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소원길

바다를 보며 걷는다. 바다는 사계절 내내 푸른빛을 감추지 않는다. 코끝을 간질이는 솔향이 기분 좋게 불어온다.
한때 대재앙이 덮쳐 천혜의 자연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이제는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지금은 잊힌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땀과 헌신이 헛되지 않은 덕분이다. 이제 그들을 기념하는 태안 소원길로 감사히 떠나본다.

소원길,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을 기억하다
지난 2007년 12월 7일 언론을 통해 전해진 태안기름유출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시커먼 기름띠가 국립공원 태안해안을 덮친 이 사건은 유조선과 화물선이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인간의 실수 때문에 자칫 지워지지 않는 큰 상처로 남을 불행이었다. 기름띠를 제거하기 위해 국민모두 자숙했고 노력했다. 해외 언론매체들은 불가능한 일이 벌어졌다며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전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땀의 결과로 태안은 제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는 아픔을 딛고 태안해안길의 제2구간 ‘소원길’로 거듭났다.
신두리에서 시작하는 소원길은 그래서 더욱 의미있는 길이다. 신두리해변 뒤편의 해안사구는 천연기념물 제 431호로 지정됐다.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우리나라 최대의 모래언덕이다. 신두리 해안선을 따라 약 3.4㎞, 너비 500~1.3㎞ 남북방향으로 형성돼 있는데 그 가장자리에 산책로가 조성됐다. 그늘이 전혀 없어 뙤약볕을 받으면 완전한 사막으로 위치 이동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사진앵글을 잘 조절하면 정말 사막 한 가운데에서 사진을 찍은 듯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보기 드문 사막분위기 덕에 사진촬영장소로 유명하다. 인근 소근진성은 조선시대 성곽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다. 다음구간인 의항항까지 5㎞가 넘는 구간을 걸어야 한다. 지겨움을 달래주기 위함일까? 중간지점인 방근제 뚝방길에 황톳길이 조성돼 있다. 약 800m을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황토를 깔아 더욱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다.

소원길 구간의 백미, 태배전망대


의항항에 도착하면 한가로운 항구 풍경에 마음을 뺏긴다. 이어지는 길은 소원길 구간의 백미로 손꼽히는 태배전망대 구간이다. 이 구간은 순례길, 고난길, 복구길, 조화길, 상생길, 희망길 등 6개의 테마별 코스가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특별한 의미까지 전해주는 길이다. 방제로와 전망대 등에는 피해당시의 사진을 전시해 환경재앙의 경각심을 높였다. 지역특유의 어촌풍경이 어우러져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소소한 풍경을 전한다. 이태백이 이곳의 풍경에 빠져 넋을 잃었다는 말이 절대 과장이 아님을 실감한다. 망산고개를 지나 해변의 크기로 명명된 백리포해변, 천리포해변을 거쳐 만리포해변에 이르면 전체구간이 마무리된다.

만리포해수욕장, 태안해안국립공원 제1경
‘똑딱선 기적소리 젊은 꿈을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으로 시작하는 만리포 사랑은 한때 국민가요라 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노래가사처럼 만리포해수욕장은 충분히 사랑받을 만큼 아름다운 해변이다. 태안해안 국립공원의 여러 비경 중에서 제 1경에 이름을 올렸다. 모래사장이 1㎞정도 펼쳐져 봄, 가을에는 산책을 여름에는 모래장난을 하기에 좋다. 경사가 완만해 수심이 얕다. 여름철에는 수온이 높아 아이들이 놀기에 적당하다. 따뜻한 수온 덕에 6월부터 9월까지 해수욕을 즐긴다. 주변에 편의시설과 식당이 많아 미식가들을 즐겁게 한다.

■여행정보 
■찾아가는 방법 : 내비게이션 검색(신두리해변), 대중교통은 태안공용버스터미널에서 농어촌버스를 타고 신두3리 해수욕장 정류장에 하차(1시간 소요)
■주소 :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걷기구간 : 신두리해변에서 만리포해변까지, 총길이 22㎞, 약8시간 소요(주요지점 : 신두리해변, 소근진성, 방근제황톳길, 의항항, 태배전망대, 구름포해변, 의항해변, 망산고개, 백리포해변, 천리포해변, 만리포해변)
■문의 : 태안해안국립공원 사무소(041-672-9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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