900억원으로 10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던 메리케이코리아와 멜라루카인터내셔날코리아, 하이리빙, 루안코리아 등은 매출액 감소율이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2014년 6위를 차지했던 메리케이코리아는 34.47% 감소한 723억원으로 14위까지 떨어졌고 멜라루카인터내셔널코리아 역시 15.43% 줄어든 744억원으로 13위에 만족해야 했다. 루안코리아 역시 전년대비 38.17% 감소한 437억원으로 22위까지 추락했다.

한 때 토종 다단계판매의 대명사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하이리빙은 올해 역시 매출이 감소하면서 존재감이 퇴색돼가고 있는 모습이다. 하이리빙은 2013년 721억원에서 2014년 713억으로, 2015년에는 589억원으로 매출액이 떨어졌다. 특별할 만한 전기를 마련하지 않는 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규모 상위 10개 업체의 총 매출액은 3조6229억원으로 2014년도 3조3322억원보다 약 2907억원(8.7%) 증가했다. 이는 애터미의 매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애터미의 매출액은 2014년 5149억원에서 2015년 6975억원으로 1826억원 가량 상승했다. 
한편 이번 정보공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통신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의 선전이다. IFCI와 ACN코리아는 각각 225%, 131% 성장하며 10위권에 입성했고 앤알커뮤니케이션은 전년대비 17.60% 증가한 811억원으로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원은 46.65% 증가한 650억원을 기록, 15위에 안착했으며 N.E.X.T도 2014년 120억원에서 2015년 480억원으로 299%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43위에서 19위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올 5월 공정위가 IFCI 등 4개 이통통신 다단계판매 업체들에 방문판매법 위반행위로 시정명령과 과태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올해도 이러한 성장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라 하겠다.

다단계판매원 800만…6명 중 1명꼴
지난해 등록된 총 다단계판매원 수는 796만명으로 집계됐다. 즉 우리나라 인구를 5100만명으로 추산해볼 경우 국민 6명 당 1명은 다단계판매원 혹은 회원이란 얘기다. 중복 가입이나 단순 소비자가 포함된 수치이지만 고무적인 일임은 틀림없다. 이는 2014년 689만명보다 117만명(15.5%) 증가한 수치로, 특히 매출액 규모 상위 10개 업체의 판매원 수가 86만명이 증가했다. 애터미·IFCI에서 각각 53만명, 16만명 증가했다.
가장 많은 판매원을 둔 기업은 애터미로 나타났다. 애터미는 256만1088명의 등록판매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국암웨이가 113만7740명의 판매원이 등록해 있었으며 앤알커뮤니케이션 89만5278명, 뉴스킨코리아 45만7427명, 한국허벌라이프 27만411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단계판매업체로부터 후원수당을 지급받은 판매원 수는 전년 대비 20.9% 증가한 162만명으로 전체 등록 판매원의 20.4%가 후원수당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들은 1인당 평균 103만원을 지급받았다. 이중 후원수당을 지급받지 않은 판매원 633만명은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판매원에 등록했거나 활동 휴지기에 있는 판매원으로 보인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아울러 128개 업체가 지급한 후원수당 총액은 1조6775억원으로 2014년 1조4625억원에 비해 2150억원(14.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시장 전체 매출액 5조1531억원 대비 후원수당 지급 비율은 32.6%로 2014년 32.5%에 비해 0.1%p 증가했다.
후원수당 지급액이 상위 판매원에게 집중되는 현상은 2015년에도 지속되고 있었다. 상위 1% 미만에 속하는 다단계판매원(1만6172명)이 2015년 1년간 지급받은 후원수당은 평균 5104억원인 반면 나머지 99% 판매원이 지급받은 후원수당은 평균 53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상위 1% 미만 다단계판매원이 2015년에 지급받은 후원수당은 총 8254억원으로 전체 후원수당 지급총액의 절반가량인 49.2%에 달했다. 

다단계판매 히트상품 1위, ‘헤모힘’ 


지난해 다단계판매 업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역시 애터미의 건강기능식품 ‘헤모힘’이 차지했다. 2014년 1067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헤모힘은 올해 1348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 판매고를 기록했다. 헤모힘 이전까지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려왔던 한국암웨이의 더블엑스리필은 2014년보다 소폭 줄어든 869억원 어치가 팔려나갔다. 
IFCI는 개통, 요율수수료가 981억원 판매됐고 시크릿다이렉트코리아의 와우팩도 681억원의 판매고로 성장을 견인했다.  
한국허벌라이프의 뉴트리셔널 쉐이크믹스 쿠키앤크림맛(Formula1 건강한 식사 쿠키앤크림맛)이 5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앤알커뮤니케이션의 앤텔레콤 MVNO 선불요금 역시 500억원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다단계판매 업체의 사업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반품율은 애터미가 가장 낮았다. 반품율이 낮다는 것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애터미의 제품이 우수한 품질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애터미의 지난해 반품·환불요청건수는 총 2만8125건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억841만1285원이다. 이를 총 매출액과 대비해보면 0.14%에 그치는 수준이다.
IFCI가 반품율 0.23%로 애터미의 뒤를 이었고 한국허벌라이프 0.72%,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 0.68%, 에이풀 0.97% 등으로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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